여기 가봤니? 도시재생으로 태어난 ‘문화예술 핫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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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봤니? 도시재생으로 태어난 ‘문화예술 핫플레이스’
  • 권라희 기자
  • 승인 2018.01.26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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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과 쓰레기처리장이 문화예술 허브로 거듭나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예술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지역주민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각종 미술 전시와 공연을 하고,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 시장을 연다. 사진은 마포문화비축기지. 사진/ 서울시.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우리 곁에 도시 재생으로 새롭게 떠오른 핫플레이스가 있다. 오일탱크, 폐공장, 쓰레기 처리장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 창의 도시의 허브로 자리잡았다. 거창한 미사여구 다 빼고 재미난 놀거리가 가득한 그 곳으로 함께 가보자.

이제는 제법 귀에 익숙해진 단어,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 도시재생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급격한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시공간은 빠르게 변화한다. 그로부터 파생되는 현실적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 도시재생으로 부각되었다.

다른 나라에는 도시 재생으로 어떤 사례가 있을까. 네덜란드 ‘베스터하스파브리크’ 는 버려진 가스공장에 공연장, 예술공방, 문화복합공간, 카페, 레스토랑 등을 채우고 꾸며 문화생태공원으로 되살렸다. 프랑스 마르세유 ‘프리슈라벨드메’는 문 닫은 담배 공장이었으나 1000여 명의 예술가가 상주하며 다양한 문화 행사와 국제교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로 태어났다.

◆ 오일탱크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 서울, 마포문화비축기지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예술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지역주민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각종 미술 전시와 공연을 하고,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 시장을 연다. 사진은 마포문화비축기지. 사진/ 서울시.

마포문화비축기지는 날마다 축제로 가득 차는 공간이다. 드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예술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지역주민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각종 미술 전시와 공연을 하고,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 시장을 연다.

이 곳은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14만22㎡)로, 매봉산 자락에 있다. 문화탱크(T1~6)로 불리는 6개와 외부 공간으로써 문화마당(T0)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이래, 서울거리예술마켓(8월), 달시장 달무리(9월), 서울밤도깨비야시장(9월), 거리예술축제 시즌제(10월)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열며 다채로운 면모를 과시했다.

문화비축기지는 1978년 1급 보안시설인 석유비축기지에서 2013년에 2년 간 개·보수 공사를 거친 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마포문화비축기지. 사진/ 서울시.

‘석유’비축기지에서 ‘문화’비축기지가 되기까지 이 곳은 10년 넘게 잠든 공간이었다. 과거 오일쇼크 시대를 맞고 이후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석유비축기지를 만들었다. 1978년 1급 보안시설로 지정되어 41년간 일반인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2000년 월드컵경기장 건설로 그 해 12월 공식 폐쇄했다가 2013년에야 2년 간 개·보수 공사를 거친 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복작복작하며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펼쳐 보일 자리가 되어 주는 것이 이 곳의 매력이다. 지난 달에는 친환경 문화장터 ‘마르쉐@’에서 전기를 쓰지 않는 햇빛 식품건조기, 집에서 유기농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작은 온실, 빵을 굽는 이동식 돌가마 등 12가지 ‘별난 제품’이 전시 및 판매되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판을 벌여보는 것도 삶의 재미를 찾는 길이다.

◆ 와이어 공장에서 문화 공장으로 - 부산, F1963

F1963은 지난 45년 간 와이어 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으나 이젠 문화예술 공장으로 거듭났다. 사진/ 부산 F1963.

F1963은 요즘 부산에서 손꼽히는 핫플레이스다. 지난 45년 간 와이어 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으나 이젠 문화예술 공장으로 거듭났다. F는 팩토리(factory)를, 1963은 공장이 지어진 해를 뜻한다. 2008년 이후 창고로 버려졌던 곳을 고려제강으로 출발한 특수선재 글로벌 기업 Kiswire가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과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F1963은 와이어 공장의 건물 형태와 골조만 남기고 공간 활용도와 특성을 살렸다. 공간 곳곳에 와이어를 이용한 설치 작품과 기존 공장의 오래된 철판으로 되살린 소품을 놓아두었다. 계단 아래 옛날 건물의 기반이 되었던 돌에서 잔잔한 감동이 온다. 예전에 사용하던 발전기와 와이어를 감던 보빈 등이 시간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F1963은 와이어 공장의 건물 형태와 골조만 남기고 공간 활용도와 특성을 살렸다. 사진은 부산 F1963.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 공간에 문화예술과 사람들의 수다와 웃음 소리가 가득 찬다. 중정의 ‘오픈 스퀘어’에서는 날마다 각종 미술 전시회, 연극 · 클래식 · 대중음악 등 수준 높은 무료 공연이 이어진다. 국내산 쌀과 전통 누룩을 옛 항아리 독에 발효시켜 빚은 복순도가의 손막걸리도 술맛이 좋다. 체코 전통 맥주펍 Praha993에서도 수제 맥주의 풍미를 느끼며 모임을 갖기에 적당하다.

이 곳에 있는 YES24 중고서점에서 책을 한 권 골라, 커피향 가득한 카페 테라로사에서 맛있는 산지별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읽어보자. 하늘로 쭉쭉 뻗은 도심 속의 대나무 숲과 생태공원인 수련가든을 산책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F1963 라이브러리도 올해 상반기 개관 예정이다.

◆ 쓰레기 소각장이 문화공간으로 - 부천, 아트벙커B39

부천의 아트벙커B39는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시설로 만든 국내외 최초 사례로 창의적 도시의 모델이다. 사진은 부천의 아트벙커B39. 사진/ 부천시.

부천의 아트벙커B39는 도시재생을 위한 가장 파격적이고 과감한 시도에 앞장선 사례다.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시설로 만든 국내외 최초 사례로 창의적 도시의 모델이 되었다. 공간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살리고 창의성을 더해 새롭게 바꾸는 데 역점을 두었다.

아트벙커B39는 알차게 내부를 꾸몄다. 멀티미디어홀에서는 각종 전시, 공연, 이벤트가 준비된다. 북라운지에는 소각장 역사자료와 문화재생 서적을 비치했다. 교육실, 카페와 레스토랑 등도 갖춰 소통과 교류에도 방점을 두었다. 3층에는 기존 소각장 시설을 일부 남겨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뮤직비디오 및 영화 촬영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벙커B39의 전신인 삼정동 소각장은 2010년까지 폐기물 처리시설로 운영되다 2014년부터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사진은 부천의 아트벙커 B39. 사진/ 부천시.

1995년부터 이용된 삼정동 소각장은 2010년까지 폐기물 처리시설로 운영되다 문을 닫았다. 4년간 버려진 상태였다가 2014년부터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1년여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오는 4월 문을 연다. 부천은 이 외에도 폐정수장을 농업공원으로 만들고, 용도 폐기된 배수지를 천문과학관으로 바꾸었다.

도시재생이 결국 도시와 사람과 문화를 살린다. 버려진 공간에 다시 숨을 채우는 건 사람들의 소통과 교류다. 볼거리와 놀거리를 찾아 이러한 공간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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