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단체 요금부터 공동 마케팅까지…난디를 남태평양 여행 허브로 육성

[트래블바이크뉴스/중국 리장=김효설 기자] 피지항공이 홍콩 노선 증편과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를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의 관문인 난디를 단일 휴양 목적지에 머무르지 않고 호주와 뉴질랜드, 남태평양의 여러 섬을 연결하는 여행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여행업계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한국에서 피지로 향하는 직항편이 없는 상황에서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통한 연결편은 여행 일정과 상품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중국 윈난성 리장에서 열린 ‘피지 아시아 로드쇼’ 발표와 미디어 간담회에서 피지항공 관계자들은 항공 노선 확대와 서비스 차별화, 여행사와의 협력, 온라인 예약 편의성 개선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항공편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피지항공은 아시아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와 서비스를 정확히 알리고, 관광청과 여행사 등 업계 파트너와 협력해 잠재 수요를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피지항공을 제대로 알려달라”…서비스 경쟁력 강조

현장 발표에서 피지항공 관계자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였다.
그는 앞서 중국 샤먼에서 진행한 로드쇼 사례를 소개하며,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 중에는 피지항공이 풀서비스 항공사인지, 기내식이 제공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 수상 실적을 쌓아온 항공사임에도 저비용항공사와 혼동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피지항공은 이러한 인식 차이를 줄이는 것이 아시아 시장 확대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관계자는 항공사를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안전성, 여행의 편안함, 기내 엔터테인먼트, 기내식 등을 꼽았다. 항공 노선만 확보한다고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비행 경험과 서비스 품질을 함께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피지항공은 작은 규모의 항공사에서 출발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항공사로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세계 항공사 평가에서 거둔 성과와 안전성 관련 최고 등급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평가기관과 수상 부문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항공사의 경쟁력을 수상 실적만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안전과 서비스, 실제 운항 경험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이번 발표에서 읽혔다.
■ 홍콩 노선 주 3회에서 5회로…아시아 연결망 확대

이번 발표에서 여행업계의 관심을 끈 부분은 아시아 노선 확대 계획이다.
피지항공은 홍콩~난디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5회로 늘렸다고 소개했다. 싱가포르와 난디를 연결하는 노선도 확대하고 있으며, 도쿄 나리타 노선 역시 운항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홍콩 노선은 중국 본토와 피지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제시됐다. 피지항공은 중국 본토 여러 도시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을 홍콩을 통해 난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발표에서는 중국 본토 18개 도시에서 피지항공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도 소개됐다. 다만 이는 피지항공의 직항 취항 도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휴 항공사 등을 통한 연결편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인 운항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 여행객에게도 홍콩은 피지 여행 일정을 구성할 때 고려할 수 있는 경유지다. 항공편 연결이 원활하고 환승 대기시간이 적절하다면 피지 여행상품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노선 증편이 곧바로 한국인 여행객의 이동 편의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출발 항공편과의 연결 시간, 수하물 연계, 환승 조건, 전체 이동시간과 운임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항공 공급 확대가 실제 여행 수요 증가로 이어지려면 항공사와 여행사가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일정과 가격을 제시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 난디에서 호주·뉴질랜드까지…피지를 경유지로 활용

피지항공이 제시한 또 다른 전략은 난디를 남태평양 여행의 허브로 활용하는 것이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피지를 최종 목적지로 방문하는 여행뿐 아니라 난디에서 일정 기간 머문 뒤 호주와 뉴질랜드, 남태평양의 다른 섬 지역으로 이동하는 여행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호주 골드코스트 등 신규 노선과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 노선의 확대도 소개됐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해 피지 여행을 여러 목적지를 결합한 일정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여행상품 개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의 피지 여행이 리조트에서 휴식을 즐기는 단일 목적지형 상품에 집중됐다면, 항공 연결망을 활용해 호주나 뉴질랜드를 함께 방문하는 다국가 여행상품으로 확대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상품화에는 항공편 시간표와 환승 조건, 체류 기간, 국가별 입국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피지를 경유하는 일정이 모든 여행객에게 유리한 것은 아닌 만큼 여행 목적과 예산에 맞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원월드 가입·A350 투입…기내 경험 차별화

피지항공은 항공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기내 서비스 경쟁력도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피지항공의 원월드( oneworld ) 항공동맹 가입을 주요 변화로 소개했다. 같은 항공동맹에 속한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일본항공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일부 고객은 항공권 연결과 마일리지 관련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혜택은 항공권 조건과 회원 자격에 따라 달라진다.
최신 항공기인 에어버스 A350 투입도 언급됐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A350 도입을 통해 장거리 노선의 기내 경험을 개선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시아 노선에도 A350 운항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시아 노선 전체를 A350으로 운항하는 것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 관계자가 밝힌 향후 희망 사항이다. 실제 투입 노선과 시기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피지항공은 기내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피지 특유의 환대문화와 자연 친화적인 용품도 내세웠다. 지속가능한 섬유 소재로 만든 담요를 사용하고, 기내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담요는 폐기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재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난디행 항공편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승무원이 장난감을 건네며 달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정해진 서비스 절차를 넘어 승객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태도가 피지항공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항공기와 좌석, 기내 시설이 비슷해지는 상황에서 결국 승객이 기억하는 것은 서비스의 질과 사람의 태도라는 메시지다.
■ 4~9명도 단체 요금 신청…여행상품 구성 유연성 높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할 만한 대목은 소규모 단체 요금 정책이다.
피지항공은 일반적으로 10명 이상을 단체로 인정하는 항공사가 많지만, 자사는 4~9명 규모의 여행객도 단체 요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조건에서는 2명에게도 소규모 그룹 요금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허니문이나 가족여행, 소규모 친목 여행 등으로 피지를 찾는 고객층을 겨냥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섬 여행은 숙박과 항공, 현지 이동 비용이 전체 여행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항공 요금의 경쟁력이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실제 적용 여부와 할인 폭은 예약 조건과 출발일, 좌석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행사들이 상품에 활용하려면 적용 인원과 운임 조건, 예약 및 발권 규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피지항공은 피지관광청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온라인 여행사(OTA)와 예약 플랫폼을 통한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청이 특정 시장을 대상으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면 항공사도 이에 맞춰 운임 프로모션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관광지 홍보와 항공권 판매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의 관심이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도록 협력한다는 전략이다.
■ “관광객의 목소리 들어야”…한국 시장에도 시사점
미디어 간담회에서는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는 방법과 관광지 간 경쟁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상품을 홍보하기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는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기술기업과의 협력,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제작자를 활용한 현지 홍보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실제 여행으로 연결하겠다는 설명이다.
피지의 매력을 해변과 바다에만 한정하지 않고 폭포와 낚시, 서핑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피지관광청과 항공사, 여행사가 함께 시장을 분석하고 상품을 구성하는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시장에도 시사점을 준다. 피지 여행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단순히 아름다운 리조트 사진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공편 연결부터 현지 이동, 숙박, 체험 프로그램까지 여행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여행객에게는 전체 이동시간과 환승 편의성, 여행경비, 적정 체류 기간 등이 주요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가 이 같은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상품을 세분화한다면 피지 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창립 75주년 맞은 피지항공…성장의 다음 과제는
피지항공은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았다고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초기 7인승 소형 항공기로 출발한 항공사는 현재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900개 이상의 목적지와 연결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환경보호 활동도 주요 기업 가치로 제시했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나무 식재 및 보전 활동과 기내 용품의 재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다만 발표에서 언급된 환경보호 실적의 정확한 수량과 산정 기준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로드쇼에서 드러난 피지항공의 전략은 분명하다. 아시아 주요 노선의 운항을 확대하고, 항공동맹과 제휴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관광청 및 여행업계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공 노선과 네트워크 확대가 곧바로 시장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여행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환승 편의성과 운임 경쟁력, 서비스 품질, 예약 접근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홍콩 등 경유 노선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국 출발 여행객이 이용하기 편리한 연결편과 경쟁력 있는 상품이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
피지항공이 내세운 ‘따뜻한 환대’가 기내에서 시작된다면, 이를 실제 여행상품과 편리한 이동 경험으로 완성하는 것은 항공사와 관광청, 여행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