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용 의원 “노조 지원은 의무 아닌 재량…사용료·관리비 분담 기준 마련해야”
-정근식 교육감 “노조도 일정 비용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관련 규정 점검하겠다”

[트래블바이크스=김효설 기자] 학생 교육예산은 부족하다면서 노동조합 사무실과 운영 지원에는 공적 재원을 계속 투입해도 되는가. 서울시교육청의 노동조합 사무공간 지원 계획이 교육재정의 우선순위와 공공시설 사용의 형평성 논란으로 번졌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장태용 의원(국민의힘·강동6)은 2026년도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옛 청사 별관동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교육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에 대한 사무공간과 사무장비 지원이 적정한지 따져 물었다.
특히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는 것과 공적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지원의 필요성과 비용 부담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청사 별관동 전체를 노조 사무실로?…공공시설 활용 적정성 논란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9개 노동조합을 지원하고 있으며, 민간 사무실을 임차하는 것보다 교육청 소유 공공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예산 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 의원은 옛 청사 별관동 전체를 노동조합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계획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공기관 소유 건물 전체를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해당 공간을 다른 교육행정이나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검토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일부 노동조합이 기존보다 좁아지는 사무공간 등을 이유로 이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 의원은 공공시설을 활용해 민간 사무실 임차료를 절감하는 것과 노동조합에 각종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입주 예정 노동조합의 사용료 납부 여부와 사무장비 지원 현황 등을 확인하며, 교육청이 부담하는 비용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원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무상 제공이 당연한가
장 의원이 제기한 핵심 쟁점은 노동조합 지원의 법적 근거와 범위다.
그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규정된 부당노동행위 금지 조항을 언급하며, 교육청의 노조 지원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노동조합 지원 기준에 관한 조례」가 노동조합 사무소와 사무장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모든 지원을 의무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유휴 공유재산을 활용해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규정 역시 사용료 감면이나 무상 제공을 당연한 의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장 의원은 노동조합의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적 취지는 존중하되, 지원의 범위와 비용 부담은 법령과 조례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재정은 줄어드는데 노조 지원은 그대로?…예산 우선순위 도마
이번 논란에서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교육재정 악화와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다.
장 의원은 교육재정교부금 감소와 학생 교육비 축소를 우려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을 거론하며, 재정 여건이 어려울수록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활동 지원에 투입할 예산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면서 노동조합 사무실과 장비 지원에는 어느 정도의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가 노동자복지시설에 대한 사용료 징수 근거를 마련한 사례를 제시하며, 서울시교육청도 노동조합 사무실 사용료와 관리비 등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상 사용을 당연시할 것이 아니라, 시설 유지·관리 비용과 사용 주체의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근식 교육감 “노조도 일정 비용 부담해야”…제도 점검 약속
장 의원의 문제 제기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노동조합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무제한적인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정 교육감은 “노조 활동을 지원해야 하지만 무한정 지원할 수는 없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노조에서도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이어 장 의원이 관련 조례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자, 정 교육감은 현행 지원 규정이 상위 법령에 어긋나는지,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조합 사무공간 지원을 둘러싼 비용 부담과 제도적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에 대해 교육청 수장도 일정 부분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활동 보장과 공적 재원 책임…명확한 지원 기준 마련해야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는 단순히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할 것인지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중요한 책무지만, 공적 재원을 사용하는 만큼 지원의 법적 근거와 적정성, 비용 분담 원칙 역시 투명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교육청이 지원하는 노동조합별 사무공간과 사무장비 현황, 사용료 및 관리비 부담 실태 등을 공개하고, 노조별 지원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태용 의원은 “노조의 정당한 활동은 보장하되, 지원에는 분명한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학생 교육예산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면서 노조 지원에도 같은 수준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재정이 어려울수록 예산의 우선순위는 분명해야 하며, 한 푼의 예산도 학생을 위해 쓰이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재정 축소라는 현실 속에서 공공시설의 활용과 노동조합 지원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공적 예산을 어디에, 어떤 원칙으로 투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계기로 지원 기준과 비용 분담 체계를 어떻게 정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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