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 ‘창’내려놓고 ‘크리켓 방망이’를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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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족 ‘창’내려놓고 ‘크리켓 방망이’를 들다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6.11.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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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 족 정체성 ‘흔들’ 외래 문명 따라 변화 ‘시작’
마사지 전사들이 크리켓에서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이 오지의 아프리카인들이 외래 스포츠를 빠르게 받아들일 것이 분명하다. 사진 출처/ guardian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케냐의 마사이 족은 세계에서 가장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유목민이다. 쇠똥과 진흙을 발라 만든 벽과 나뭇가지로 덮은 초막으로 마을을 이룬 마을을 이루고 21세기를 살아간다.

21세기에도 소와 양을 치고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춤을 춘다. 맨 앞에 선 선창자의 노랫소리는 아프리카 특유의 고저장단을 선보이며 뒤따르는 리드미컬한 후렴과 공명한다.

세계 사람들은 화려한 장신구들로 몸을 치장하고 소떼를 몰고 들판에 나서는 목동들에게 전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언제 나타날 지도 모르는 사자들과 창 하나로 맞붙어서 싸울 수 있는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다.

맨 앞에 선 선창자의 노랫소리는 아프리카 특유의 고저장단을 선보이며 뒤따르는 리드미컬한 후렴과 공명한다. 사진 출처/ 최승언 기자

세계 관광객들은 지구촌이 비좁다는 듯이 아프리카 오지까지 찾아든다. 케냐 마사이족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마사이마라 초원에도 넘쳐난다.

관광객을 통해 외부세상과 조우하면서 마사이족들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마사이 족의 장신구과 붉은 망토는 변함없지만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일부는 관광지 호텔의 초대를 받아 민속 공연을 시연한다.

껑충껑충 뛰는 춤과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으로 이방인들의 눈과 귀를 모은다. 마사이 족들이 장신구 공예품을 여행객들에 판매한다. 삼성 중고 핸드폰을 케냐에 갖고 들어가면 마사이 족들과 물물교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창을 내려놓고 화려한 구슬 목걸이를 단 맨몸의 마사이 전사들이 크리켓 배트를 들었다. 사진 출처/ guardian

나이키나 아디다스 티셔츠, 축구스타들의 백넘버가 새긴 티셔츠 등은 마사이 족들이 좋아하는 외국 상품들이다. 이렇게 외래 문명이 마사이 유목민들을 변화를 이끌고 있다. 마사이 족 청년들 중 일부는 마사이족의 정체성을 벗어버리고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진출하기도 한다.

케냐의 마라톤이 알려졌듯 마사지 족도 스포츠에 자질을 보인다. 기자는 마사이마라 초원에서 마사이 마을을 찾아 플라잉디스크(원반던지기)를 가르쳐 본 적이 있다. 그들의 스포츠 습득력과 응용력이 놀라웠다.

마사이족들은 전통의 삶을 고수하면서도 외부 문명을 거부하지 않는다. 마사이 전사가 창을 내려놓고 크리켓을 즐기는 모습이 외국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케냐 전통 복장으로 크리켓을 즐기는 장면이 시선을 모았다.

2007년에 케냐에 처음 도입된 마사이 전사 크리켓 팀이 아직까지 정식 대회에서 승리 소식을 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진 출처/ guardian

창을 내려놓고 화려한 구슬 목걸이를 단 맨몸의 마사이 전사들이 크리켓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이 역동적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특별한 크리켓 팀일 것이다.

초원에서 다져진 건장한 체격과 체력으로 쉽게 승리를 챙길 것 같지만 크리켓은 역시 체력만의 스포츠가 아님을 증명한다. 2007년에 케냐에 처음 도입된 마사이 전사 크리켓 팀이 아직까지 정식 대회에서 승리 소식을 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플라잉디스크를 가르치는 마아시족 선생님. 사진 출처/ 최승언 기자

마사지 전사들이 크리켓에서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이 오지의 아프리카인들이 외래 스포츠를 빠르게 받아들일 것이 분명해진다. 스포츠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게 될 것도 확실하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들이 전통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21세기에 핸드폰 쓰지 말고 쇠똥집에서 원시인으로 살아가라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욕심일 뿐이다.

마사히 족의 전통은 그들이 변화하면서 남길 것이다. 마치 한국인이 판소리나 사물놀이 등을 전통으로 지켜가는 것처럼 마사이 족들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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