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현 기자] 땅 속에 묻혀 있던 조선 초기~일제 강점기 600년 역사가 서울 종로 한복판인 공평동에서 깨어났다.
서울시는 12일 3년 준비 끝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전시관에서는 건물 신축 과정에서 발굴된 건물지 일부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만날 수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연면적 3,817㎡로, 서울 최대 규모의 유적전시관이다. 이 건물 지하 1층 전체가 조선 한양부터 근대 경성에 이르는 역사의 흔적과 유구·유물을 원 위치에 고스란히 보존한 살아있는 ‘현장 박물관(on-site museum)’에 해당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발굴조사가 완료된 2015년 10월부터 전기 기본계획 수립~전시 콘텐츠 구축~전시관 조성·개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도했다.
특히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의 공존을 유도한 민관 협력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의 첫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사대문 안에 위치한 공평동 1, 2, 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물지, 골목길 등 유구, 유물을 발굴하고, 문화재청, 사업시행자와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협의를 거쳐 전면보전하기로 합의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한양도성박물관, 청계천박물관, 백인제가옥, 돈의문전시관 등과 같이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으로 운영된다.
전시관은 공평지구의 개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개발과 보존의 상생’, 과거 도시구조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조선시대 견평방’, 조선시대 견평동에서 근대 공평동으로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근대 공평동’, 사대문 안 서울 도심의 도시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도시유적 아카이브’ 등으로 나눠진다.
전시관의 핵심 콘텐츠는 각각 다른 형태의 가옥 3채(전동 큰 집, 골목길 ㅁ자 집, 이문안길 작은 집)와 조선 한양의 집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남은 건물 터와 과거 실제 가옥을 비교해보고 당시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전동 큰 집’ 터 앞에는 1/10 크기로 축소한 모형과 영상이 있어 당시 모습과 현재 집터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가상현실(VR) 영상기기(총 10개 비치)를 착용하고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마치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문안길 작은 집’은 집터 내에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했다.
3곳 모두 발굴 당시 출토된 건물 터 가운데 보존상태가 좋고 건물 수와 규모에서 다양한 성격을 보여주는 곳들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 1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