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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작가 와이진, 생과 사의 경계에서 얻어낸 빛의 그림, 수중사진사진 작가 와이진의 수중사진, 스쿠버로 만난 세상과 사람
권라희 기자 | 승인 2018.02.13 20:03
수중 사진가로 살아온 와이진. 자칫 생과 사의 경계를 넘을 위기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얻어낸 사진으로 우리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사진/ 권라희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바닷 속은 밑으로 가라앉을수록 고요하다. 오로지 자신의 숨소리만 들리는 시공간, 어둠 속을 비집고 쏟아지는 빛을 찾아 셔터를 누른다. 숨이 다할 것만 같은 집중을 쏟아 얻어낸 빛의 그림 한 컷. 수중사진은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을 가졌다.

그 매력에 빠져 10년간 수중 사진가로 살아온 와이진. 자칫 생과 사의 경계를 넘을 위기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얻어낸 사진으로 우리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와이진, 사진의 경계를 넘다

수중 사진가로 살아온 와이진. 자칫 생과 사의 경계를 넘을 위기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얻어낸 사진으로 우리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사진전 <디어 오션 (Dear Ocean) >을 발표해 주목 받은 수중 전문 사진 작가 와이진을 만났다. 정확히는 국내 최초 내셔널지오그래픽 다이버 라이센스를 획득한 수중사진 작가로 표기되는 그녀는 각종 언론매체에서 이미 유명하다.

와이진은 2015년 세계 최초 여성 사이드마운트 트라이믹스로 수심 101m 도전에 성공한 월드레코드도 갖고 있다. 바닷 속 풍경을 찍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만의 해석과 신념을 사진을 통해 이야기하는 사진 작가다.

제주 해녀의 활력 있는 모습을 담아낸 <해피 해녀(Happy Haenyeo)>는 한국 전통 해양 문화를 기록하고 올바른 가치와 행동에 대해 말한다. 상어 보호프로젝트 다큐 <Save My Fins>에는 국제 야생 동물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동화 속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인어공주(Mermaid)> 는 인어의 꿈과 소망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했다.

수중 전문 사진 작가 와이진, 국내 최초 내셔널지오그래픽 다이버 라이센스를 획득한 수중사진 작가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그 외에도 바닷 속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원더 랜드(wonderland) >, 해양 생물과의 조우를 그린 <블루(Blue)>, 자전적 모습을 담은 <인 블랙(In Black)> 등 수많은 수중사진 시리즈를 발표했다. 특히 영문 사진집 <해녀(Haenyeo)>는 소장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주요 국가 국회도서관에 배치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토록 그녀를 매료시킨 수중사진의 매력은 무엇일까. 와이진 사진작가는 "다양한 앵글과 몽환적인 느낌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 매력을 느껴요. 인간의 한계에 부딪히는 시공간에서 그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도 매력 있죠. 빛으로 완성되는 사진예술을 극도로 빛이 부족한 수중에서 표현해낸다는 것도 제게는 도전입니다." 라고 말한다.

와이진 사진작가는 국내에서 대중적이지 않던 수중사진 분야를 개척하기로 마음먹고 2008년부터 전 세계를 돌면서 수중사진 트레이닝을 받으며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수중 사진 작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건 2010년 드라마 '산부인과' 의 포스터 사진을 통해서였다.

수중 촬영이자 드라마 최초 전신 누드촬영으로 진행한 파격적인 비주얼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전에도 영화와 드라마 포스터 및 상업 사진작가였던 그녀는 전환점을 맞는다.

바다, 두려움의 경계를 넘으면 또 다른 세상이

좋은 수중 사진을 찍으려면 무엇보다 스쿠버 기술이 완벽해야고 와이진 사진작가는 강조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스쿠버 다이빙은 동남아시아 여행에서 한번쯤은 경험해보는, 이제 제법 익숙한 레저스포츠다. 처음 시도할 때는 긴장되고 어렵지만 두려움의 경계를 넘어서면 바닷 속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바닷 속 풍경에 사로잡힌 이들의 목표는 내 눈으로 본 그 풍경을 사진을 담아내는 것.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와이진 사진작가에게 아마추어 수중 사진가들이 단계적으로 도전해 볼 만한 수중 촬영지나 스쿠버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어디냐고 물었다.

"수중사진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부분이 바로 '빛을 통한 색' 입니다. 때문에 수중 사진의 초보 단계에서 보다 여유롭게 수중사진을 접해보려면 '하와이'나 '사이판'과 같이, '시야가 확보되고 바닷속으로 태양빛이 충분히 드는 안전한 곳' 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그렇다면 최종 목적지인 남극을 제외하고 세계 대부분의 바다에 몸을 담궈 봤다는 수중사진 작가 와이진이 꼽는 최고의 수중촬영지는 어디일까.

"최고의 수중 촬영지는 멕시코예요. 멕시코 바다는 두 가지 매력이 있죠. 바다는 무척 거칠고 강렬한데 수중동굴은 아주 고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멕시코예요. 멕시코 바다는 두 가지 매력이 있죠. 바다는 무척 거칠고 강렬한데 수중동굴은 아주 고요해요. 또 LA, 샌디에고의 바다는 빛이 풍부하고 수온이 따뜻해서 제 주된 프로젝트를 거기서 진행해요. 가을엔 해녀분들의 활동이 활발해서 제주도에서 작업을 주로 하고요.

한국의 바다는 수온이 낮고 다이빙 하기에 어려운 편이지만, 그 중 제주는 바다 속 풍경이 참 아름다워요. 앞으로는 아이슬란드와 셰이셀 쪽으로 여행하며 수중 촬영을 진행해보고 싶네요."

수중촬영을 어느 정도 시도해보면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요즘엔 아마추어 수중사진가를 위한 사진대회도 상당수 있다. SNS상에 올라오는 수중사진도 눈길을 잡는다. 어떤 수중사진이 좋은 사진이냐고 질문했다.

와이진 사진작가는 수중사진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부분이 바로 빛을 통한 색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정답은 없죠. 제 학생들에게도 늘 얘기해요. 사진을 보는 이에게 전달되는 '이야기가 담긴 사진' 이라면 훌륭한 사진이라고. 카메라에게 맡겨서 우연으로 얻은 게 아니라, 의도한대로 사진이 나왔다면 부족한 걸 보완하면서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죠. 수중사진가는 여건 안에서 자신이 주체적으로 상황을 이끌어야 해요"

와이진 사진 작가는 아마추어 수중사진가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다.

"좋은 수중 사진을 찍으려면 무엇보다 스쿠버 기술이 완벽해야 해요. 스쿠버가 안정적이어야, 자신의 안전이 확보되고 수중에서의 촬영도 여유로울 수 있겠지요. 자칫 수중 촬영에 대한 의욕만 앞서서 스스로의 안전에 불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와이진 사진작가는 수중사진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단계별로 3개의 수중사진 클래스를 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와이진 사진작가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수중사진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단계별로 3개의 수중사진 클래스를 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다이버와 비(非)다이버, 외국인반, 연예인반까지 나눠져있다. 이중 스쿠버 라이센스를 갖춘 수강생이 모인 '다이버 클래스 2반' 수업에 참관해 이야기를 살짝 들어봤다. 수강생들은 와이진 컴퍼니의 홈피나 SNS의 공지를 듣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첫 시간이라 기본적인 수중 사진의 기초로 진행되었고, 그 중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3가지였다. 첫째는 조류 상태와 로케이션 등을 살피는 '현장 파악' 을 통해 함께 하는 모두의 안전을 챙기는 것, 둘째는 계획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스쿠버와 촬영장비, 보트까지 '철저한 장비관리'를 하는 것, 셋째는 '약속'을 지켜 계획한 만큼만 촬영하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수중사진은 팀원들과 충분한 회의와 리허설을 거쳐 진행하며 항상 최우선이 안전이라고 와이진 사진작가는 말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와이진 사진작가는 수중 촬영에 앞서 기본 자세를 갖추도록 강조했다. 기본적인 3가지를 지키지 않아 수중 촬영 중 사고가 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

"제가 하는 수중 사진은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이 결코 아닙니다. 팀원들과 충분한 회의와 리허설을 거쳐 진행합니다. 항상 최우선이 안전이죠. 모델과 스태프 트레이닝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수중 촬영 전 확인할 사항이 많고 촬영 때도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일이라, 와이진 사진작가는 수중 촬영 전후에 항상 명상을 한다고 밝혔다.

"나 자신의 침착함을 늘 요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스트레칭과 명상은 늘 잊지않고 하는 일이죠" 이 날 수업의 시작과 끝도 아로마 향을 맡으며 명상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었다.

해녀, 내 숨 하나에 소라 하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건 해녀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해녀의 문화' 다. 해녀가 부르는 노래, 바다를 대하는 방식, 공동체 문화, 물질을 하는 때를 분별하는 모든 것이다. 사진 제공/ 와이진 컴퍼니

"해녀는 천한 직업인 줄 알고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웠고. 그런데 내가 많은 외국인들한테 기립박수를 받는 훌륭한 존재라는 걸, 죽기 전에 알려줘서 고맙다'고 제 손을 꼭 잡고 펑펑 우셨어요."

와이진 사진작가는 올해 4월에 있는 아시아 최대 해양박람회 ADEX(Asia Dive Expo)에서 VIP스피커로 초대되어 강연을 준비중이다. 2013년부터 벌써 5년째다. 3일에 걸쳐 한국의 바다와 자신의 수중사진 기술, 제주의 해녀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발표한다. 해양보존과 관련된 세계 모든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다.

아시아 최대 해양박람회 ADEX Asia Dive Expo에서 와이진 사진작가는 한국의 바다와 자신의 수중사진 기술, 제주의 해녀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발표한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해녀는 일본에서 말하는 '아마(あま)가 아니다, 뿌리는 같으나 문화가 다르다' 라고 강조했어요. 해녀의 문화는 공동체 문화예요. 예를 들어 서귀포에 해녀가 10명인데 한 사람이 아파서 쉬어야 하면, 나머지 아홉 명이 70kg에 이르는 한 바구니를 채워다 그 집의 하루를 먹여 살립니다. 숨 한 번을 참고 바다 밑으로 내려가서 잡아올 수 있는 건 소라 하나죠.

그렇게 더불어 사는 게 해녀 문화예요. 반대로 일본 아마는 철저히 개인 소유 바다 구역에, 고용제로 아마를 쓰죠. 자신이 일을 못하면 그 날 일당은 없는 거예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건 해녀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해녀의 문화' 다. 해녀가 부르는 노래, 바다를 대하는 방식, 공동체 문화, 물질을 하는 때를 분별하는 모든 것이다. 또한 제주 해녀는 물질한 구역을 나누어 하루 건너 다른 구역으로 이동해 바다에 숨 쉴 틈을 준다. 금채기에는 해산물을 잡지 않는다.

와이진 사진 작가는 해녀 영문 사진집 수익의 10%는 해녀 분들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해녀 영문 사진집 수익의 10%는 해녀 분들을 위해 기부해요. 제 소원 중 하나는 해녀 분들께 GPS라도 달아드리는 거예요. 나이 드신 해녀 분들이 힘에 부쳐서 조류에 떠내려가세요. 마라도 해녀가 우도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GPS를 달아드렸으면 해경이 일찍 찾았을 거예요. 제가 6년 동안 찍은 사진집에도 더 이상 뵐 수 없는 해녀 분들이 많아요. "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이후에도 제주관광공사에는 해녀 전담과가 아직도 없다. 지급되는 유네스코 보존 비용은 뭉뚱그려 유네스코과로 배정되고 있다고 그녀는 아쉬워 한다.

와이진 사진작가는 지난 몇 년간 사진 속 모델이 됐던 해녀들을 초청하고 몇 천 만원 단위에 이르는 경비까지 자비로 부담하며 그들과 함께 발표장에서 해녀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뛰었다.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넘고 바다를 향한 사람들의 두려움의 한계를 넘어 해녀에 대한 편견과 편협함을 넘어 다른 세계를 제시했다. 사진제공/ 와이진 컴퍼니

그러나 개인 사정상 더 이상의 부담은 버거워 올 4월부터는 어떻게 초청에 응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해외에 나가 해녀에 대한 인식을 심고 우리의 것을 홍보할 때라고,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수중사진 작가 와이진, 그녀는 왼쪽에 있어야 할 심장이 한가운데 있어 사실 수영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의 사태에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 갈비뼈가 심장을 찌를 수 있으므로. 게다가 달팽이관이 남보다 가늘어 쉽게 어지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그녀가 아니었다면 누가 바다 저 아래 인어공주의 세계를 우리에게 환희에 차게 보여주었을까. 그녀가 아니었다면 평생 물질만 하던 해녀에게 존재의 고귀함을 느낄 또 다른 세상을 누가 열어 주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넘고 바다를 향한 사람들의 두려움의 한계를 넘어 해녀에 대한 편견과 편협함을 넘어 다른 세계를 제시했다.

그래서 와이진, 그녀는 천상 수중사진 작가다.

권라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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