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카스테라의 도시라고?” 리암 니슨 주연 ‘사일런스’ 촬영지 나가사키
상태바
“짬뽕, 카스테라의 도시라고?” 리암 니슨 주연 ‘사일런스’ 촬영지 나가사키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7.03.02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문물 유입과 함께 천주교 박해가 시작된 곳
규슈 지방의 나가사키 현은 일찍이 네덜란드, 중국, 조선 등이 무역을 위해 드나들던 항구도시로 일본 내에서도 서구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사진/ 나가사키 관광 홈페이지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택시 드라이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사일런스(Silence)가 2월 28일(화) 시내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했다. ‘사일런스’는 일본의 대문호 엔도 슈사큐의 소설 ‘침묵’이 원작으로 일본 나가사키에서 행해졌던 혹독한 천주교 탄압을 다루고 있다.

규슈 지방의 나가사키 현은 일찍이 네덜란드, 중국, 조선 등이 무역을 위해 드나들던 항구도시로 일본 내에서도 서구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나사사키, 하면 뽀얀 국물이 구수한 ‘나가사키짬뽕’이 먼저 떠오르는데 예부터 이곳에 차이나타운이 조성되어 있던 영향이 크다.

연극영화의 단골 무대, 나가사키

‘사일런스’는 일본의 대문호 엔도 슈사큐의 소설 ‘침묵’이 원작으로 일본 나가사키에서 행해졌던 혹독한 천주교 탄압을 다루고 있다. 사진/ 사일런스 스틸컷

또한 나가사키는 히로시마와 함께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인구의 절반이 절멸하는 비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이에 앞선 근세에는 포르투갈, 스페인 등 천주교 선교사들이 들어와 활동하면서 탄압을 받았던 곳이다.

이번에 개봉한 ‘사일런스’ 외에도 나가사키는 영화, 연극의 무대로 이름 높은데 얼마 전 큰 화제몰이를 했던 ‘군함도’, 마블사의 슈퍼히어로 영화 ‘더 울버린’,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나가사키 역 인근, 일본 26성인 순교기념비

천주교도의 처형이 이루어진 장소는 나가사키역 근처 니시자카 언덕으로 바로 같은 자리에 그들의 순교를 상징하는 ‘26성인 순교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사진/ 파인존

일본 내에서도 나가사키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 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타 지역과는 전혀 다른 경관을 갖춘 곳이다. 무엇보다 천주교 성지인 만큼 이와 관련된 유적이 많다.

1597년 2월.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절 천주교 최초 탄압이라 할 수 있는 금교령에 의해 프란치스꼬회 선교사 6명과 일본인 신도 20명이 처형되는 사건이 있었다.

처형이 이루어진 장소는 나가사키역 근처 니시자카(西坂) 언덕으로 바로 같은 자리에 그들의 순교를 상징하는 ‘26성인 순교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니시자카 언덕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골고다언덕과 지형이 비슷해 당시 신부와 신자들이 이곳에서 죽기를 원했다고 한다.

나가사키 시내, 오우라 천주당

오우라 천주당은 막부 말기, 재류 외국인을 위해 건설된 고딕양식의 예배당으로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사진/ 파인존

오우라 천주당은 막부 말기, 재류 외국인을 위해 건설된 고딕양식의 예배당으로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865년에 헌당된 오우라 성당은 니시자카 언덕에서 순교한 일본 26성인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정식 명칭은 ‘일본 26성 순교자 천주당’이다.

때문에 건물의 파사드가 니시자카(西坂) 언덕을 향하고 있다. 프랑스 신부에 의해 창건되었기에 프랑스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했으나 원폭에 의해 대부분 파손되어 현재의 것은 추가 복원된 것이다. 햇빛이 찬란하게 비쳐드는 기도 공간이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규슈의 명물, 운젠지옥

운젠 온천은 지하 암반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증기와 지하수가 뒤섞여 생성된 유황천이다. 사진/ 파인존

운젠의 후루유지구와 신유지구 사이, 흰 흙(温泉余土)에 덮인 일대가 운젠지옥이다. 땅 밑에서 증기와 열기가 분출하는 모습이 지옥을 연상시킨다 하여 ‘운젠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영화 ‘사일런스’에서는 보란 듯 페레이라 신부 앞에서 고문이 자행된 곳으로 등장한다.

운젠 온천은 지하 암반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증기와 지하수가 뒤섞여 생성된 유황천이다. 슈 소리를 내며 뿜어져 나오는 증기의 최고 온도는 120℃이고 온천 최고 온도는 98℃이다. 대규환, 오이토, 세시치 등 30여 지옥으로 구성된 운젠 온천은 류마티스, 당뇨병,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24시간 운영하지만 야간 조명은 따로 없다.

고토 지역, 키리시탄 동굴

막부 정권의 금교령을 피해 천주교 신자들이 무인도 동굴에 숨어 들었던 키리시탄 동굴. 사진/ 파인존

키리시탄이란 포르투칼어 크리스탕(cristão)에서 유래한 말로 막부시대 일본의 기독교 신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당시 막부 정권의 금교령을 피해 천주교 신자들이 무인도 동굴에 숨어 들었는데 모닥불 연기가 지나가던 배에 발견되면서 전부 체포되었다.

이때 부녀자는 물고문을, 남자는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허벅지 위에 커다란 바위를 올려놓는 고문을 당했는데 이로 인해 남자들이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고 한다. 훗날 이 동굴은 키리시탄 동굴로 명명되었으며 1967년, 동굴 입구에 십자가와 예수상이 세워졌다.

일찌기 차이나타운이 조성되면서 나가사키는 돼지뼈와 닭뼈를 고아 만든 나가사키짬뽕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사진/ 나가사키 관광 홈페이지

나가사키는 우리나라 부산을 연상시키는 도시 구조에 서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나가사키의 가장 일반적인 교통수단은 노면전차(나가사키 전기궤도)로 일본 대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추억어린 도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노면전차의 날(6월 10일), 철도의 날(10월 14일), 나가사키 노면전차 개업기념일(11월 16일)에 맞추어 가면 특별 운행하는 1911년(메이지 44년)산 전차에 시승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그밖에 나가사키는 나가사키 짬뽕 외에도 스페인 카스티야 지방의 빵을 현지화한 카스테라가 유명하다. 나가사키 카스테라빵은 자라메(ざらめ)라는 각설탕을 바닥에 깔아 함께 구워낸 것이 특징이다.

Tag
#N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