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내년 2017년은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비텐베르크 성 부속 교회에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내걸었던 날로부터 50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10년 가까이 성대한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종교개혁의 산실인 비텐베르크를 중심으로 루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체험여행을 들 수 있다.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
마틴 루터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면죄부 판매를 계기로 교회의 부조리에 반기를 든 인물로 오직 성도의 믿음과 하나님의 은혜로만 구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루터는 95개 조 논제를 내거는 일 외에 라틴어로 되어 있던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기독교의 대중화에 기여하였다.
중세 가톨릭 세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온 인물인 만큼 독일에는 루터가 남긴 흔적이 여러 군데 보존되어 있다. 특히 엘베 강 연안의 작은 도시 비텐베르크의 구시가지는 노천 박물관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름다운 석조 유물이 즐비하여 세계사 탐험 최적격지로 꼽힌다.
비텐베르크는 1502년, 대학이 설립된 이후 크게 번성했으며 루터와 멜란히톤 외에도 많은 종교개혁가들이 이곳에서 활동, 유럽 정신사의 구심점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비텐베르크는 1938년부터 공식적으로 ‘루터의 도시’로 불리고 있다.
엘베 강을 따라 가는 자전거여행
현지에서는 엘베 강 유역의 비텐베르크부터 남동쪽의 엘스터 강에 이르는 191km 거리를 자전거여행 코스로 개발해놓았다.
사이클 코스 중 작센-안할트 주의 ‘토르가우’는 덜 알려진 독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명소로 이곳의 하르텐슈타인 성은 종교개혁 지지자들의 주요 거점이자 종교개혁의 정치적 중심지 노릇을 톡톡히 했다.
비텐베르크에서 토르가우로 이어지는 루트를 자전거로 따라가며 미로 같은 올드 타운을 탐방해보자.
95개 조 반박문이 걸린 비텐베르크 성 부속 교회
비텐베르크 성 부속 교회는 도시의 실루엣을 뚫고 높이 솟아 있는 첨탑으로 유명하다. 88m에 이르는 이 높은 건물은 마틴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내걸었던 성당으로 19세기 말 복원작업을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도면에 따라 교회 내외부를 충실히 복원한 성 부속 교회에는 마틴 루터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만찬의식이 거행된 비텐베르크 성모마리아 교회
비텐베르크 성모마리아 교회는 1187년 처음으로 문서에 공식적으로 언급된 이후 1439년까지 다양한 공사를 통해 비로소 완성을 보게 되었다. 성모 마리아 교회는 시립교회로, 루터가 독일어를 사용해 첫 예배를 드린 곳이다.
또한 예배시간에 예수의 피와 살을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성도에게 나누어줌으로 만찬의식이 처음 거행된 곳이기도 하다. 1535년에는 개신교 목사에게 성직을 수여하는 예식이 최초로 시행되는 등 종교개혁의 모태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술이 한 곳에, 토르가우
마틴 루터는 토르가우를 일컬어 “토르가우의 건축물은 그 아름다움에 있어 모든 고대 건축물들을 능가한다. 심지어 솔로몬 왕의 궁전도 그저 나무로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토르가우는 루터의 아내인 카타리나 보라가 숨을 거둔 곳으로 토르가우 성 마리아 교회에는 그 자녀들이 만든 그녀의 비석에 세워져 있다. 비석에는 주름 잡힌 외투를 입고 한 손에는 성경책을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현재 토르가우에는 하르텐슈타인 성 외에도 르네상스 양식,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옛 건물들이 500여 채 남아있어 세계적인 수준의 건축술을 보여주고 있다.
루터를 기리는 행사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날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베를린 공항 도착 후 ICE 기차를 이용, 비텐베르크 역까지 이동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