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마테호른(Matterhotn)은 스위스의 상징이라 불릴 만큼 많은 사진작가의 플래시 세례를 받아왔다. 누구나 한 번쯤 피라미드를 닮은 이 뾰족한 마테호른 산봉우리를 사진으로 보거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해발 4,478m의 마테호른은 산악인이라면 한번쯤 정복하고 싶어 하는 꿈의 봉우리지로 안타깝게도 일반인은 오를 방법이 없다. 고도로 훈련된 산악인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장비를 구비하고 도전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산이 마테호른이기 때문이다.
일반 여행자는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등반이 까다로운 마테호른 대신 ‘작은 마테호른’이라는 뜻의 클라인 마테호른(Klein-Matterhorn)에 올라보자.
클라인 마테호른의 경우 톱니바퀴열차인 ‘퓨니큘라’를 이용해 일반인도 도전이 가능하다.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열차라기보다는 놀이기구에 가까운 퓨니큘라는 100도가 넘는 급경사를 오픈 카 상태로 오르내려야 하므로 간이 아무리 큰 사람이라고 해도 다리가 후덜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고생 끝에 클라인 마테호른에 이른다면 그에 값하는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클라인 마테호른은 테오둘 빙하(Theodul Pass) 너머로 보이는 마테호른의 중후장대한 모습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셀카 한 장을 남긴다면 이보다 더한 인생 샷은 없지 않을까.
체르마트(Zermatt)는 마테호른 산기슭에 위치한 마을로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마테호른을 보호하기 위한 스위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우리는 손상되지 않은 상태의 자연을 최대한 오래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온갖 도로와 터널로 구멍이 안 난 데가 없는 우리나라 자연에 비하면 마테호른은 운이 좋은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체르마트에 가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스키 타기를 꼽는다. 여름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스키 리조트인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의 경우 54개의 철도 노선과 360km가 넘는 스키 슬로프로 이어져 있어, 한여름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알프스 하이킹을 원한다면 몽블랑(Mont Blanc)에서 시작해 체르마트까지 이어지는 호이테 루트(Haute Route)를 이용할 수 있다. 13세기 노새 상인들이 이용하던 트레일을 포함 400km가 넘는 하이킹 트레일은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완주까지 며칠이 걸린다고 한다. 물론 포장이 잘 되어 있는 구간도 많다.
해발 고도 3,883m에 위치한 체르마트 전망대는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이곳에 오르면 마테호른은 물론 스위스와 이웃한 이탈리아, 프랑스 지역의 알프스 봉우리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15m 깊이로 조성된 빙하 궁전(Glacier Palace)이 있어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밖의 체르마트 하일라이트로 알프스의 웅장한 파노라마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철도, 1865년 최초로 마테호른을 정복할 당시 장비를 전시 중인 마테호른 박물관(Matterhorn Museum), 좁은 다리를 이용해 건너는 고르너 협곡(Gorner gorge),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호밀밭(해발 2,100m)이 있는 핀델른(Findeln) 등을 꼽는다.
8월 현재 마테호른 지역에서는 이 지역 트레일을 완주하는 마테호른 울트랙스 트레일(Matterhorn Ultraks Trail)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인천과 스위스 취리히를 연결하는 직항편으로는 매주 화, 목, 토요일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편이 유일하나 에어프랑스, KLM, 루프트한자 등 유럽 항공사에서 아시아 지역을 경유하여 스위스 취리히 또는 제네바에 이르는 항공편을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