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기자] 어느 나라 와인이 가장 맛있냐고 묻는다면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다. 이태리 와인 프랑스 와인 칠레 와인 남아공 등 대답은 여러 갈래일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 미인이 가장 아름다우냐고 물을 때 정답이 없는 것처럼 와인이나 맥주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세계 맥주의 맛을 따라 투어해보는 일은 재미가 있다.

부드러운 거품을 내는 덴마크의 칼스버그 맥주가 왕실 지정 맥주로서 세계 150여 개국에서 사랑을 받아왔다면 하이네켄은 네덜란드에서 나온 맥주로서 세계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반면 독일 맥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벡스다.

13세기경부터 북해와 발트해 연안의 여러 도시에 맥주를 수출하던 회사로서 세계적으로 이름이 나 있다. 독일의 맥주의 고향은 바이에른 지방 뮌헨이다. 뢰벤호프, 호프라하우스 등에는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대형 홀에 앉아서 흥겹게 뮌헨 맥주를 즐기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도시다.

체코맥주는 바이에른 지방의 맥주 장인들을 불러들여 맥주를 생산하면서 체코만의 맥주를 만들었다. 체코 맥주는 필스너우루켈이라는 맥주가 유명하다. 보헤미아 지방에서 나는 보리와 호프를 원료로 부드러운 필젠 지방의 물로 만든다.

하얀 거품에 덮인 밝은 호박색의 맥주가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다. 필젠과 쌍벽을 이루는 체코 맥주의 메카는 부데요비치라는 도시다. 체코 왕이 맥주 주조권 독점을 부여하면서 체코 맥주 7백 년 역사를 이어온 도시다.

부데요비치에 있는 부드바이저부드바 맥주 공장에서는 선명하고 맑은 황금색 1급 라거 맥주를 빚어낸다.

이 부드바이저 비어가 1872년경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미국 맥주 버드와이저를 낳았다. 체코의 부데요비치의 부두바이저에서 그 이름을 따왔으나 이 두 맥주회사 간의 해묵은 상표권 분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독일, 체코, 스위스 맥주가 밝은 호박색의 라거 맥주를 선호한다면 영국의 맥주는 검은 빛깔의 기네스가 짙은 향으로 인기를 끈다. 기네스는 에일 맥주를 대표한다. 라거와 에일을 구분하는 것은 발효방식에 있다.

하면발효방식의 라거 맥주는 향이 적은 대신 투명하다면 상면발효방식의 에일 맥주는 향이 짙고 부산물이 있다. 검고 불투명한 기네스는 크림 같은 거품을 내며 강한 쓴맛으로 고객층을 확보했다.

묵직한 목 넘김이 좋아 여행자들에게 영국 펍을 다시 찾게 하는 장본인이다. 기네스가 색깔이 까만 이유는 맥아를 커피 원두처럼 볶기 때문이다.

맥주가 서양에서만 발달한 것은 아니다. 동양의 맥주도 나라별로 발달해 있다. 중국의 칭다오 맥주는 많은 여행자들이 예찬하는 맥주다. 물이 좋은 도시 청도를 여행한다면 칭다오 맥주를 한 번씩 맛보게 될 것이다. 칭다오 맥주 공장에서는 투어를 통해 맥주 맛을 선보이기도 한다.

일본맥주는 아사이, 기린, 삿포로, 산토리를 꼽을 수 있다. 일본시장은 기린 맥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1987년 ‘아사히 슈퍼 드라이’를 생산하면서 아사히 맥주에 추월당했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도 좋은 맥주들이 있다. 필리핀에서는 산 미구엘 맥주를 맛보게 될 것이고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를 여행한다면 빈탕 맥주에 반하게 될 것이다.

국내 맥주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외신에서 한국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라거 계열의 국내 맥주 수준도 세계 어느 나라 맥주에 못지 않다.

북한의 대동강 맥주도 역시 그렇다. 어느 나라 미인이 가장 아름다우냐고 묻는 질문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맥주 논쟁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