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청춘’ 강수지, 김국진이 사랑을 나눈 그곳, 구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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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청춘’ 강수지, 김국진이 사랑을 나눈 그곳, 구둔역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9.21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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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다니지 않지만 문화관광지로 이름을 떨치다
지금은 폐역이 된 양평 구둔역이 때늦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 다시금 늦사랑의 성지로 이름을 올린 것. 사진 출처/ 경기관광포털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지금은 폐역이 된 양평 구둔역이 때늦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첫사랑의 성지로 등극하는가 싶더니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 다시금 늦사랑의 성지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만인의 성원 속에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있는 강수지와 김국진 두 사람이 영화 건축학개론의 이제훈과 수지를 흉내 내 나란히 철길을 걸었다. 두 팀의 차이라면 이제훈과 수지는 수줍음 속에 양팔을 벌리고 철길을 걸은 반면 강수지와 김국진은 다정히 손을 맞잡고 걸은 것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첫사랑의 성지로 등극한 구둔역. 구둔역사를 나란히 바라보고 있는 이제훈과 수지. 사진 출처/ 영화 '건축학개론'

구둔역이 설치된 것은 1940년, 양평에서 원주에 이르는 중앙선을 개통하면서부터다. 전 역이 매곡역, 다음 역이 석불역이다. 그러나 중앙선 복선화 작업이 시작되면서 구둔역은 60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다.

대합실 출입구의 박공지붕이 인상적인 구둔역은 역사로서의 쓰임은 사라졌지만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구둔(九屯)이라는 역명은 임진왜란 때 이 지역에 아홉 개의 진지를 구축하면서 얻게 된 것으로 마을 이름을 역에 적용한 예다.

이제훈과 수지는 수줍음 속에 양팔을 벌리고 철길을 걸은 반면 강수지와 김국진은 다정히 손을 맞잡고 걸었다. 사진 출처/ SBS '불타는 청춘' 캡처

드문드문 관광객의 모습이 보일 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역사인 만큼 구둔역은 고요하기 그지없다. 철로 변에는 시간을 세워 놓은 듯 코레일 전동차 한 대가 서 있고. 역사 내 담벼락에는 구둔역을 지나쳐 간 마지막 열차의 운행 정보가 아로새겨져 있다.

열차는 멈추고 열차 시간표는 이제 소용이 없게 되었지만 김국진과 강수지가 남긴 이니셜과 하트를 비롯해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기록은 새록새록 쌓여가는 중이다.

구둔역 철로 변에는 시간을 세워 놓은 듯 코레일 전동차 한 대가 서 있다. 사진 출처/ 경기관광포털

안마당에 있는 커다란 소원나무에는 다양한 모양의 소원 쪽지가 매달려 있다. 대부분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첫사랑의 성지에 걸맞는 바람이라 할 수 있다.

녹슨 철길, 낡은 역사, 평화로운 시골길...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와도 좋지만 나 홀로 방문해 한가로움을 즐기기에도 적격인 구둔역이다.

서구에서도 철도 역사는 폐쇄된 후에도 쉽게 부수지 않는다. 미술관, 종합시장 등으로 용도 변경하는 일이 흔하며, 본래의 목적 외에도 추억을 소비하기 위해 많은 방문객이 역사를 찾는다.

구둔역은 폐역이 되고 역사 내 담벼락에는 구둔역을 지나쳐 간 마지막 열차의 운행 정보가 아로새겨져 있다. 사진 출처/ 문화재청
열차는 멈추고 열차 시간표는 이제 소용이 없게 되었지만 김국진과 강수지가 남긴 이니셜과 하트를 비롯해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기록은 새록새록 쌓여가는 중이다. 사진 출처/ 경기관광포털

역사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예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을 들 수 있다. 20세기 초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된 오르세 역은 한 시절을 기차역으로 풍미한 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폐역이 됐다.

그리고 1986년 건축물의 내외부를 대부분 보존한 상태에서 근대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개관,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20세기 초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된 오르세 역은 한 시절을 기차역으로 풍미한 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폐역이 됐다가 미술관으로 새로 태어났다. 사진 출처/ 오르세 미술관

구둔역을 찾기 위해서는 청량리에서 중앙선을 타는 게 빠르다. 새로 생긴 일신역이 구둔역과 가장 가까운 역이다. 기차요금은 4400원이며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일신역에서 구둔역까지는 도보로 10분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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