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브랜드딩 하면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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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브랜드딩 하면 경제가 산다"
  • 김효설 기자
  • 승인 2016.07.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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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심 속 숨겨진 헤리티지
트렌디한 명소로 사랑받아 온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상수동이 난개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사진 출처/한국관광공사

[트래블바이크뉴스=브랜드건축가 김정민] 우리에게 트렌디한 명소로 사랑받아 온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상수동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초기만 해도 이 지역들은 소호 예술가들과 지역 고유의 철물점이나 세탁소, 조그마한 신발가게, 동네 구멍가게 등의 아기자기한 지역상권들로 오는 이들의 발걸음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체취가 사라지고 화려한 카페와 레스토랑, 고급 빵집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언뜩보면 과거와 현재, 미래의 교감 같지만, 자본의 논리에 휩싸여 난개발로 지역색을 잃게 되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구도심이 번성하고 자본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면서 오히려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발생 됐다.

구도심이 번성하고 자본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면서 오히려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태원 경리단길. 사진 출처/한국관광공사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건물주이자 연예인인 ‘리쌍’과 세입자 간에 벌어진 법적 공방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이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시장경제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잃어버린 마을 색과 지역상권을 다시 회복하려면 지역마다 가진 고유한 유산(Heritage)과 상권을 하나의 벨트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

세계적인 필름회사인 코닥의 부진으로 동반 쇠락의 길을 걸었던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市는 1994년에 ‘NBN’(Neighbors Building Neighborhoods)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주민이 지역을 만든다’는 의미의 이 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지역 발전의 주체로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시는 10개의 시민자치 특별구역을 지정해 재정비 사업을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하도록 했고, 지역 문화유산과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했다. 그 결과 다시 市는 활력을 되찾고 지역개발 계획의 75% 이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서울시 중구도 쇼핑과 헤리티지 투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성공회 서울성당. 사진 출처/한국관광공사

한국의 서울시 중구도 쇼핑과 헤리티지 투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중구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와 서애 유성룡의 고택 터, 성곽길, 서소문 성지, 성공회 서울성당, 혜민서 터, 주자소 터 등의 역사적인 한국문화유산과 명동, 동대문 등에서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변함없는 황금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공존생태계의 키워드로 이순신을 조명하자는 움직임이 부각되면서 도심 속 ‘헤리티지 투어(Heritage Tour)’ 대표 명소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관광객의 수가 올 한해 천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이 방문하는 주목적은 80% 이상이 쇼핑이지만 점차 한국의 길거리문화와 한국의 문화유산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가 보여줄 서울의 문화유산 프로그램은 경복궁, 인사동길, 서울 한양도성 정도가 다 이고 각각 지역별로 분산돼 있다.

서울 도심 속에 숨겨진 역사적인 공간을 개발해 쇼핑과 헤리티지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개발한다면 숨겨진 부가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 출처/인천공항공단

해외 관광객들이 입국 후 주로 하는 것이 ‘서울 쇼핑’ 이기 때문에 서울 도심 속에 숨겨진 역사적인 공간을 개발해 쇼핑과 헤리티지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개발한다면 숨겨진 부가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역사적인 터와 유산은 방치하면 흉물이 될 수 있지만 수백 년, 수천 년의 깊이와 이야기를 간직한 보물들은 독창적인 한국만의 브랜드 색채가 담긴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

해외 헤리티지 프로그램 중에는 장엄한 역사만큼 스케일도 크고 보존이 잘된 곳들도 많지만 세계인들이 다 아는 역사적인 인물이 살았던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계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지역도 많다.

역사적인 스토리와 유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되고 폄하되기 어려운 브랜드가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도 있다.

최근까지 우리가 사는 지역의 가치와 상권을 부동산개발업자나 투기성 자본이 만들었다면 향후에는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유산과 지역민들이 주체가 되어 그 마을의 가치를 올릴 것이다.

서울시는 7월부터 서촌 전 구역에 프랜차이즈 카페나 제과점 등이 들어서는 것을 전면 제한하는 내용의 ‘경복궁 서측지구 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발표했다. 사진 출처/한국관광공사

공존의 생태계를 잘 운영하는 유럽의 경우에는 빌리지 개발 사업을 할 때 기존의 지역민과 관광,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신규 유입될 인구들과 공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성함은 물론 체계적인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 등으로 지역의 고유 유산(Legacy)을 잘살려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즉 신구(新舊)의 공간과 사람과의 공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세계화, 혁신이라는 이유로 우리 것의 진정한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무조건 새것만 만들려 했는지도 모른다.

최근 서울시는 7월부터 서촌 전 구역에 프랜차이즈 카페나 제과점 등이 들어서는 것을 전면 제한하는 내용의 ‘경복궁 서측지구 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발표했다.

행정자치부도 무너지는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려는 ‘지역(마을) 공동체 복원 사업’을 구상 중이다. 과거 뉴타운을 앞세운 ‘상업적인 지역개발사업’이 주였다면 이제는 지자체와 기업, 마을 주민이 함께 공존의 생태계를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른바 공존형 도시개발(Village Developement)모델이 오늘날의 지역 브랜드(Region Brand) 사업이 되고 있다.

브랜드 건축가 김정민. 그는 융합한류 비즈니스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브랜드건축가, 김정민은 고려대신문방송학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현재 융합한류 비즈니스 전문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그는 중국 바이두(Baidu) 비즈니스파트너 & 아시안 문화 칼럼리스트, 모던한 펫토그래퍼, 이순신대전 등 ‘Korean Brand’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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