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보통 나무가 없는 산을 일컬어 민둥산이라 한다. 그런데 진짜 산 이름이 ‘민둥산’인 곳이 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민둥산은 1119m의 고산으로 산나물 채취를 위해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러 나무가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참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가을철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가을날 황금물결을 이루는 억새도 좋지만 여름에 보는 푸른 억새는 다른 맛이 있다. 초록이 짙어가는 여름, 가슴이 확 트이는 푸른 억새밭을 감상해보자.

민둥산 억새를 보려면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해 해발 800m 지점의 발구덕마을에 이르러 왼쪽 등산로를 따라가야 한다. 이 지점까지는 교목이 하늘을 향해 죽죽 뻗어나가는 보통 야산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놀랄 정도로 시야가 환하게 트이면서 억새가 끝없이 펼쳐진 군락지와 만나게 된다.
민둥산 억새는 다 자랄 경우 일반 성인의 키와 맞먹게 된다.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는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지만 6월 현재 목초지 분위기가 더 짙다. 양떼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여기 저기 풀어놓고 키우면 딱 좋을 그림이다.

정상에 이르면 산불 감시초소와 만나게 된다. 잡목이 없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자주 야영지로 이용하는 곳이다.
정선군의 중심에 위치한 민둥산은 정상에 서서 보면 동쪽으로 함백산과 지장산이, 남쪽으로는 백운산, 서쪽으로는 1,560m의 가리왕산이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멀리 태백산도 관찰할 수 있다.
하산할 때는 정상에서 출발해 다시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총 9㎞에 이르는 거리로,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차로 발구덕마을까지 간 후 그곳에서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왕복 총 2시간 30분이 걸린다.
반대로 좀 더 장시간 걷기를 원한다면 정상에서 북쪽의 지억산을 거쳐 불암사, 화암약수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14㎞의 거리로, 총 5시간이 소요된다.
여행가 이헌준 씨는 이 지역 특산물인 민둥산 막걸리와 곤드레 냉면을 꼭 맛보고 오라고 말한다. 민둥산 막걸리는 텁텁하면서 달콤한 맛이 일품이며, 곤드레 냉면에는 곤드레가 없는 대신 고명으로 참외 한 조각을 얹어주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이헌준 씨는 “민둥산을 단독으로 등반하는 것도 좋지만 화암팔경과 연계하여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것”을 권했다.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에 오면 하얗게 피는 억새꽃을 볼 수 있으며 이때를 기해 민둥산에서는 억새축제가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