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DMC 전문가 10명 한자리에…“기술이 초안 만들고 전문가가 완성하는 구조”
-‘세상 모든 가족에게, 그 가족만의 여행을’…가족 자유여행 시장 정조준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가족여행은 실패하면 안 되는 여행입니다.”
9월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여행전문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링코베이션 이건욱 대표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거창한 기술이나 플랫폼 이야기가 아니었다. ‘신뢰’였다.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여행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가족여행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싼 항공권이나 숙소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 이 대표의 판단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는 가족여행은 일정 하나를 잘못 짜도 여행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항공편부터 숙소, 이동수단, 관광지, 식사, 액티비티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고, 현지에서 돌발 상황까지 발생한다.
링코베이션이 가족 맞춤 자유여행 서비스 ‘오아세스’를 앞세워 ‘예약’이 아닌 ‘여행 설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다.
“지금의 30~40대, 10년 뒤에도 패키지 선택할까”

이건욱 대표는 이날 오아세스의 새로운 비전을 설명하면서 여행시장 세대교체를 먼저 짚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 시장의 무게중심이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옮겨 가고 있다”며 “개별 자유여행 출국객은 2023년 1,750만 명에서 2026년 2,500만 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가족 단위 비중은 4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패키지여행의 주 이용층은 여전히 50대에서 7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의 30~40대가 10년 뒤에도 패키지를 선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가 보는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이용 방식이 바뀌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유여행객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누가 여행을 설계해주느냐’가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검색하고 예약하는 자유여행은 편리하지만 가족 단위 여행에서는 일정 설계의 부담이 커진다. 특히 어린 자녀나 고령의 부모가 동행하면 이동거리와 체력, 식사, 휴식시간까지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오아세스가 파고든 틈이 바로 이 지점이다.
가격 비교 플랫폼에서 ‘여행 설계 플랫폼’으로

오아세스의 방식은 기존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홈페이지에서 여행지와 동행 구성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해당 지역의 현지 전문가와 채팅으로 연결된다.
이후 전문가는 가족 구성원의 나이와 취향, 여행 스타일 등을 확인하고 여행 일정을 직접 설계한다.
여행객이 일정에 동의하면 항공과 숙소, 액티비티까지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다.
핵심은 가격 비교가 아니라 여행의 완성도다.
이 대표는 오아세스의 경쟁력을 설명하며 이를 ‘예약이 아닌 여행 설계의 상품화’라고 규정했다.
항공권과 숙박을 얼마나 싸게 예약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기존 플랫폼과 달리, 누구와 어떤 여행을 만들 것인지를 서비스의 중심에 놓겠다는 것이다.
현장에 모인 10명의 DMC…“현지 전문가가 핵심”

이날 선포식에서 눈에 띈 것은 무대 위의 기술보다 오히려 현지 전문가들이었다.
중남미·아프리카부터 베트남, 대만, 인도·네팔, 인도네시아, 미주·하와이, 유럽·일본, 태국, 중국까지 각국 DMC 관계자 1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아세스가 강조하는 경쟁력의 핵심이 바로 이 현지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DMC는 목적지 현지에서 여행 일정 설계부터 차량, 가이드, 숙소, 액티비티 운영 등 여행 실행 전반을 담당하는 전문 여행 운영사다.
링코베이션은 한국인이 주로 찾는 주요 목적지에서 업력 20~40년의 검증된 DMC를 파트너로 확보하고, 자격 검증과 교육을 통과한 업체만 입점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파트너는 유기농트래블 최은단 대표, 클럽아일랜드 안병옥 과장, 엠마오가는길 남준 과장, 인디아투어 정창숙 대표, BMW투어 최수경 대표, 진투어스 엄종현 이사, 투어마트 이춘화 대표, 짐고트래블 박상글 대표, 고프리타일랜드 이하나 대표, 행복투어 박서영 대표 등이다.
각 전문가에게는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별도의 전문가명이 부여돼 있다.
결국 고객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것은 거대한 플랫폼이지만, 그 뒤에서 실제 여행을 설계하는 사람은 현지에서 오랜 기간 여행객을 상대해 온 전문가인 셈이다.
여행 끝날 때까지 책임지는 ‘현지케어’

오아세스가 기존 자유여행 플랫폼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여행이 시작된 이후다.
일정을 설계한 현지 전문가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현지케어’를 제공한다.
예약 변경이나 취소 대행, 공항 픽업과 투어 집결 안내는 기본이다.
파업이나 기상 악화로 일정이 틀어지면 대체 투어나 숙소를 확보하고, 필요한 경우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병원을 안내한다.
가족여행객을 위한 대응도 별도로 마련했다.
아이의 이동 동선을 사전에 검수하거나 유아차 대여를 예약하고, 부모의 걸음 속도를 고려해 일정을 조정하는 식이다.
결국 오아세스가 말하는 맞춤형 여행은 단순히 ‘가족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를 추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가족 구성원 각각의 조건을 여행 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족여행은 실패하면 안 된다”…신뢰에 방점

가족 맞춤여행을 내세운 만큼 이날 발표에서 안전장치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링코베이션은 파트너 DMC의 입점 전 자격 검증과 보증보험·배상보험 가입을 1차 안전망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오아세스 자체의 기획여행 보증보험과 영업 보증보험을 추가하고 고객 결제에는 에스크로 방식을 적용했다.
이 대표가 “가족여행은 실패하면 안 되는 여행”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가족 단위 여행에서는 여행상품 자체의 가격 경쟁력만큼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고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여행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돕는다

링코베이션의 또 다른 전략은 AI를 활용한 여행 설계 고도화다.
다만 회사가 내세운 방향은 ‘AI가 여행 전문가를 대체한다’는 접근과는 다르다.
이 대표는 “기술이 초안을 만들고 전문가가 완성하는 B2B 상담 체계”를 강조했다.
전문가가 축적한 여행 데이터를 기술과 결합해 상담과 일정 설계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경험과 판단을 통해 여행상품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를 전문가의 일하는 방식을 AX(AI Transformation)로 전환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향후 한국인이 찾는 주요 목적지 전역으로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맞춤여행의 품질과 공급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오아세스가 던진 질문…“자유여행인데 왜 이렇게 어려워야 하나”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링코베이션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자유여행의 장점은 살리면서 자유여행의 불편은 줄이겠다.”
여행객이 직접 여행을 선택하고 가족만의 일정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색과 비교, 일정 조율, 현지 대응의 부담은 전문가가 나눠 맡겠다는 것이다.
링코베이션이 내건 새로운 비전은 ‘세상 모든 가족에게, 그 가족만의 여행을’이다.
중장기 목표 역시 분명하다.
가족 맞춤 자유여행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서비스가 되고, 한국인이 찾는 주요 목적지 전역에서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를 완성하며, 기술을 활용해 전문가의 여행 설계 방식을 고도화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중장기 목표는 가족이 자유여행을 준비하며 겪는 구조적인 불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가족여행의 기준을 다시 쓰는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2025년 2월 설립된 링코베이션은 가족 맞춤 자유여행 서비스 오아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제17회 관광벤처사업에서 성장관광벤처로 선정됐으며, 마이리얼트립과 데일리호텔 등에 투자한 프라이머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아직 시장의 평가가 끝난 서비스는 아니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현지 전문가의 경험을 얼마나 일관된 품질의 상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 그리고 가족여행객이 그 ‘설계의 가치’에 얼마를 지불할 것이냐다.
예약 플랫폼이 넘쳐나는 여행시장에 ‘여행 설계’를 전면에 내세운 오아세스의 실험이 가족 자유여행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