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자연이 선사하는 꽃길 하이킹 10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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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자연이 선사하는 꽃길 하이킹 10선(2)
  • 윤서연 기자
  • 승인 2020.04.18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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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특급, 베르니나 특급 타고 알프스 속살에 수줍게 피어난 봄꽃을 만난다
따사로운 햇살, 꽃향기 가득한 들판, 지저귀는 새, 이 모두 봄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다. 비록 체험할 수는 없지만, 눈으로나마 즐길 수 있는 스위스의 봄꽃 길의 기운을 전한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따사로운 햇살, 꽃향기 가득한 들판, 지저귀는 새, 이 모두 봄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다. 비록 체험할 수는 없지만, 눈으로나마 즐길 수 있는 스위스의 봄꽃 길의 기운을 전한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행금지령으로 여행자의 발길이 여전히 묶여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초록빛 가득한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다. 따사로운 햇살, 꽃향기 가득한 들판, 지저귀는 새, 이 모두 봄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다. 비록 체험할 수는 없지만, 눈으로나마 즐길 수 있는 스위스의 봄꽃 길의 기운을 전한다.

눈 속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몽트뢰’

몽트뢰 리비에라 지역의 언덕 위를 걸으며 5월의 나르시스로 뒤덮인 들판과 숲, 레만호수와 알프스의 풍경을 즐겨볼 수 있다. 사진/ © MOB – Valentin Flauraud
몽트뢰 리비에라 지역의 언덕 위를 걸으며 5월의 나르시스로 뒤덮인 들판과 숲, 레만호수와 알프스의 풍경을 즐겨볼 수 있다. 사진/ © MOB – Valentin Flauraud

루트: 몽트뢰(Montreux), 레자방(Les Avants) – 몽트뢰(Montreux), 레자방(Les Avants)

몽트뢰(Montreux)의 수선화 트레일, 슈맹 데 나르시스(Chemin des Narcisses)를 따라 하이킹을 하다 보면 꽃의 바다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레만(Léman) 호수의 놀라운 풍경은 덤이다.

몽트뢰 리비에라(Montreux Riviera) 지역의 언덕 위를 걸으며 5월의 나르시스로 뒤덮인 들판과 숲, 레만호와 알프스의 풍경을 즐겨볼 수 있다. 레자방에서 시작하고 끝나는데, 이 벨 에포크 양식의 마을은 스위스에 만들어진 최초의 스키 리조트 중 하나다.

레자방에서 언덕 위로 오르기 시작하면 저 멀리 벨 에포크 양식의 퓨니큘러가 달캉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꼭대기 종루에서 숲과 들판이 연달아 등장하는데, 풍경도 지루할 틈 없이 계속 변한다. 덩 드 자망(Dent de Jaman) 아래를 걷다가 곧 레 플레이아드(Les Pléiades)를 향한 들판이 나타나고, 꼬(Caux) 마을과 궁전이 보이는 정상에 닿기 전 레자방을 내려다보는 들판이 곧이어 등장한다. 덩 뒤 미디(Dents du Midi)와 레만호를 감상할 수 있는 벤치도 있다. 순환 코스의 반쯤 이르면 퀴블리(Cubly)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유라(Jura)에서 샤블레(Chablais)까지 펼쳐지는 360°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물론, 아래로는 레만호가 출렁인다.

5월이면 이 트레일은 생명이 움터 ‘5월의 눈’이라 불리는 특별한 풍경을 탄생시킨다. 바로 나르시스가 피어나는 때로, 공기는 향기로 가득하다. 들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이 소복이 내린 것 같다. 스위스에서는 희귀한 풍경으로 매년 몽트뢰 리비에라 지역에 수많은 방문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 트레일은 교육적인 체험도 선사한다. 구간을 따라 주변환경에 대한 설명이 적힌 팻말이 있다. 하이킹을 통해서 트레일 코스에 펼쳐지는 지리와 동식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화려한 체리꽃이 펼쳐지는 하이킹 코스

프릭탈러 크리지베그 체리 트레일을 따라가는 하이킹에서 봄이면 화려한 꽃을 보고, 여름이면 체리 수확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프릭탈러 크리지베그 체리 트레일을 따라가는 하이킹에서 봄이면 화려한 꽃을 보고, 여름이면 체리 수확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루트: 깊프(Gipf)-오버프릭(Oberfrick) - 깊프(Gipf)-오버프릭(Oberfrick)

프릭탈러 크리지베그(Fricktaler Chriesiweg) 체리 트레일을 따라가는 하이킹에서 봄이면 화려한 꽃을 보고, 여름이면 체리 수확을 체험할 수 있다.

아르가우(Aargau) 칸톤에서는 체리를 “크리지(Chriesi)”라 부른다. 프릭(Frick) 계곡에 있는 5km의 순환 트레일을 따라 펼쳐지는 11개의 정보 팻말에서 체리 재배에 대해 자세히 배워볼 수 있다.

이 순환 트레일은 체리 과수원을 따라 이어지는데, 체리 나무가 밀집해 있는 농장은 물론 드문드문 심겨 있고 가축들이 서식하는 과수원도 지난다. 딱새와 장지뱀도 볼 수 있다.

봄이면 체리꽃이 가득 피어난 “하얀 나무”가 돋보이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추수 기간에는 파란색으로 표시된 나무의 체리는 직접 따서 먹을 수도 있다. 맛이 좋다면 트레일 옆에 있는 농장에서 체리를 사 먹을 수도 있다.

티치노(Ticino) 봄 내음 가득한 하이킹

산 살바토레(San Salvatore)에 있는 산 그라토(San Grato) 식물원부터 모르코테(Morcote)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트레일을 걷는 내내 화려하게 피어난 봄꽃들에 반하게 된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산 살바토레(San Salvatore)에 있는 산 그라토(San Grato) 식물원부터 모르코테(Morcote)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트레일을 걷는 내내 화려하게 피어난 봄꽃들에 반하게 된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루트: 산 살바토레(San Salvatore) - 모르코테(Morcote)

루가노(Lugano)의 뒷동산, 산 살바토레(San Salvatore)에 있는 산 그라토(San Grato) 식물원부터 모르코테(Morcote)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트레일을 걷는 내내 화려하게 피어난 봄꽃들에 반하게 된다.

산 살바토레 산의 기막힌 파노라마는 루가노의 최고 명물 중 하나다. 정상에서부터 시작되는 하이킹 트레일은 밤나무 숲을 지나고 호숫가를 따라 모르코테까지 이어지는데 진정한 클래식 하이킹의 정수를 보여준다.

파노라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360도 뷰는 그 무엇도 대적하기 어려운데, 루가노 호수부터 포(Po) 계곡 너머 스위스 및 사보이 알프스 봉우리까지 펼쳐진다. 산 살바토레 정상까지는 퓨니큘러로 쉽게 오를 수 있는데, 루가노-파라디소(Lugano-Paradiso)에서 해발고도 909m까지 단 12분이면 된다.

모르코테로 향하는 내리막은 가파르게 시작하지만, 치오나(Ciona)부터 쉬운 길을 따라 트레일이 이어지며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 없이 진행되다가 예술가의 마을, 카로나(Carona)까지 숲길을 따라가게 된다. 카로나는 헤르만 헤세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던 곳이다. 여기에 파르코 산 그라토(Parco San Grato) 식물원이 있는데, 다채로운 철쭉, 진달래, 침엽수를 볼 수 있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쉬운 숲길이 카로나에서 시작되어 17세기 순례자들의 성당, 마돈나 돈제로(Madonna d’Ongero)를 지난다. 한 시간쯤 지나면 알페 비차니아(Alpe Vicania)에 닿는데, 여름이면 로컬들이 마법 같은 식사를 위해 찾는 “동굴(grotto)” 레스토랑이 있다. 밤나무 숲을 지나 어여쁜 여정을 계속하다가 수백 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트레일은 마침내 그림 같은 모르코테 마을의 호수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루가노로 돌아가 이 대단한 티치노 하이킹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마무리할 수 있다.

투르가우(Thurgau)의 사과꽃 사이로 하이킹

봄이면 탐스럽게 피어난 사과꽃으로 더욱 아름다운 투르가우의 알트나우 애플 트레일.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봄이면 탐스럽게 피어난 사과꽃으로 더욱 아름다운 투르가우의 알트나우 애플 트레일.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루트: 알트나우(Altnau) - 알트나우(Altnau)

투르가우의 알트나우(Altnau) 애플 트레일을 따라가면 이 지역이 왜 “애플 주스의 고장”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데, 봄이면 탐스럽게 피어난 사과꽃으로 더욱 아름답다.

애플 트레일과 마을을 지나는 트레일은 알트나우의 농경에 있어 과수원이 오랜 시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준다. 24개의 정보 팻말에는 퍼즐과 조크, 질문이 등장하는데, 이 사과 재배 지역과 장밋빛 껍질이 탐스러운 사과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방문자는 세 가지의 매력적인 사과 마스코트인 프레디(Fredi), 리시(Lisi), 엠마(Emma)도 만나볼 수 있다.

이 테마 루트는 기차역과 마을 중심 사이에서 시작한다. 주차는 알트나우 기차역과 호숫가에 할 수 있다. 하이킹은 특히 5월에 아름다운데, 아름다운 사과꽃이 활짝 피어나는 때다. 늦은 여름에 열리는 알트나우 애플 주간도 특별한데, 마지막 날에는 가을 장터가 열려 흥이 난다.

알트나우의 농장 숍, 마을의 가게, 별미는 대부분 사과에 관련된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은 이곳의 애플 도넛, 욉펠휘에흘리(Öpfelchüechli)가 투르가우에서 최고라 말한다.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에게 즐거운 하이킹 트레일이자, 유모차나 휠체어 접근도 용이하다.

밀밭 사이 곡식 트레일이 이어지는 하이킹

밀밭 사이로 펼쳐지는 곡식 트레일은 그랑쥬-프레-마르낭에서 시작해 꿈결 같은 마을 몇 개를 구불구불 지나 완만한 구릉 지대를 건너 농경지를 통과하고, 그늘진 낙엽 숲을 건넌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밀밭 사이로 펼쳐지는 곡식 트레일은 그랑쥬-프레-마르낭에서 시작해 꿈결 같은 마을 몇 개를 구불구불 지나 완만한 구릉 지대를 건너 농경지를 통과하고, 그늘진 낙엽 숲을 건넌다. 사진/ 스위스 정부관광청

루트: 그랑쥬-마르낭(Granges-Marnand)

이 곡식 트레일(Granary Trail)은 그랑쥬-프레-마르낭(Granges-près-Marnand)에서 시작해 꿈결 같은 마을 몇 개를 구불구불 지나 완만한 구릉 지대를 건너 농경지를 통과하고, 그늘진 낙엽 숲을 건넌다. 가는 길에 농부를 만나면 자신의 농장을 선뜻 구경 시켜 주겠다는 호의를 받을 수도 있다.

이 트레일은 그랑쥬-마르낭(Granges-Marnand) 역에서 시작해 시골길을 따라 에샬렁(Echallens)까지 굽이굽이 이어진다. 방앗간과 베이커리가 여럿 등장하는데,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에샬렁 마을에는 스위스 밀과 빵 박물관(Swiss Museum of Wheat and Bread)이 있는데, 다채로운 전시로 방문객들을 매료시킨다.

평균보다 조금 더 긴 트레일은 두 구간으로 나누어 이어갈 수 있다. 혹은 트레일의 반 정도 하이킹을 한 뒤 나오는 티에렝 갸흐(Thierrens gare) 버스 정류장에서 한 시간에 한 번씩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에샬렁까지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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