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파스타보다 순대국! 전국 순대국 맛집 Be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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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파스타보다 순대국! 전국 순대국 맛집 Best 3
  • 권라희 기자
  • 승인 2018.01.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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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듯한 순대국 한 그릇에 정이 쌓인다
뼛속까지 얼 것만 같은 이 겨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이 딱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뼛속까지 얼 것만 같은 이 겨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이 딱이다. 뜨뜻한 순대국 국물을 들이켜면 막힌 속이 탁 풀린다. 진솔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에도, 왁자지껄한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에도, 편안한 혼밥 혼술에도 제법 잘 어울리는 한상 차림, 순대국. 생각보다 역사도 깊고 몰랐던 부분도 많다. 이 기회에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순대국 맛집도 추렸다.

● 순대, 우리가 몰랐던 슬로푸드

한국의 대표적인 슬로푸드가 바로 순대국이다. 순대는 영양이 풍부하고 만드는 데 생각보다 공이 든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순대는 영양이 풍부하다. 기본 재료인 내장과 선지에는 단백질과 철분이 들어있고, 속재료인 채소에는 비타민과 섬유소가, 당면과 찹쌀에는 탄수화물이 있다. 내장이나 당면, 찹쌀의 산성에 채소의 알칼리성을 더해 균형을 잡아줬다.

한국의 대표적인 슬로푸드가 바로 순대국이다. 순대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공이 든다. 돼지의 선지와 숙주, 두부, 부추, 콩나물, 호박 등의 채소를 다지고 섞어서 갖은 양념을 한 뒤, 돼지 창자 속에 꾹꾹 눌러 넣고 양 끝을 실로 동여맨 후에 찐다. 오랜 시간에 걸쳐 사골을 고아 뽀얀 국물을 내고, 소를 넣고, 찌고, 준비할 고명의 가짓수도 많다.

순대는 역사적으로 고려 후기,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유입된 음식이다. 스페인의 순대 모르시야, 프랑스의 부댕, 영국의 블랙푸딩 등 세계 여러 나라에도 순대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순대는 역사적으로 고려 후기,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유입된 음식이다. 당시 원나라 고서를 통해 육식의 조리법이 고려에 전해졌다. 곰탕이나 설렁탕의 원조인 공탕과 편육, 순대부터 찐빵 종류인 상화와 소주도 이때 들어왔다. 몽고 징키스칸 시대에 기마군의 전쟁식량으로 짐승의 창자에 쌀과 야채를 넣어 다닌 데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도 순대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스페인의 순대 모르시야(Morcilla), 프랑스의 부댕(Boudin), 영국의 블랙푸딩(Black pudding), 스코틀랜드의 해기스(Haggis), 이탈리아의 비롤도(Biroldo), 체코의 옐리토(Jelito), 몽골의 초투가산 게데스(цутгасан гэдэс), 폴란드의 카산카(Kaszanka), 핀란드의 무스타마카라(Mustamkkara) 등은 순대와 닮은 선지 소시지로 각국의 음식 문화를 표현한다.

◆ 백암 순대, 용인시 백암면

백암 순대는 옛 장터의 방식인 토렴 방식으로 나온다. 백암 5일장에서 순대국을 선보였다가 전국적으로 명물이 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백암순대는 왜 유명할까? 용인시 백암면은 원래 최대 돼지 사육지였다. 가까운 곳에 도축장이 있어 순대의 주재료를 얻기 쉬웠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백암 5일장에서 순대국을 선보였다가 전국적으로 명물이 됐다.

백암 순대는 옛 장터의 방식인 토렴 방식으로 나온다. 팔팔 끓는 뚝배기로 나오는 게 아니다. 식은 밥을 넣은 뚝배기에 국물을 부었다가 덜어냈다가를 반복해 뜨뜻하게 덥혀서 준다. 먹기도 편하고 맛도 음미하기도 더 좋다.

돼지 작은 창자만을 사용한 백암순대는 식용비닐을 쓴 순대와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돼지 작은 창자만을 사용한 백암순대는 식용비닐을 쓴 순대와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 뼈있는 순대로도 알려진 건 말캉한 물렁뼈의 식감이 있어서다. 찹쌀이 들어있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적당히 갈린 돼지고기와 야채가 잘 어우러진다.

멀리서도 발품 팔아가며 백암순대를 찾는 이들이 있어 시간이 흘러도 타협하지 않고 원조의 풍미를 지킨다. 깊은 맛은 세대를 이어 전해진다. 백암에서 제일식당, 백암본가순대가 특히 유명하며, 그 일대에 순대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 속초의 아바이순대

아바이순대는 실향민의 그리움이 녹아든 음식이다. 한국 전쟁 때 함경도에서 속초로 내려온 실향민들이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에 소를 넣어 만든 순대에서 시작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속초 순대의 대표주자는 단연 아바이순대다. 오징어 내장을 빼고 깨끗히 손질한 뒤, 그 속에 돼지 선지, 찹쌀과 숙주, 배추, 숙주, 배춧잎, 고추 등을 빵빵하게 넣고 찜통에서 찐다. 국물이 따로 없이 통오징어 째로 둥글게 썰어 소스에 찍어먹는다. 한 입 베어 물면 소가 우수수 흩어지는데 달걀옷을 입하면 온전한 형태로 먹을 수 있다. 크고 푸짐해 한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명태 뱃속을 채워 만든 명태순대도 있다.

아바이순대는 실향민의 그리움이 녹아든 음식이다. 한국 전쟁 때 함경도에서 속초로 내려온 실향민들이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에 소를 넣어 만든 순대에서 시작됐다. 옛날에는 돼지를 잡았을 때만 먹을 수 있어 순대가 귀한 음식이었다.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 라는 이름은 돼지 대창이 귀해 아버지한테만 대접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이북 지방의 순대는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다. 평안도 순대는 당면이 많이 들어가고, 개성 순대는 찹쌀 대신 돼지고기를 많이 넣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북 지방의 순대는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다. 평안도 순대는 당면이 많이 들어가고, 개성 순대는 찹쌀 대신 돼지고기를 많이 넣는다. 속초에서 오징어로 대신한 함경도 아바이순대는 원래 돼지 대창 속에 고기와 허파, 돼지 기름, 배추, 파, 들깨, 맵쌀, 좁쌀을 섞어 채운다.

아바이순대는 참깨와 들깨가 두뇌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좋고 우리 선조들이 약재로도 쓴 돼지가 주재료라서 기력을 보해주는 보양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속초에서 아바이마을 명천순대, 진양횟집, 단천식당, 신다신식당 등이 유명하다.

◆ 피순대, 전라도 전주

맛의 고장 전라도 전주의 순대는 피순대다. 피순대는 선지를 3, 고기와 채소를 7의 비율로 꽉 채워 넣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맛의 고장 전라도 전주의 순대는 피순대다. 피순대는 선지를 3, 고기와 채소를 7의 비율로 꽉 채워 넣었다. 버섯, 양파와 양배추를 다져 넣는다. 일반적으로 순대를 쪄내지만 피순대는 물에 삶아서 낸다는 점도 다르다. 진득하고 촉촉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전라도 안에서도 북도와 남도의 피순대는 조금 다르다. 북도의 피순대는 선지의 비율이 좀 더 높다. 채소로 콩나물을 넣는 남도의 피순대와 달리 북도, 특히 전주에서는 콩나물국밥과 차별하기 위해 콩나물을 넣지 않는다.

전라도 안에서도 북도와 남도의 피순대는 조금 다르다. 북도의 피순대는 선지의 비율이 좀 더 높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피순대 국밥의 국물은 뽀얀 것이 아니라 맑은 국물이다. 선지를 5시간 정도 놓고 기다렸다가 불순물이 가라앉고 맑은 피가 올라오면, 맑은 피만 사용해 국물을 끓여낸다. 여기에 주인장의 노하우가 집약된 양념장과 감칠맛 나는 젓갈로 간을 맞추면 피순대 국밥이 완성된다.

전주 먹방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게 피순대라, 식사 시간이면 줄이 길어진다. 피순대는 전주에서 조점례 남문피순대, 옛날 피순대, 풍남피순대가 유명하다.

서울 안에서도 오래된 순댓국집이 많다. 대림동 삼거리먼지막순대국, 신림동순대타운의 전주 익산집, 마장동 마장왕순대, 영등포 호박집 등은 이름난 곳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서울 안에서도 오래된 순댓국집이 많다. 대림동 삼거리먼지막순대국, 신림동순대타운의 전주 익산집, 마장동 마장왕순대, 영등포 호박집 등은 서울 안에서 이름난 곳이다. 퍽퍽한 퇴근길, 언 마음을 풀리게 할 순댓국 한 그릇 먹고 따뜻한 겨울나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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