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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신촌 ‘차 없는 거리’…차 못 막는다?법적 근거 있지만 단속 힘들어…일본과 대조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6.26 19:42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에 '걷자,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대형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홍대, 신촌, 덕수궁, 광화문. 이곳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차 없는 거리’다. ‘차 없는 거리’에선 주말마다 차도를 막고 행사나 마켓을 연다. 이런 거리가 서울에만 135곳이다. 

지난 15일과 22~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마포구 홍대와 종로구 광화문의 ‘차 없는 거리’에 갔다. 그런데 이름과는 달리 신촌 차 없는 거리에선 10여 분 동안 무려 차량 7대가 이곳을 지나갔다. 주인공은 대부분 배달용 오토바이들. 홍대에서도 규칙을 위반하는 차량은 거의 오토바이들이었다. 단, 23일 광화문은 경찰 인력이 투입되어서인지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에서 한 공연자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눗방울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이곳을 제외한 다른 '차 없는 거리'에선 오토바이가 종종 눈에 띄었다. 사진/ 이혜진 기자

앞서 ‘경향신문’은 5월 ‘법적 근거 없는 차 없는 거리…오토바이 지나도 속수무책’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차 없는 거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관할 지자체 공무원들이 차량 출입을 단속할 수 없다”며 “모범운전자회 등의 협조로 출입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경찰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도 단속 권한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중략) 이미 들어온 차량은 단속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법적 근거는 있다. 도로교통법 제6조 제1항은 “경찰서장은 (중략)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구간을 정하여 보행자,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차마’는 자동차와 소 그리고 말을 뜻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앞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에서 한 참가자가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광화문은 경찰이 차량을 통제해 광장을 찾은 사람들이 한껏 여유를 즐겼다. 사진/ 이혜진 기자

처벌 근거도 있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각 호’는 하단의 제2항에 “제6조 제1항에 따른 금지·제한 또는 조치를 위반한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라고 나와 있다. 

그럼에도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한은 있으나 인력이 부족해서다. 경찰이 전국의 모든 ‘차 없는 거리’를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 

신촌 '차 없는 거리'에서 한 운전자가 굉음을 내며 배달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이날 이곳에선 10여분 만에 7대의 오토바이가 지나갔다. 사진/ 이혜진 기자

이에 ‘차 없는 거리’엔 늘 위험이 도사린다. 지난 2017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북지방경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차 없는 거리’인 전주 한옥마을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6건의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홍대 차 없는 거리에 대한 글을 올린 한 게시자는 “엄청난 인파 속으로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올해에만 4번 정도 크고 작은 사고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차 없는 거리' 위에 관련 사항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 밑으로 트럭과 승용차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이어 “(홍대 차 없는 거리엔)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인 저녁 8시에 매일 쓰레기차가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 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버스킹 공연이 중단된 상태에서 길을 비켜줘야 한다”며 “일본 신주쿠에서도 차 없는 거리를 실시하고 있지만 거기에 차가 돌아다닌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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