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암보셀리 ‘ 응답하라 킬리만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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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암보셀리 ‘ 응답하라 킬리만자로’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6.10.3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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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탄자니아 북부의 아프리카 평원에 우뚝 솟은 눈 덮인 봉우리의 킬리만자는 해발 5,895m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이자 홀로 솟은 산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사진 출처/킬리만자로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 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아프리카 암보젤리 대 평원에서 롯지에서는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 가사가 생각난다.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만에 도달한 암보셀리 국립공원 350㎢의 평원에서는 킬리만자로가 하늘 구름사이에서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세 개의 화산으로 구성된 킬리만자로 산은 가장 젊고 높은 키보 봉, 서쪽으로는 시라 봉, 동쪽으로 마웬시 봉을 거느리고 우뚝 솟아 있다. 사진 출처/킬리만자로

구름사이로 보일락 말락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보기 위해 이틀을 기다렸지만 야속하게도 겨우 반쯤만 보여줄 뿐 이방인의 카메라를 외면했다. 하늘에 떠 있는 킬리만자로만 촬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킬리만자로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에 자리 잡았다.

영국이 케냐를 식민지로 삼고 독일은 탄자니아를 지배하던 19세기에 본래는 케냐 땅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자신의 조카였던 독일의 빌헬름 2세에게 킬리만자로를 생일선물로 주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350㎢의 평원에 펼쳐진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비행기로 1거리에 있다. 사진 출처/암보셀리 국립공원

남의 나라 땅을 점령하여 사적인 감정으로 영토를 넘겨주고 넘겨받았으니 어처구니없다. 그런 역사에는 아랑곳없이 케냐 땅 암보젤리에서 킬리만자로는 가장 온전한 모습을 선보인다. 그러니 킬리만자로에 직접 오를 것이 아니라면 암보셀리로 가는 것이 좋다.

킬리만자로의 눈 녹은 물은 땅 속으로 흐르다가 암보셀리 평원에 솟아나와 암보셀리 습지를 형성했다. 이 혜택으로 암보셀리는 야생동물들의 낙원이 되었다.

건기가 아니라도 코끼리떼와 사자, 하이에나, 개코 원숭이 등 많은 동물들이 머무는 곳이 암보셀리 국립공원이다. 사진 출처/암보셀리 국립공원

특히 건기 때면 많은 동물들이 습지의 물을 찾아 몰려든다. 건기가 아니더라도 여전히 코끼리떼와 사자, 하이에나, 개코 원숭이 등 많은 동물들이 머무는 곳이 암보셀리 국립공원이다. 킬리만자로의 빙원의 눈은 지속적으로 녹으면서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습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파리 복장을 한 가이드는 “언젠가는 이 야생의 낙원은 거대한 호수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암보셀리 평원은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탄이 널려 있고 제주도 오름처럼 생긴 작은 언덕들도 눈에 들어온다.

암보셀리에서는 사파리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넓은 평원으로 거대한 코끼리가족이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파리 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 출처/암보셀리 국립공원

그 중 누모티오 언덕에 오르면 암보셀리 평원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롯지에서 준비한 와인 잔을 들고 동물들을 좇는 사파리 차량들을 바라보며 킬리만자로를 가린 구름베일이 벗겨지기를 기다렸다.

킬리만자로글 숨긴 구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보았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노래가사가 입안에 맴돈다. 킬리만자로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사파리 여행이 더 흥미롭기 때문이다.

킬리만자로의 빙원에 펼쳐진 눈은 지속적으로 녹으면서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습지가 점차 확대하고 있다. 사진 출처/암보셀리 국립공원

암보셀리에서는 킬리만자로 산이 얼굴을 내밀기를 바라며 사파리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넓은 평원으로 거대한 코끼리가족이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파리 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코끼리나 사자가 사파리 차량으로 접근해 온다 하더라도 놀라거나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아무 일없다는 듯이 무심히 지나가도록 두는 게 서로에게 좋다.

국립공원내에서 여행자들이 차에서 내리는 일이 금지되어 있다. 사파리 차량도 정해진 도로나 차바퀴자국을 따라 이동할 뿐 도로를 벗어날 경우 공원 경비대로부터 벌금을 부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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