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노포·근대역사문화·바다·미식·야간관광 연결해 체류형 도시로
-“먹고 보고 즐기고 머무는 목포”…서남권 광역관광 허브 구축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목포 관광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불러들이느냐에 집중했던 기존 관광정책에서 벗어나, 이제는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무엇을 경험하며,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느냐를 관광정책의 핵심 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강성휘 목포시장이 제시한 방향은 분명하다. 목포를 ‘잠시 들렀다 가는 도시’가 아니라 아침부터 밤까지 먹고,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숙박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시장은 관광전문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목포관광이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목포를 찾은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관광정책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관광객 1000만 명을 달성하는 데 있지 않다. 관광을 통해 지역에서 실제 소비가 일어나고, 숙박과 음식점, 골목상권으로 돈이 흐르며, 나아가 사람들이 목포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생활인구 100만’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경험의 질이 중요”

강 시장은 목포 관광의 가장 큰 과제로 ‘스쳐 가는 관광’을 꼽았다.
목포에는 이미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원도심, 남도미식, 목포해상케이블카, 해양·섬 관광, 해상W쇼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다. 문제는 각각의 자원이 개별 관광지로 소비되는 데 그치면서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충분히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새로운 시설을 무조건 추가하기보다 기존 관광자원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목포를 찾은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관광객이 관광지만 둘러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과 상점, 숙박시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강 시장의 구상은 ‘목포에서만 가능한 하루’를 만드는 것이다.
낮에는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원도심을 걷고, 목포의 음식과 식재료를 경험한다. 이후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다도해 풍광을 즐긴 뒤 저녁에는 해상W쇼와 야간경관을 감상한다. 여기에 숙박까지 연결하면 당일 관광을 1박 이상의 체류관광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목포의 경쟁력은 맛과 시간”…50년 노포도 관광자원

강 시장이 목포 관광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는 것은 의외로 거창한 관광시설이 아니다.
바로 ‘맛과 시간’이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50년 이상 노포와 목포의 음식문화, 그리고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역사문화자원이 다른 도시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목포만의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목포만의 가장 큰 관광 경쟁력은 오랜 세월 이어온 목포의 맛과 근대역사문화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해양관광과 야간관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목포만의 강점입니다.”
특히 강 시장은 단순히 유명 음식점을 찾아가는 관광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포의 식재료와 음식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50년 이상 된 노포를 방문한 뒤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걷는 식으로 음식과 역사, 공간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겠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왜 이 음식을 목포에서 먹어야 하는가’로 관광의 의미를 확장하는 접근이다.
바다 위에서 즐기는 ‘해양 다이닝’…밤을 붙잡는다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요트와 미식을 결합한 ‘해양 다이닝’이다.
목포 앞바다의 풍광과 미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재즈 등 공연 콘텐츠를 접목해 저녁 시간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구상이다.
낮 관광이 끝난 뒤에도 바다와 음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이어져야 숙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이다.
이미 해상W쇼는 목포의 대표적인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목포시는 해상W쇼를 단순히 ‘보고 끝나는 공연’으로 소비하지 않고 숙박과 원도심 상권으로 연결하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평화광장 일대에 집중되는 관광객을 원도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맛집 할인 쿠폰 등 지역 상권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강 시장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만으로 원도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사람이 머물고, 먹고, 사고, 생활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도심은 ‘보존’과 ‘관광’을 함께 살리는 공간

강 시장은 이 문제를 보존과 개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지켜야 할 역사문화자산은 보존하면서 그 공간에 문화·예술·미식 콘텐츠를 더해 주민의 삶과 관광수익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광객이 원도심을 찾아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과 카페, 상점,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원도심 재생의 핵심도 ‘관광객 수’가 아니라 체류와 소비에 맞춰져 있다.
목포를 서남권 관광의 ‘베이스캠프’로

강 시장의 시선은 목포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신안과 무안 등 인근 지역의 해양·생태관광 자원과 목포의 미식·숙박 인프라를 연결해 서남권 광역관광의 베이스캠프로 목포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목포·신안 1박2일 연계상품을 시작으로 목포·무안·함평·신안 등 4개 시·군이 인플루언서 팸투어와 공동 홍보영상 제작 등에 나서고 있다.
또한 서남권 통합 관광플랫폼을 통해 흩어진 관광정보를 한곳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광역관광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강 시장이 그리는 그림은 목포에 짐을 풀고 인근 섬과 지역을 여행한 뒤 다시 목포로 돌아와 숙박과 식사, 쇼핑을 하는 관광 구조다.
목포가 관광의 종착지가 아니라 서남권 여행의 출발점이자 체류 거점이 되는 셈이다.
외국인 FIT 공략…해양유산·K-미식 묶는다

글로벌 관광객 유치에도 속도를 낸다.
목포가 보유한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의 신안선 유물과 근대역사문화공간, K-미식 등을 하나로 묶어 일본과 중화권을 비롯한 외국인 개별관광객(FIT)을 겨냥한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강 시장은 “해양유산연구소 유물전시관, 근대역사문화공간, K-미식 등을 비롯한 목포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결합해 일본·중화권을 비롯한 글로벌 개별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요트와 선셋·디너크루즈 등 고부가가치 해양레저 상품도 결합한다.
특히 목포대교 야간경관과 해상W쇼를 요트 위에서 동시에 즐기는 프리미엄 상품은 단체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객단가가 높은 FIT와 럭셔리 관광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는 콘텐츠로 기대된다.
생활인구 100만’은 관광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강 시장이 말하는 ‘생활인구 100만’은 관광객 숫자를 부풀리는 방식의 인구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목포에서 일하고, 소비하고, 즐기며 도시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광정책은 의료·교육·일자리 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
특히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유치 문제를 지역 인구와 산업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 시장은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단순히 병원이 하나 더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며 “목포를 비롯한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고, 지역의 인구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반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관광객을 끌어오는 것만으로 지방소멸을 막을 수는 없다.
관광으로 도시를 경험한 사람이 다시 찾아오고, 일자리를 찾아 정착하고,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는 것이 강 시장의 판단이다.
관광에서 산업으로…‘사람이 남는 목포’ 만든다

목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관광만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해상풍력과 친환경 선박, K-김산업, 관광·MICE 산업 등을 새로운 일자리와 인구구조를 만들어낼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다.
해상풍력은 목포신항을 중심으로 제작·조립부터 운송·설치·유지보수까지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김산업 역시 단순 가공을 넘어 연구개발과 수출·물류까지 확장해 ‘K-김 하면 목포’라는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관광은 산업과 분리된 별도의 정책이 아니다.
사람이 찾아오고, 돈을 쓰고,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가족이 정착하는 구조를 만드는 도시 전략의 한 축이다.
“보류 행정 끝내고 혁신행정 시작하겠다”

강 시장이 관광과 산업을 아우르는 도시 혁신의 전제조건으로 꼽는 것은 행정의 변화다.
그는 취임 이후 ‘보류 행정은 끝내고 혁신행정을 시작하자’를 강조해 왔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하고, 시민에게 필요한 일에는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행정을 하겠습니다.”
목포가 관광도시로서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오는 것보다 관광객의 발길을 어떻게 원도심으로 연결할 것인지, 당일 관광을 어떻게 숙박으로 바꿀 것인지, 관광소비를 어떻게 지역경제로 확산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강 시장이 제시한 해법은 새로운 랜드마크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목포가 가지고 있는 맛과 역사, 바다와 섬, 야간관광을 하나의 시간표와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목포의 맛으로 시작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걷고, 바다를 건너고, 밤에는 해상W쇼를 보고, 숙박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
강성휘 시장이 말하는 ‘목포에서만 가능한 하루’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결국 ‘목포에서 머무는 밤’이다.
그리고 그 밤이 쌓여야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고, 지역에서 소비가 일어나며, 나아가 목포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생활인구 100만’이라는 도시의 미래도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