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1세에 금메달 따고 싶어” 비보이 ‘세계3위’ 홍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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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1세에 금메달 따고 싶어” 비보이 ‘세계3위’ 홍텐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5.25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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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올림픽 채택되면 안 좋은 인식 바뀔 듯”
지난해 부천에서 열린 제3회 BBIC(부천세계비보이대회)의 심사위원 쇼에서 세계 정상급 비보이 홍텐이 이른바 '홍텐프리즈'라고 불리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홍텐 제공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발레 콩쿠르 1위는 (병역특례 리스트)에 있는데 비보이(B-boy) 1등은 없다. 그런데 비보이가 국위 선양이나 한류 확산에 훨씬 더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탄소년단’을 군 면제 해달라는 얘기가 있어 병역특례를 주는 국제대회 리스트를 살펴보니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하 의원의 말처럼 비보이는 한류를 확장시켰다. 24일 밤 서울 여의도 ‘레드불 비씨원 캠프 코리아 2019’ 행사장에서 만난 비보이 홍텐(36‧본명 김홍열)도 비슷한 생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보이 국제대회 '레드불 비씨원 2019(Red Bull BC One 2019)'의 한국대표 선발전이 열린 24일 밤 서울 여의도 위워크 건물에서 홍텐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한류 열풍 불기 전 비보이 있었다”

그는 “한류 열풍이 불기 전 부터 비보이들은 외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한국을 알려왔다”며 “사실 2000년대 초반에 외국 대회에 나갔을 땐 제 국적을 묻지도 않고 “일본? 중국?”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비보이가 한류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며 “실제로 요즘 외국에서 공연하면 (관객으로부터) 우리나라 어떤 가수의 팬이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레드불 비씨 원 월드파이널 2013(Red Bull BC One World Finals 2013)에서 우승한 홍텐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레드불 비씨 원 공식 트위터

“브레이킹, 올림픽 채택될 것”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브레이킹(Braking)이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유력해진데 대해선 비보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 당연히 (채택)되리라 믿는다”며 “그래야 “언제 정신 차릴래?” “어휴, 어린애들” 등 비보이를 무시하는 말이나 안 좋은 인식이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브레이크 댄스,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 4개 스포츠를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20년부터 올림픽 개최도시가 추가 종목을 제안할 수 있게 된데 따른 것이다. 이는 갈수록 줄어드는 올림픽의 인기에 IOC가 내린 자구책이다. 위원회는 대신 유럽에서 인기가 없는 야구와 소프트볼, 가라테를 뺄 예정이다.

24일 밤 서울 여의도 위워크 건물에서 홍텐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금메달 따면 진지한 사람으로 봐줄듯…한국인 독해”

홍텐은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올림픽이 열릴 땐 제 나이가 41세”라며 “그래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 그러면 저를 좀 더 진지한 사람으로 봐주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말했다.  

비보이나 아이돌 그룹 등 우리나라에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독해서 그렇다”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지 않나. 브레이킹도 한강의 기적처럼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독한 근성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레드불 비씨 원 월드파이널 2013에서 공연하고 있는 홍텐. 사진/ 유튜브 '레드불 비씨 원'

“외국 비보이는 그냥 즐겨…뭐가 더 좋은지 모르겠다”

또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함께 한의 정서도 한 몫 했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목표를 정하면 ‘이걸 꼭 해낼 것이다’라는 의지를 갖지만, 외국인들은 그냥 즐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뭐가 더 좋은 건지 모르겠다”며 “한국 비보이들처럼 춤을 추면 대회에서 성적은 더 잘 나오지만, (춤을 즐기며 추는) 외국 비보이를 보며 ‘내가 춤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의심할 때도 있다. (대회에서) 지면 내 인생 자체가 끝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24일 밤 서울 여의도 위워크 건물에서 홍텐이 인터뷰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내가 세계 3위? 순위 관심 없어”

자신의 세계 랭킹 순위(25일 현재 ‘비보이 랭킹즈’ 기준)에 대해서는 “제가 3위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순위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비보이를 단순히 순위로만 구분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도대체 어떻게 순위를 매기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우승했다가도 내일 1차전에서 떨어질 수 있는데,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레드불 비씨 원 월드파이널 2016에서 결승전에서 공연하고 있는 홍텐. 사진/ 유튜브 '레드불 비씨 원'

“늦었겠지만 다시 1등 하고 싶다”

그는 브레이킹 대회인 비씨원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길 바란다. 

그는 “3년 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비씨원에서 또 2등을 해 아쉬움이 있다”며 “당시 (결승에서) 당연히 이긴 줄 알았는데 졌다. 솔직히 이젠 (1등을 다시 하긴) 늦은 것 같지만, 혹시 운이 따른다면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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