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류백제서 미군부대까지...시공 넘나드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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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류백제서 미군부대까지...시공 넘나드는 시간여행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8.06.29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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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자 박명식 강사와 함께 ‘인천 부평으로’

부평에서 7대째 뿌리내리고 사는 박명식 강사. 그는 부평의 역사 강의로 지역민들과 지식을 나누고 있다. 역사연구가이자 향토사학자이며 여행가다. 사진/ 최승언 기자

“고려시대 충렬왕 때만 해도 부평의 원래 이름은 길주목이었습니다. 그 아들이었던 충선왕이 부평부로 강등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권력다툼의 결과였지요. 어쨌든 충선왕때부터 부평이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지난 22일 부평문화원내 한 커피숍에서는 50대 후반의 중년이 대여섯 명의 수강생들에게 부평의 역사를 강의하고 있었다.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강의에 수강생들은 빨려들고 있었다.

조선시대 인천에 철도가 놓였다. 제물포에서 노량진까지 연결하던 경인선 철도. 사진/ 인천시

이 집중도 높은 강의의 주인공은 부평에서 7대째 뿌리내리고 사는 박명식 강사였다. 그는 부평의 역사를 추적 발굴하고 지역민들과 공유하는데 삶의 희열을 느낀다.

최근에는 책을 써보라는 지인들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자료를 수집하는 중이다.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탐사도 수행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30여 차례 역사탐방을 수강생들과 수행한 바 있다.

10명 안팎의 수강생들이 모이면 야외에 나가서 부평의 역사 강의를 해주며 지역민들과 지식을 나누고 있다. 역사연구가이자 향토사학자, 여행가인 셈이다. 박명식 강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역사를 전공한 것도 돈이 되는 일도 아니지만 즐거워서”이다. 고향 부평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이기도 하다.

부평은 한반도 역사에서 시대마다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사진은 일제강점기 조병창이 있던 곳에 자리잡은 미군부대 캠프마켓. 사진/ 인천시

박명식 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부평은 한반도에서 역사적으로 시대마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냈다. 고조선 역사에는 갑자기 나타난 배다른 형제 유리왕자에게 왕권을 넘긴 비류와 온조 왕자가 남하하다가 백제를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때 비류가 도읍지로 삼은 곳이 바로 미추홀 지금의 문학 부평이었다. 부평은 조선시대에도 도읍지 후보에 올랐다. 전설에 따르면 무학 대사가 한양, 계룡 등을 놓고 도읍을 선택할 때 유력한 후보지였다. “100개의 봉우리가 둘러친 천혜의 요새인데다가 굴포천이 흐르고 바다를 끼고 있어 대중국 무역에도 좋은 입지를 점하고 있었다.

문학산성이 품은 문학산. 비류백제의 비류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사진/ 한국학평생연구원

그러나 부평은 최종후보지를 한양에 넘겨주고 만다. 무학대사가 100개로 계산했던 봉우리가 다시 세어 봤을 때 99개로 한 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도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흰 구름이 봉우리 하나를 가렸기 때문이었다. 정사자료로 확인할 수 없지만 지역인들의 아쉬움이 담겨있는 전설이다. 지금의 백운역이 있어 이 전설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부여해주고 있다.

“부평은 고려시대에는 보부상의 활동 무대였습니다. 삼남지역에서 올라오는 보부상들이 개경으로 나아갈 때 부평을 거치면 남한강 북한강 예성강을 건너지 않아도 되었던 길목이었죠” 박명식 강사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는 응방을 두었다. 매를 잡아 원나라와 조공무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인천대공원. 박명식 강사는 캠프마켓과 연결하여 세계적인 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일제는 이곳에 염전을 조성했다. ‘인천 짠물’이라는 말도 이때로부터 비롯되었다. 일제는 염전 외에도 부평에 조병창을 만들어 중국 침략을 계획했고 일본이 패망한 이후에 미군은 부평을 세계 최대의 보급기지로 삼았다.

부평이 한반도 역사에서 시대마다 중추적인 담당해왔다는 자부심이 박명식 강사의 설명에서 배어있는 듯했다. 박명식 강사는 지역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미군부대 반환 후 캠프마켓의 활용 방안에 관련한 위원회 등에 참여하며 조례제정에도 관여했다. 박명식강사는 “부영공원과 인천대공원을 연결하고 역사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세계적인 공원으로 조성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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