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유여행] 수천수만 홍학무리 춤추는 그곳... 케냐 연분홍 빛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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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자유여행] 수천수만 홍학무리 춤추는 그곳... 케냐 연분홍 빛 투어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6.2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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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라밍고 편대 비행에 ‘우아’ 탄성... 카메라 셔터소리 ‘분주’
홍학들이 작은 바닷말을 먹다가 날아오르며 황홀한 비행술을 보인다. 카메라 앵글이 홍학의 춤사위를 좇는다. 사진/ One World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나이로비를 벗어나 나이바샤 호수 국립공원으로 달려가는 길. 아카시아 나무가 가로수가 차창밖으로 지나간다. 서북쪽으로 약 한 시간 반을 달린 곳에 홍학들의 천국 나이바샤 호수가 있었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플라밍고들이 호수 변을 따라 기다란 연분홍 띠를 이루었다. 이곳에서 약 80킬로미터 더 북서쪽을 올라간 나쿠루 호수가 본래 홍학들의 집결지라는 데 이번에는 나이바샤 호수로 홍학들이 몰렸다. 홍학이 모이기 위해서는 호수 수위와 온도가 적당해야 한다.

구름처럼 몰린 홍학들은 나무젓가락 같이 기다란 붉은 다리를 얕은 물가에 내리고 홍학들이 호수바닥에서 무언가를 찾는데 열중한다. 사진/ bugbog

수없이 많은 홍학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이드의 말과 달리 나쿠루에서는 홍학은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이곳까지 와서 홍학을 못보고 가나 했던 아쉬움을 나이바샤의 홍학들이 기쁨으로 되돌려 주었다.

구름처럼 몰린 홍학들은 나무젓가락 같이 기다란 붉은 다리를 얕은 물가에 내리고 호수바닥에서 무언가를 찾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사람 좋게 생긴 가이드는 햐얀이를 드러내며 호수바닥에 난 조류를 ‘앨지’라고 뜯어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학들은 짧은 다리에 물갈퀴를 가진 오리처럼 물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수 깊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호수 변에서 무리를 이루는 이유다. 학의 길쭉한 다리 덕에 깃털하나 젖지 않고 조류를 먹는다.

여행자는 호수변 선착장에서 가이드가 건네주는 구명조끼를 걸치고 보트에 오른다. 보트엔진을 잠시 끄면 자연의 소리가 들려온다. 사진/ Wilderness Tours

그 동작들이 마치 춤을 추듯 일사 분란했다. 홍학은 날개 일부, 부리와 다리에 붉은색을 띠고 있어 홍학이라고 불린다. 현지에서는 플라밍고라고 했다. 그 외에는 백색을 가진 학의 일종이다. 홍학들이 호수변에 운집해 있으면 백색과 붉은 점들이 혼합되어 연분홍 빛이 만들어 진다.

호수변 선착장에서 가이드가 건네주는 구명조끼를 걸치고 보트에 올랐다. 자연의 소리에 틈입한 보트의 엔진음에 놀랐을까? 홍학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환상적인 모습이다. 호수바닥의 작은 바닷말을 먹고 저렇게 황홀한 비행술을 보여주다니...카메라 앵글이 홍학의 춤사위에 쫒는다.

홍학들은 짧은 다리에 물갈퀴를 가진 오리처럼 물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수 깊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호수 변에서 무리를 이루는 이유다. 사진/ jenmansafaris

호수변 홍학들의 움직임도 신비롭다. 마치 군대 제식 훈련을 보는 듯하다. 좌향좌 우향우 등이 훈련을 받은 군대 같은 움직임이다. 물에 반연된 홍학의 모습들을 촬영하다 보면 지휘자도 없는데 저런 동작이 나온다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홍학들이 수십 마리씩 분대 단위로 모델이나 된 듯이 연신 이륙한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다가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처럼 하늘에 오른다. 멀리 푸르스름한 빛으로 날아갈 듯싶더니 다시 호수 변으로 선회 착륙한다.

홍학 비행단의 묘기에 카메라 셔터 소리가 분주하다. 홍학들의 무리를 잠시 뒤로하고 호수 주변 녹지를 찾아가면 얼룩말, 임팔라 등 야생동물들이 풀을 뜯는 모습이 보인다. 사자 같은 맹수들이 없는 곳이라 초식동물들은 더 평온해 보인다.

하마의 폐활량 큰 숨소리가 들려올 뿐 햇빛에 빛나는 호수는 평화를 노래한다. 사진/ Tour East

호수에는 가마우지도 보였다. 바위에 앉아 물에 젖은 깃털을 말리느라 날개를 펄럭인다. 사람들을 위해 물고기를 사냥하는 중국 계림의 가마우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호수 변에는 이집트 기러기와 이름도 알 수 없는 새들이 이방인의 시선을 빼앗는다.

하마 가족은 잠망경 같은 눈과 코를 수면에 내놓고 이방인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다가 카메라 셔터소리에 귀를 털어낸다. 보트의 엔진을 끄면 자연의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물속에서는 참았던 하마의 폐활량 큰 숨소리가 들려올 뿐 햇빛에 빛나는 호수는 평화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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