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여행] ‘노인과 바다’ 만난다...헤밍웨이 살던 ‘코히마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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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 ‘노인과 바다’ 만난다...헤밍웨이 살던 ‘코히마르’로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4.26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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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나 동쪽 25킬로미터 어촌... 작가 머물던 저택, 술집 ‘고스란히’
헤밍웨이 동상이 들어서 있는 정자와 정자의 옆으로 서 있는 코히마르 성채가 평화로운 그림을 연출하는 코히마르. 사진/ La Habana.com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단신으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벌써 84일째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세월을 허비하는 중이었다.”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는 산티아고 노인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먼 바다로 나간 산티아고 노인의 낚시 줄에도 마침내 거대한 청새치가 걸려든다. 그 청새치는 노인의 조각배를 끌고 다닐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크기였다.

청새치와 사투를 펼친 끝에 산티아고 노인이 항구로 돌아왔을 때 상어 떼가 공격을 받은 청새치는 뼈다귀만 남아 있었다.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항구는 작은 어촌이다.

헤밍웨이가 바다낚시를 즐기기 위해 실제로 살았다는 코히마르는 하바나에서 25km떨어져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사진/ La Habana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집필할 무렵에는 낚시에 빠져 있었다. 산티아고 노인을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헤밍웨이는 소설 속에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헤밍웨이가 바다낚시를 즐기기 위해 실제로 살았다는 해변마을 코히마르(Cojimar)는 하바나에서 단지 25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선착장 말뚝에 앉은 갈매기가 평화로운 그림을 연출하는 코히마르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마을 해변에 원형 고리를 기둥이 받들고 있는 정자 모양의 조형물 중앙에 헤밍웨이 상반신 동상을 배치해 두었다. 헤밍웨이와 낚시를 하던 어부들이 세운 것이다.

테라자 카페. 헤밍웨이와 산티아고 노인의 실제 모델인 그레고리오 푸엔테스 노인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카페다. 사진/ Salsaworldtraveler

이 동상을 만나는 순간 헤밍웨이가 살던 소설 속의 마을에 왔음에 실감이 난다. 이 동상 앞쪽에 서 있는 벽돌 건물 코히마르 성채는 고풍스럽다.

소설 속에 노인이 마시던 상어간유를 보관했던 창고는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헤밍웨이가 들렸다는 ‘테라자’ 카페가 반긴다. 손님을 받지 않는 이 ‘헤밍웨이 테이블’은 바다 경관이 펼쳐지는 창가에 자리잡았다. 마치 헤밍웨이가 시가를 물고 들어서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다.

테라자 카페. 내부에는 헤밍웨이가 술을 마셨다는 테이블이 남아 있다. 사진/ lahabana.

이 마을이 아직도 헤밍웨이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헤밍웨이가 이곳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이 마을을 배경으로 삼아 소설 ‘노인과 바다’를 써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니 헤밍웨이 삶에서 코히마르 마을은 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헤밍웨이는 20년간 이 코히마르에 머물며 동네사람들을 친하게 지냈고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알려진다.

헤밍웨이가 살던 저택의 이름은 ‘핑카바히아’다. 헤밍웨이가 살던 가재도구를 그대로 남겨 박물관처럼 꾸몄다. 헤밍웨이와 산티아고 노인의 실제 모델인 그레고리오 푸엔테스 노인의 사진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냥을 즐겼다. 헤밍웨이 박물관에는 애생동물 박제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Thesalmons
헤밍웨이가 살던 저택의 이름은 ‘핑카바히아’다. 헤밍웨이가 살던 가재도구를 그대로 남겨 박물관처럼 꾸몄다. 사진/ Visit Cuba

하바나에 지금도 남아있는 문도 호텔에 머물던 작가는 이쪽 코히마르로 저택을 옮겨와 살았다. 나중에 쿠바와 미국 간 관계가 악화되자 헤밍웨이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그의 저택은 쿠바 혁명정부에서 귀속되었다.

언덕 위에 있는 헤밍웨이 저택은 수영장이 있고 작가가 바다낚시에 사용하던 보트도 전시해 두었다.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정자까지 있어서 헤밍웨이가 이 저택에서 여유로운 삶을 꿈꾸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영양과 가젤 등 야생 동물 머리 박제를 저택 벽에 걸어두었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냥을 즐겼다. 비치해둔 술병들을 주인이 헤밍웨이였음을 말해주는 듯하다. 헤밍웨이는 시가를 즐겼으며 데킬라와 럼주를 마시던 주당이었다. 술을 좋아하던 작가는 가고 없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코히마르를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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