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 이상엽 기자 메르스 환자를 태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HL7789기가 26일 홍콩은 물론 중국 계림, 27일에는 일본 나고야, 중국 창춘을 비행한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전 세계 수천 대의 항공기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비행추적 서비스하는 ‘Flightradar24’ 홈페이지를 통해 ‘HL7789’ 편의 26일부터 29일까지 이동 경로를 파악한 결과 확인된 것이다.
보건당국과 아시아나항공은 27일 밤에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통보를 받고 해당 기종의 소독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26일과 27일에 중국과 일본 등지를 오간 것이 확인되면서, 소독 전 당시 이 비행기를 탄 승객들에 대한 메르스 공포는 커지게 됐다.
29일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WHO방침에 따라 ‘중국 환자’가 된 A(44)씨는 26일 오전 아시아나항공 HL7789편을 타고 홍콩으로 출국했다. 해당 기종은 당일 승객들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되돌아왔고, 당일에 중국 계림을 운항했다.
HL7789편은 27일에는 인천~다롄, 인천~나고야, 인천~창사 노선을 운행했다. 보건당국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해당 기종은 중국과 일본 등을 방역 없이 여러 지역을 운항한 셈이다.
현재 보건당국과 아시아나항공은 26일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메르스 환자의 탑승 사실을 알리고 있지만, 방역 전 상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방역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오번대학의 키릴 바그레노프 연구팀은 메르스가 O157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과 함께 비행기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다고 미국 미생물학 학회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메르스가 좌석 등받이 포켓의 물질에서 168시간 동안 생존해 있었다며, 청결한 위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항공기는 보건당국의 통보를 받고 소독을 했으며, 당시 노선을 운행한 승무원들도 격리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는 해당 기종은 정상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래 영상은 지난 26일 메르스 환자를 태운 아시아나항공 HL7789기 모습. 동영상/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