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에는, ‘왜’ 나왔던 여행지만 ‘또’ 소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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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에는, ‘왜’ 나왔던 여행지만 ‘또’ 소개할까?
  • 양광수 기자
  • 승인 2017.02.1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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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청·여행사 지원 없이 촬영불가... 근거리만 많아져
여행 방송프로그램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도 한 채널 건너 한 채널씩 여행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사진/ 서인영 인스타그램

[트래블바이크뉴스=양광수 기자] 여행 방송프로그램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도 한 채널 건너 한 채널씩 여행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스캐너는 지난해 항공권 검색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방송을 통해 알려진 여행지의 항공권 검색률이 방영월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나미비아 빈트후크,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청두가 큰 홍보 효과를 누렸다.

여행자에게 다소 생소한 나라였던 나미비아의 경우 11.1 배가량 상승했으며, 레이캬비크도 4.2배가량 검색량이 증가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청두 역시 방송 직후 각각 2.2배와 5.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자에게 다소 생소한 나라였던 나미비아의 경우 11.1 배가량 상승했으며, 레이캬비크도 4.2 배가량 검색량이 증가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청두 역시 방송 직후 각각 2.2배와 5.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DB

그러나 방송에서 최근 여행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는 A 씨는 “지난해는 다양한 여행지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지만, 올해는 뻔한 여행지만 나와 조금은 식상하다”며 “최근 정치문제로 시끄러운 지역의 방송이 많은 이유도 궁금하다”고 궁금증을 나타냈다.

A 씨의 말대로 2017년 방송된 여행프로그램 10여 개를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일부 여행지, 특히 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중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일본, 태국 등이 가장 많이 방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방송된 여행프로그램 10여 개를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일부 여행지, 특히 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올해는 뻔한 여행지만 나와 조금은 식상하다는 평가다. 사진/ 페이스북 캡쳐

동남아시아 지역의 B 관광청 관계자는 “단순히 방송국의 경비로만 촬영하는 곳이 몇 곳 없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관광청이나 여행사의 지원으로 제작되는 만큼 지원이 확실한 곳으로 방송 촬영이 몰리는 것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그는 S급으로 분류된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연예인과 스태프의 체류 비용뿐만 아니라 추가로 ‘억’ 단위의 웃돈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방송시간이나 국내 최정상급 연예인이 활약하는 만큼 문의도 많은 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해외관광청에서 거액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방송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홍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단기간에 큰 인지도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이처럼 해외관광청에서 거액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방송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홍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단기간에 큰 인지도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해외관광청 입장에서는 선호하는 되고 있는 방법이다. 더불어 시청자 입장에서도 잘 모르던, 혹은 알고 싶었던 여행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지일 경우, 항공료는 물론 체류에 있어 방법이 까다로워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행하기 수월하고, 여행의 ‘모범답안’이 제시되는 근거리 여행지로 방송 채널이 몰리는 것이다.

한국 예능방송의 경우 한류 붐을 따라 아시아 지역 전역에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지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 뭉쳐야 뜬다

C 관광청 관계자 역시 “2015년 1931만 명에 머물렀던 한국인 여행자 수가 지난해만 2238만 명에 이르고 있다”며 “다른 지역 같은 경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기도 모호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기 여행지에 사람이 몰려 오히려 여행의 질을 낮아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예능방송의 경우 한류 붐을 따라 아시아 지역 전역에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지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떴다 싶으면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해당 지역의 호텔을 싹쓸이하기 때문에, 조용한 여행지를 선호하는 최근 우리나라의 여행 트렌드와는 다소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행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사진/ 배틀트립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떴다 싶으면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해당 지역의 호텔을 싹쓸이하기 때문에, 조용한 여행지를 선호하는 최근 우리나라의 여행 트렌드와는 다소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방송에 나왔다고 유행을 따라 바로 여행을 떠나기보다는 꼼꼼한 비교와 사전 정보수집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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