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상생의 미학이 빛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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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상생의 미학이 빛나는 곳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7.0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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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곳이 바로 목적지가 된다, 피라 마을, 이아 마을
산토리니는 빛이 만들어낸 도시다. 파란 에개 해를 배경으로 하얀 집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진은 이아 마을의 명소인 아틀란티스 서점. 사진 출처/ 그리스관광청 홈페이지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어느 계획도시도 이처럼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이다. 산토리니는 그리스의 400개가 넘는 섬 중 하나로 에게 해에 위치해 있다. 산토리니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벼랑을 따라 붙은 듯 이어진 하얀 집들과 파란 교회 지붕이다.

피라에서는 아랫집의 지붕을 자연스럽게 윗집에서 테라스로 사용하는가 하면 사이좋게 머리를 맞댄 집들이 미로처럼 재밌는 길을 만들어낸다.

피라에서는 아랫집의 지붕을 자연스럽게 윗집에서 테라스로 사용하는가 하면 집과 집 사이 공간을 길로 이용한다. 사진 출처/ 그리스관광청 페이스북

산토리니의 미학적 풍경은 이웃에 대한 배려에서 탄생했다. 내 집과 네 집의 경계를 허물고, 내 집의 지붕을 다른 집의 테라스로 제공하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성처럼 거대한 건축물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판교의 고급빌라단지도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윗집과 아랫집의 경계를 허문 일체형 단지를 구성한 바 있다.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모여 있는 피라 마을

피라는 서쪽 절벽에 위치한 덕에 광활한 에개해의 풍경을 한눈에 담기에 유리하다. 사진 출처/ 산토리니관광청 홈페이지

이곳의 핵심 지역은 피라(Fira) 마을이다. 구항구 바로 위쪽에 자리 잡은 피라는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점 등 상업시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한편 피론(Firon) 구항구에서는 이웃 섬으로 연결되는 작은 배만 뜨고 내린다. 아테네에서 들어오는 페리는 신항구인 아티니오스(Athinios)를 이용하고 있다.

피라는 서쪽 절벽에 위치한 덕에 광활한 에개 해의 풍경을 한눈에 담기에 유리하다. 해 질 무렵이면 희고 푸르던 섬이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전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를테면 이란 어디쯤의 흙으로 된 집들이 떠오른다.

구항구 바로 위쪽에 자리 잡은 피라는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점 등 상업시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사진 출처/ 산토리니관광청 홈페이지

어둠이 내리면 피라 거리에는 예쁜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여행자는 따스한 커피 생각에 카페 문을 두드린다. 이탈리아 특유의 열정으로 무장한 음악이 클럽에서 흘러나오고 알록달록한 기념품점이 여행자의 발길을 유혹한다.

산토리니에는 밤이 없다. 호텔에 들어와 누워도, 꿈결처럼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250m 절벽 위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데는 약 200유로가 든다. 결코 싸다고는 할 수 없는 비용이지만 그만한 보상을 하므로 강추!

세계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이아 마을

우리가 알고 있는 산토리니의 이미지는 이아 마을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 출처/ 그리스관광청 페이스북

피라는 중심부 도시인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세계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이아 마을까지 20분이면 족하다.

산토리니 북쪽 끝에 있는 이아(Oia)는 피라 마을과 함께 산토리니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피라에 비해 퍽 조용한 곳으로 대낮에는 주인 없는 개들이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 질 무렵이면 산토리니를 찾은 관광객들은 노을을 보기 위해 이아 마을 꼭대기로 집결한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던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면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끌어안는다. 연인들은 달콤한 입맞춤으로 아무 일 없이 하루해가 졌음을 축하한다.

산토리니에서 빼놓으면 안 될 곳 중 하나인 카마란 비치. 투명한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면 일상의 피로는 단번에 날아간다. 사진 출처/ 매튜 배럿의 트래블가이드

이아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뷰는 파란색 지붕의 아기오스 조지오스 교회가 들어간 바다 풍경이다. 이 교회 지붕은 지중해 푸른빛과 호응하면서 산토리니를 더욱 아름답게 채색한다.

이 마을 또 하나의 명소는 아틀란티스 서점이다. 영국인 청년 두 명이 산토리니에 놀러왔다가 개점했다고 하는 이곳은 평온한 휴양지 마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작고 아기자기한 책방이다. 책을 사는 사람보다 서점 구경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아 마을 또 하나의 명소는 아틀란티스 서점이다. 영국인 청년 두 명이 산토리니에 놀러왔다가 개점했다고 한다. 사진 출처/ 산토리니관광청 홈페이지

그밖에 피론 구항구에서 피라 마을까지 이어지는 580계단을 당나귀로 올라가는 체험이 인기다. 이곳 당나귀는 구불구불하고 깎아지른 듯한 계단을 따라 흔들흔들 용케 잘도 올라간다.

산토리니의 길들은 비좁은 데다 미로 같아서 길을 잃기 쉽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어디든 아름다운 창과 대문이 있고, 그 옆에는 맛있는 커피를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으니까. 길을 잃은 곳이 바로 목적지가 되는 곳이 바로 산토리니다.

산토리니에 왔다면 그리스가 자랑하는 지중해식 요리를 맛보자. 신선한 올리브유과 생선, 야채, 과일이 어우러지는 건강식단이다. 사진 출처/ 그리스관광청 페이스북

산토리니의 성수기는 6월에서 8월이 사이다. 이때가 가장 날씨가 좋다. 겨울에는 에게 해의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많은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여름과 같은 낭만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아테네에서 페리호를 타고 산토리니를 찾을 때는 ‘티라’ 행을 끊어야 한다. 현지에서 산토리니는 지칭하는 말이 티라 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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