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임진각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여행지인 DMZ의 관문으로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임진각 일대에는 50여년 만에 개방이 된 자유의 다리와 한반도의 지형의 통일연못,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기념비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자리 잡고 있다.
임진각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멈춰선 시각은 1950년 12월 31일 밤 10시.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 군수물자를 싣고 개성역을 출발한 열차는 황해도 한포까지 달려갔으나 갑자기 중공군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열차라고 퇴각하지 않을 수 없어 부지런히 오던 길을 되돌아 달렸다.
자동차라면 골목에 숨고 사람이라면 풀숲에 숨지만 정해진 선로를 달릴 수밖에 없는 열차는 선로 위에 선 채로 폭격을 맞아야 했다. 그래서 전쟁이 나면 많은 열차가 선로 위에서 전사한다.
육중한 쇠바퀴, 원통형의 큰 화통을 통해 위용을 자랑하던 증기기관차는 1200개의 총탄 자국을 안은 채 운행을 중단, 비무장지대 내 장단역에서 58년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어디서 날아온 씨앗인지 열차 안에 뽕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열차를 집 삼아 구멍 뚫린 천정 위로 가지를 뻗던 뽕나무가 독립한 것은 2009년의 일로 긴 세월 비무장지대에 방치되어 있던 열차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으로 옮기면서부터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식된 장단역 열차와 그 안에서 열차를 지키던 뽕나무 한 그루. 더 달리지 못하는 열차의 마지막 손님이었던 뽕나무는 지금 열차를 기다리는 형상으로 임진각 그 서러운 대지 위에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