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프랑스 아비뇽=윤서연 기자] 남부 프랑스의 도시들은 아름다운 자연경관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적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라 더욱 다양한 주제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유명한 화가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이나 폴 세잔의 아틀리에가 있는 엑상프로방스에서 그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특히 아비뇽은 중세시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역사적인 사건 ‘아비뇽 유수’ 의 배경이 된 곳이라 과거로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니스에서 시작한 프랑스 남부 여행의 다음 행선지는 마르세유 였다. 하지만 하루 전 날 들은 마르세유 기차역 사고 소식 때문에 취소하고 니스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니스에서 아비뇽으로 동선을 정한 후 가장 먼저 ‘레일플래너 앱’을 켰다. 유레일 그룹에서 배포한 레일플래너 앱은 기차 노선도, 시간표, 주요 관광지 정보와 유레일 패스 혜택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료 앱이다.
니스의 따뜻한 햇볕을 조금 더 느끼고자 오후에 이동하기로 하고 앱에서 바로 좌석예약까지 마쳤다. 프랑스 지역은 앱을 이용해 바로 좌석 예약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또한, 결제 즉시 모바일 티켓이 발권돼 따로 티켓을 뽑을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니스~아비뇽 구간 TGV 일등석 가격은 보통 80~100유로 정도이지만, 유레일패스를 활용하면 일등석 좌석을 10~20유로의 예약비만 내면 된다.
니스에서 아비뇽까지는 TGV를 타고 약 3시간이 걸린다. 기차 예약할 때 주의할 점은 아비뇽 TGV 역과 아비뇽 CENTRE 역 두 곳이 있다는 것이다.
관광지는 모두 아비뇽 CENTRE 역 근처에 몰려있기 때문에 니스에서 아비뇽 TGV 역까지 고속열차로 이동한 뒤, 일반 열차로 갈아타고 CENTRE 역까지 한 번 더 이동해야 한다.
아비뇽 TGV 역에서 아비뇽 CENTRE 역까지는 유레일패스가 있으면 별도의 예약 없이 바로 탑승하면 되고 시간은 약 10분 소요된다.
파리에서 이동할 경우에는 파리 리옹역에서 아비뇽 TGV 역까지 약 3시간이 걸리고 요금은 TGV 일등석 기준 100~160유로 정도다.
아비뇽은 프랑스 남부지역의 거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교통의 요충지다. 이곳에서 근교 아를, 님,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 등으로 향하는 기차를 탈 수 있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기차도 탈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아비뇽 TGV 역은 마치 공항을 연상하게 하는 큰 규모였고 굉장히 깔끔했다. 특이한 점은 일등석 이용자를 위한 대기석이었다. 보통 대기석보다 훨씬 넓은 좌석과 개인 콘센트까지 갖춰져 있어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었다.
유레일패스는 유럽 28개국의 철도 네트워크를 일정기간 동안 무제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 패스다. 모든 국가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패스, 특정 여러 나라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셀렉트 패스, 한 나라만 선택해서 사용하는 원 컨트리 패스로 구분된다.
개시일로부터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연속패스와 선택적으로 날짜를 차감하는 선택 패스가 있고 연령에 따라 성인, 유스, 어린이, 세이버로 구분된다.
유레일패스는 유레일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고, 좌석 예약과 추가로 제공하는 할인 혜택등 유용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비뇽센터 역으로 나와 가장 놀랐던 것은 아직도 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었다. 아비뇽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성벽은 중세시대 때 지어진 것으로, 현재 유럽에서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성벽 중 하나로 꼽힌다.
성벽 안으로 들어오면서 아비뇽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과거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비뇽 교황청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지는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많은 사람들이 아비뇽 하면 떠올리는 것은 교과서에서 익히 봤던 ‘아비뇽 유수’일 것이다. 이는 1309년 교황 클레멘스 5세가 로마 바티칸에서 아비뇽으로 피신해 오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후 1377년까지 약 70년간 7명의 교황이 아비뇽을 집권했는데 이 시기에 종교, 정치, 상업의 중심지로서 큰 번영을 누렸다. 성벽 높이 50m, 두께 4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아비뇽 교황청의 모습에서 그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견고하고 웅장한 요새 같은 교황청 안에서 약 70년간 이곳에 머물렀던 7명의 교황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웅장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다소 투박한 모습이었다.
예배당과 프레스코 천장화 등을 감상한 후에 전망대로 올라가니 아비뇽 역사지구와 저 너머 보이는 론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비뇽 교황청의 입장료는 성인 11유로, 학생 9유로다. 생베네제 다리와 통합권을 구입할 경우 어른 13.50유로, 학생 10.50유로다.
교황이 집권하기 전, 아비뇽은 이탈리아와 에스파냐로 가는 도로교통의 요충지로 큰 번영을 누렸다. 생베네제다리가 바로 그 중심이었다.
12세기에 처음 지어졌을 때는 21개의 교각, 22개의 아치가 있는 총 900m의 긴 다리였지만, 계속되는 범람 때문에 현재는 4개의 교각만 남고 끊어진 상태다.
다리에 올라가도 강 중간에서 멈출 수밖에 없지만 이 다리는 역사적 의미가 있어 꼭 올라가 볼 만하다. 특히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아비뇽 교황청과 구시가지의 전경이 과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다리는 프랑스 민요에 ‘아비뇽 다리 위에서’에 등장해서 더욱 유명한데, 다리 위에 올라갔을 때 단체 관광객들이 다 같이 합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지취재협조: 유레일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