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프랑스 아를=윤서연 기자] 프랑스 아를은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 있는 인구 약 5만 5000명 규모의 작은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이 이토록 유명한 이유는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고흐'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아를은 고흐가 사랑했던 마을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고흐가 1888년 2월부터 약 1년간 이곳에 머물며 200여 점의 작품을 남겼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등 고흐의 대표작이 이곳에서 많이 탄생했으며, 아직도 아를에는 골목 곳곳에 명작의 배경지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프랑스 아를은 일반적으로 아비뇽을 거쳐 이동하게 된다. 아비뇽에서 기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 시간을 투자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근교 도시다.
별이 빛나는 밤, 론 강변
아를 기차역에 내려서 왼쪽 길을 따라 나오면 저 멀리 금빛 플라타너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연스레 발걸음을 이동하면 아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론 강’에 다다르게 된다. 바로 그곳이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지가 되었던 곳이다.
밤하늘과 별을 사랑했던 고흐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론강에 비친 불빛을 은은하면서도 서정적이게 표현했다. 실제 강변 앞에는 현재 풍경과 고흐의 작품을 대조할 수 있게 작게 표시되어 있어 당시 고흐의 시선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구석구석 아름다움이 가득한, 아를 골목길
아를을 여행하는 포인트는 고흐의 그림을 따라가는 여행도 있지만 골목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로같이 복잡한 골목길에는 곳곳이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가득 머금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낡은 문과 창틀, 돌길을 보다 보면 마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아를은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돌아보는 데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골목골목 정취를 느끼다 보면 하루 반나절이 훌쩍 지나버린다. 이곳에서는 시간에 쫒겨 관광지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그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이 좋다.
고흐가 즐겨찾던 노란 카페 테라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포룸 광장이 나오고 그곳에 고흐가 즐겨 찾던 노란 카페가 있다.
고흐는 약 1년간 아를에 머무는 동안 특히 밤 풍경을 작업하는 것을 즐겼는데, 평소 자신이 즐겨 찾던 카페 드 라 가르 (Café de la Gare) 테라스의 모습을 그린 것이 바로 <아를르의 밤의 카페>다.
지금은 카페 반 고흐(Café Van Gogh)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아직도 노란 외벽이 그대로 남아있어 고흐의 작품을 보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불안했던 시기를 보낸, 생폴 정신병원
고흐는 아를에서 고갱과 함께 생활했는데, 1888년 말 고갱과 논쟁 끝에 자신의 귀를 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고흐는 1차적으로 아를에 위치한 시립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아를에서 보낸 1년 남짓 시간은 정신적으로는 불안한 시기였지만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시기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생 폴 정신병원의 복도>, <아를 요양원의 정원>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아를에 위치한 생폴 병원은 그림의 배경이 되었던 ㅁ자 정원과 노란색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건물은 도서관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