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가볼만한 국내여행] ‘충남 예산 어죽’으로 한겨울 뜨끈한 추억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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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가볼만한 국내여행] ‘충남 예산 어죽’으로 한겨울 뜨끈한 추억 한 그릇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2.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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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녹이는 겨울철 음식, 가볼만한 관광지도 다양
충남 예산 어죽은 뜨끈한 국물 한 사발로 동장군을 물리치는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충남 예산 어죽은 뜨끈한 국물 한 사발로 동장군을 물리치는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현 기자]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따뜻한 음식으로 추위도 녹일 수 있는 지역 고유의 푸짐하고 신선한 제철 음식을 만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충남 예산 어죽은 뜨끈한 국물 한 사발로 동장군을 물리치는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충남 예산에서는 1964년 둘레 40km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이 농사짓는 틈틈이 모여서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이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에 민물새우 넣어 시원한 국물을 만든다. 불린 쌀에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충남식 어죽이 탄생한 순간이다.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뿐만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먹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뿐만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먹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물론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뿐만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살이 향긋한 민물새우와 미꾸라지는 튀김으로 먹었다. 동네 사람들끼리 혹은 집에서 별식으로 즐기던 어죽과 매운탕, 튀김은 경제성장과 함께 발전한 외식산업 붐을 타고 사 먹는 음식이 됐다.

지금 예당관광지로 개발된 예당호 일대에는 저마다 비법으로 만든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 곳이 있다. 여기도 맛집이 있어서 이름난 식당은 줄을 길게 서야 하니, 식사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예산의 가볼 만한 곳으로 지난해 길이 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km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예산의 가볼 만한 곳으로 지난해 길이 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km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또한 예산은 가볼만한 관광지가 풍성하다.  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소화할 겸 아름다운 예당호를 느릿느릿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때마침 지난해 길이 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km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산책은 예당호출렁다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느린호수길이 연결되고, 맞은편 언덕으로 주차장이 여럿이라 차를 대기도 편하다.

예당호출렁다리는 입장료도, 매표소도 없어 그냥 걸으면 된다. 다리 주변에 기념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이 있고, 다리 중간에는 투명한 바닥에 전망대까지 갖춘 주탑이 있다. 주중에는 느릿느릿 여유롭게, 주말이면 사람 따라 흘러가듯 걷는다. 그렇다고 인파에 치일 정도는 아니니 굳이 주말을 피할 이유는 없다. 사람 따라 흘러가느라 풍경을 제대로 못 봤다면 한 번 더 건너면 된다.

밤이되면 형형색색 조명으로 예당호출렁다리가 찬란하게 빛난다. 그러데이션 기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무지갯빛 LED 조명이 환상적이라,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밤이되면 형형색색 조명으로 예당호출렁다리가 찬란하게 빛난다. 그러데이션 기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무지갯빛 LED 조명이 환상적이라,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예당호출렁다리는 내진 설계 1등급을 받은 만큼 안전하고 튼튼해, 어른 3,150명이 한꺼번에 올라가도 끄떡 없다. 생각보다 많이 출렁거린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밤에는 형형색색 조명으로 출렁다리가 찬란하게 빛난다. 그러데이션 기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무지갯빛 LED 조명이 환상적이라,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예산을 대표하는 사찰은 수덕사다. 근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경허선사와 만공선사를 배출한 수덕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부도전, 성보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예산을 대표하는 사찰은 수덕사다. 근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경허선사와 만공선사를 배출한 수덕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부도전, 성보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출렁다리부터 예당호중앙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느린호수길에선 훨씬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언덕에 올라 발아래 기다란 출렁다리를 조망하거나, 벤치에 앉아 바다처럼 넓은 예당호 풍광을 즐기거나, 정자에 들러 운치를 느껴도 좋다. 대부분 나무 데크로 이어지고 가파르지 않아, 어린이와 노인도 걷기 쉽다.

'어죽의 고장예산을 대표하는 사찰은 수덕사다. 근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경허선사와 만공선사를 배출한 수덕사는 대웅전(국보 49)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부도전, 성보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절 입구에 자리한 수덕사선() 미술관은 2010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불교 전문 미술관이다. 바로 옆 수덕여관은 20세기 한국 미술을 전 세계에 알린 고암 이응로 화백이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고암이 1944년 구입한 수덕여관(이응로선생사적지, 충남기념물 103) 앞에는 바위에 새긴 그의 추상 부조가 있다.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도 꼭 들러봐야 한다. 이곳에는 윤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충의사, 그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윤봉길의사기념관, 생가와 중국으로 가기 전까지 농민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집 등이 자리 잡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도 꼭 들러봐야 한다. 이곳에는 윤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충의사, 그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윤봉길의사기념관, 생가와 중국으로 가기 전까지 농민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집 등이 자리 잡았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한국고건축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강릉객사 문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정문을 지나면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대표 사찰과 탑, 궁궐 모형 100여 점이 있는 제1전시관, 국보급 문화재 축소 모형을 전시한 제2~3전시관이 이어진다. 한국고건축박물관 전흥수 관장은 대목장(국가무형문화재 74) 보유자다. 문화재 보수·복원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국내 고건축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도 꼭 들러봐야 한다. 이곳에는 윤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충의사, 그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윤봉길의사기념관, 생가와 중국으로 가기 전까지 농민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집 등이 자리 잡았다. 윤 의사가 의거 직전에 김구 선생과 바꿨다는 시계, 마지막 순간에 묶인 사형틀, 거사에 사용한 물통 폭탄과 자살용으로 준비한 도시락 폭탄 등도 볼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은 일제강점기에 근대식 온천으로 개발됐다. 탄산수소나트륨 온천물에 게르마늄 성분이 포함돼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은 일제강점기에 근대식 온천으로 개발됐다. 탄산수소나트륨 온천물에 게르마늄 성분이 포함돼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곳저곳 둘러보느라 다리가 아프다면 덕산온천족욕장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은 일제강점기에 근대식 온천으로 개발됐다. 탄산수소나트륨 온천물에 게르마늄 성분이 포함돼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최근 새로 단장한 족욕장은 예산군청이 무료로 운영한다. 본격적인 온천욕을 즐기려면 주변의 온천장이나 호텔을 이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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