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같은 도시 ‘익산’ 1박2일 행복여행의 기록 (1)고스락 전통장과 나바위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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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같은 도시 ‘익산’ 1박2일 행복여행의 기록 (1)고스락 전통장과 나바위성당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8.12.17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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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차로 한 시간 거리, 조용한 기품이 느껴지는 도시
명동성당을 건축한 포아넬 신부가 설계하고 중국인이 시공을 맡은 나바위성당. 사진/ 임요희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익산/임요희 기자] 9시가 약간 지난 평일 오전, 익산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랐다. 전주 방문 시 KTX를 타기 위해 들른 적이 있었을 뿐 여행을 위해 익산을 찾아가기는 처음이었다.

미륵사지, 보석박물관 같은 유수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간 익산 하면 대단위 산업공단을 발판으로 하는 공업도시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용산역에서 탑승한 지 한 시간 만에 고속열차는 나를 익산역에 떨궈놓았다. 사진/ 임요희 기자

용산역에서 탑승한 지 한 시간 만에 고속열차는 익산역에 도착했다. 익산이 이렇게 가까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평일 오전의 한산함이 익산을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발은 점점 거세졌고 첫 번째 목적지인 고스락에 닿을 무렵 완전히 함박눈으로 변해 있었다.

2만5000평 대지에 자리 잡은 4천여 개의 항아리가 장관을 연출하는 고스락. 사진/ 임요희 기자
장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저온 숙성실. 고스락 맛의 비결은 철저한 관리였다. 사진/ 임요희 기자

‘고스락 유기농 전통장’은 국내산 유기농 원료와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만드는 된장 브랜드이다. 이곳 간장과 된장, 고추장, 유기농식초의 품질은 전국에서 알아준다.

장의 품질도 품질이지만 2만5000평의 대지에 자리 잡은 4천여 개의 항아리가 장관을 연출해 고스락은 관광명소로도 꽤 유명하다.

양파사과식초 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는 방문객. 사진/ 임요희 기자

고스락 메인 건물에서 양파사과식초 만들기 체험이 이루어졌다. 드렁크자에 설탕 130g과 양파식초 150g을 부운 후 사과 반 개를 투척, 3주간 보관하면 몸에 좋은 양파사과식초가 만들어진다. 그냥 먹어도 무해하나 생수에 희석해서 음료처럼 마시면 좋다.

항간에 식초가 몸에 좋다 하여 수퍼마켓에서 파는 양조식초를 수시 음용하는 예가 있었다. 공장에서 급조된 주정식초는 천연발효식초와 전혀 장르가 다른 식품이다. 주정식초의 경우 천연발효식초가 가진 비타민, 효소는 거의 없고 조미료의 의미만 지니고 있다고 한다.

고스락에는 오리요리전문점 익산 맛집 ‘이화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고스락에는 오리요리전문점 익산 맛집 ‘이화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동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기자기한 정원 꾸밈새가 돋보이는 이곳은 오리불고기 외 한정식을 취급하고 있다. 1만 원짜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돼지불백 한상 차림에 익산 상인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나바위 성당건물은 서구적인 양식과 중국 양식, 한국 양식이 혼재된 우리나라 초기 성당 건축 스타일을 잘 드러내고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다음 목적지는 국가지정 문화재인 ‘나바위성당’. 일명 화산천주교회로 불리어온 나바위성당은 조선 현종 11년(1845년)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페레올 주교, 다불뤼 신부와 함께 황산 나루터에 상륙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초대주임이었던 베르모넬(장약슬, 요셉) 신부가 주축이 되어 1906년 건물을 시공, 1907년 완공했다. 설계자는 명동성당을 건축한 포아넬 신부였으며 시공은 중국인들이 맡았다.

팔각형의 창과 8개의 기둥에서 숫자 8을 좋아하는 중국인 시공자의 의도가 보인다. 해설사의 설명에 집중하는 방문객들. 사진/ 임요희 기자

한옥목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나바위 성당건물은 서구적인 양식과 중국 양식, 한국 양식이 혼재된 우리나라 초기 성당 건축 스타일을 잘 드러내고 있다.

1916년에 이르러 흙벽을 벽돌 건물로 바꾸고 고딕식 종각을 증축했다. 채광을 위한 창이 중국인 시공자의 의도에 따라 팔각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남녀석을 구분하기 위한 8개의 기둥에서도 숫자 8을 좋아하는 중국인 시공자의 의도가 엿보였다.

김대건 신부의 참수는 12명의 망나니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때 떨어져 나온 작은 뼛조각이 이곳 성당에 고이 모셔져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이곳에서 빠뜨릴 수 없는 포인트! 먼저 김대건 신부의 목뼈 조각을 들 수 있다. 김대건 신부의 참수는 12명의 망나니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때 젊은 신부의 목뼈가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그 중 작은 뼛조각이 이곳 성당에 고이 모셔져 있다.

두 번째 포인트는 망금정이다. ‘아름다움을 바란다’는 뜻의 망금정은 1915년 베로모렐 신부가 초대 대구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의 피정을 돕기 위해 지은 정자이다.

이 정자는 화산의 끝자락에 있는 넓은 바위인 나바위에 위치하고 있어 절경을 이룬다. 이날 갑작스러운 폭설로 길이 미끄러워 망금정에 오르지는 못했다. 

화산천주교회로 불렸던 나바위성당의 내부 모습. 사진/ 임요희 기자

마지막으로 망금정을 방문한다면 너럭바위 아래를 잘 살펴보자. 이곳 바위벽에는 마애삼존불의 자애로운 형상이 음각되어 있어 성당 건물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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