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장폴 아이언마스크 옥외광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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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장폴 아이언마스크 옥외광고 중단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8.11.07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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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니즘 광고 아니냐는 항의와, 역으로 페미니즘 광고가 아니냐는 항의 빗발쳐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광고업계일지라도 카피 사용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트래블바이크뉴스=김태형 기자] 2018년은 연예인 미투 운동으로 상당히 시끄러운 한 해였다. 영화인 모씨는 미투 사건으로 인해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도중하차했고, 봇물 터지듯 미투 운동이 확산되었다. 미투 운동은 곧 여성 인권운동의 하나이자 페미니즘과 일체인 것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다소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광고업계는 이에 따라 카피 사용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미투 운동 확산으로 일반인까지 이에 가세하여 조금이라도 여성 인권을 저하시키는 요소에 대해서는 SNS상에서 삽시간에 금방 퍼지기 때문이다.

반페미니즘 광고 아니냐는 항의와, 역으로 페미니즘 광고가 아니냐는 항의가 빗발쳐 옥외광고 중단.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문제가 된 카피는 “하얀 얼굴이 이성을 지배한다”라는 문구다. ‘이성’은 중의적 표현이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다소 반감이 생길 수 있는 카피다.

그 외에도 배너 카피도 다소 공격적이다. 장폴에서 운영하는 배너광고 카피들은 참신한 짧은 단어로 상품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과 다소 ‘복고적인 카피 전략’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

문제는 크리에이티브와 사회적 이슈 사이에서 위축되는 광고업계다. 학원가나 성형업계에서 노이즈 마케팅을 위한 일환으로 “그러니까 그 모양이지” 등의 도발적 카피 등으로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이처럼 작은 광고 문구 하나가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는 올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장폴 마스크팩 비누는 반페미니즘 광고라는 항의와, 역으로 페미니즘 광고가 아니냐는 항의로, 회사 스스로 옥외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어떻게 보면 이 광고 카피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회사 스스로 인정하고 빠르게 대처한 셈이다.

반 페미니즘 광고가 된 카피는 지하철 광고 카피이다. 페미니즘 광고이니 신고하겠다는 항의는 광고문화 선도라는 취지에서 페미니즘 광고가 전면 금지된 이후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실제로 장폴 마스크팩 비누의 옥외광고 외 카피를 보면, 신선하다기보다는 약간의 도발성을 담고 있는 메시지 광고를 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트러블 완화 제품이 이성간의 문제로 너무 몰고 갔다는 의미에서 대중의 사고 방식의 다양성을 생각하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개그 프로그램처럼 다소 장난스럽게 볼 수도 있는 문제다. 비록 소수의 의견일지라도 시대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빠르게 사과와 함께 광고를 중단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고려한 발 빠른 대처로 보인다.

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컨셉의 기본 토대는 프로텍션이라는 이미지에 개선을 더하여, 당당함, 자신감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카피 일부에 일부분들께서 거부감을 느낀 듯 하다며 앞으로 카피 선정에 현재의 사회 분위기와 보는 사람의 기분을 고려해 광고 제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장폴이 선보였던 치명타 시리즈 배너. SNS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장폴이 선보였던 치명타 시리즈 배너. SNS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장폴은 11월 출시 예정이었던 Lady in the water 제품의 출시 일을 미루고, 옥외 광고 전면취소, 광고물 제작도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단 일정이 이미 잡혀 있는 공중파 방송 송출과 뷰티 프로그램 참여 등은 그대로 진행하되, 송출되는 내용 부분은 재 검토할 예정이다.

광고업계에도 크리에이티브를 중시하면서, 되도록 광고를 대중의 눈에 띄게 만드는 것과 시대의 흐름 사이에 중간 점을 찾는 것이 이제 화두가 된 시대다.

장폴은 여드름비누와 장폴 마스크팩비누, 향수비누를 10월초 선보였었다. 문제가 된 것은 장폴 마스크팩 비누의 옥외광고다. 장폴의 브랜드 컨설팅을 맡은 N사는 11월 10일부터 옥외 광고를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장폴의 광고가 반 페미니즘 광고인지 페미니즘 광고인지, 언어유희 또한 카피라이터의 크리에이티브인지, 아니면 대중을 신경 쓰지 않고 매출만 추구하는 카피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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