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의 힐링코스 '투르 드 쿠니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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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km의 힐링코스 '투르 드 쿠니사키'
  • 김재웅 객원기자
  • 승인 2015.07.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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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로 달린 산악, 해안 코스...청량제 마시며 라이딩 즐긴 느낌
올해로 34회를 맞이한 '투르 드 쿠니사키' 대회에는 2500명의 일본 자전거 동호인이 참석했다. 사진 / 김재웅 객원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  160km, 95km, 75km, 20km 등 다양한 코스로 매년 2500명의 일본 자전거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투르 드 쿠니사키(Tour de Kunisaki)'의 하이라이트는 160km 코스(A코스)다. 대회 당일(5월 3일) 비가 내려 '우중 라이딩'을 했지만, 산악과 해안 코스로 이루어진 라이딩 코스는 달리는 내내 힐링을 느끼는 청량제 같았다.

160km의 대회 마감 컷오프 시간은 오후 5시까지. 비는 내리고, 사이클이 아닌 MTB로 이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출발전부터 시작됐다. 조금이나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출발선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물론 취재 기자에 대한 주최 측의 배려로 출발선에 서게 됐지만…….

일본 오이타현 키츠키 시를 출발하고 있는 대회 참가자 선수들의모습.
후타고 산의 길고 경사도가 높은 업힐 구간을 오르고 있는 참가자들. MTB로 업힐 추월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여의치 않았다.

출발 도착지인 기츠키 시내를 통과하는 초반부엔 순위변동이나 추월이 거의 없었지만 4~5km 지나 약간의 업힐 코스에 접어들면서 추월이 시작됐다. A코스의 전반적인 업힐은 경사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표고차도 크지 않아서 그런지 유일한 MTB인 내 자전거로 업힐 때 추월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여의치 않았다.

쿠니사키반도의 중앙에 있는 후타고 산 주위를 지나는 50km 전후 지점에서는 거의 마지막으로 길고 경사도가 제법 있는 업힐 구간이 나온다. 같이 달리는 일본 측 파트너 얘기가 5km만 더 달리면 휴게소와 컷오프 구간이 있으므로 분발하자며 응원을 해 준다. 이 업힐 구간을 통과한 후 부터는 제대로 속도를 냈다.

쿠니사키반도의 중앙부를 지나가 분고라는 해안 쪽으로 내려가는 형상이었고, 해안가는 대부분 약간의 업힐과 터널 그리고 평지로 이어지다 보니 이틀 전 밤에 달렸던 경험과 여러 번 달렸던 대마도 해안 길(39번 도로:단풍길 있는 길)과 유사하다고 판단되었기에 지형을 알고 달리는 느낌이다.

내리막부터 치고 내려가니 평균속도가 25km/h를 훌쩍 넘어 몇 구간에서는 30km/h 가까이 달렸다. 1차 휴게소에서는 국내대회와 비교해 간식과 과일, 에너지바 등 나눠주었는데 양은 풍부했고 등 뒷주머니나 안장 밑 가방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넣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평속 30km의 속도를 내며 달리는 모습이다.
마지막 휴게소에서 골인지점까지는 수월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난코스에 시내로 들어오는 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후 해안 길은 오전보다 라이딩하기가 수월했으며, 비도 생각보다 약해져 계속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중간에 음료수를 나눠주는 몇 구간이 있었는데. 일본이라 그런지 오차나 녹차 심지어는 대형 우메보시(일본식 메실 장아찌)를 소금 대신 나눠줬다. 역시 일본인들의 '자기 문화사랑, 자기 음식사랑'이 생각났다.

대회라이딩의 하이라이트는 점심 코너! 코스거리가 길고, 비경쟁대회, 컷오프기능만 있어서 그런지 점심은 메뉴도 다양하고 뷔페식으로 직접 떠먹는 코너도 있어 인상적이었다. 과일부터 국, 음료수, 주먹밥, 일반 도시락은 물론 다코야키, 이온음료, 사탕, 과자 등이 있어 푸짐했다.

100km 지점을 지나 보이는 쿠니사키 시 전후 지역은 거의 평탄한 코스다. 평속 30km/h 이상으로 10km 이상 달릴 수 있었으며, 이때까지의 페이스는 충분히 전체 컷오프시간인 오후 5시까지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시간대였다.

드디어 마지막 휴게소가 나타났다.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35분경. 45km 정도만 더 가면 골인 지점이다. 그러나 컷오프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대회 라이딩의 하이라이트는 점심! 다양하고 푸짐한 뷔페식 덕분에 넉넉하고 든든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비로 인해 우비를 걸치고 출발 선상에 대기하고 있는 김재웅 객원기자(사진 왼쪽).

라이딩은 물론 먹거리와 현장 분위기 등을 둘러보며, 참가자들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남자들이 많은 터라 화장실을 다녀오는 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기 때문이다. 

또한, 입고 있는 져지나 신발 그리고 장갑은 물에 담가놓은 듯 무겁게만 느껴졌다. 마지막 코스도 제법 난이도가 있고, 시내를 지나다 보니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지났다. 이제 5km 정도만 더 가면 골인 지점이다.

결국, 맘을 비우고 기츠키 시내를 천천히 돌았다. 드디어 첫 출발지인 체육관이 눈에 들어오고 출발 아치가 보였다. 완주 기록은 오후 5시23분경 피니쉬 아치를 통과했다. 단지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정확히 아치가 철거되고 체육관 내 관리책상과 자원봉사자들이 철수한 정확하고 분명한 일본 문화가 새삼 피부에 와 닿았다.

기념사진을 찍고 체육관내 샤워실에서 피곤한 몸을 재정비했다. 외국인으로는 처음 달려본 '투르 드 쿠니사키'를 뒤로 하고 45km 떨어진 온천마을 유휴인으로 향했다.

34년째 대회를 이어오고 있는 '투르 드 쿠니사키'의 160km를 달려 본 경험은 '거리에 비해 업힐 난이도는 어렵지 않아 달릴 만 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내륙지역과 산악지역의 업힐, 100km의 해안도로 코스는 잘 짜인 라이딩 코스라는 생각이다. 일본을 자전거로 여행할 계획이라면, 쿠니사키반도를 돌아볼 수 있는 160km의 코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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