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야생 코끼리와 눈 마주치고 ‘악’소리 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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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야생 코끼리와 눈 마주치고 ‘악’소리 낼 뻔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8.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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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 부는 바람...영혼마저 자유로운 여행지
암보셀리 국립공원. 하이에나에서부터 얼룩말, 사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아프리카 동물들을 만나는 사파리 여행에 제격이다. 사진/Tropical Sky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케냐 마사이마라 숙소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엔 개코원숭이 무리를 볼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미어캣도 눈길을 끌었다.

마사이마라에서 비행기를 타면 암보셀리까지 국립공원까지는 1시간 가량... 새로운 환경에서 진행할 사파리 투어에 기대를 걸고 나선 여행길이다. 마사이마라 공항은 초원에 활주로가 있는 것 외에는 건물 하나 없는 비행장이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마사이마라의 마사이족 청년 두 명이 보따리를 펼쳐놓고 장사하고 있다. 면세품 점을 대신하는 이들의 상품은 마사이족이 만든 장신구나 공예품 위주다.

꼬끼리 가족들은 아침에 물을 찾아 암보셀리 평원으로 나섰다가 저녁 시간이 되면 킬리만자로 기슭의 숲을 찾아 이동한다. 사진/ Terminals Tours Kenya

이들은 돈을 받기도 하지만 손님들과 물물교환방식도 환영했다. 삼성 폴더 폰이나 나이키 티셔츠 등 유명브랜드가 인기였다. 특히 축구 선수 스타의 이름이 적인 EPL 구단의 티셔츠를 선호했다.

마사이마라 비행장에 굉음을 내며 작은 비행기가 시간에 맞추어 내리면서 여행자들과 마사이족 간의 무역 거래는 마감된다. 비행기는 하늘에서 사바나 지대 케냐의 국토를 스캔하며 지난다. 초원 습지에 모인 코끼리들의 모습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생쥐처럼 작게 보인다.

마사이마라 동물보호구역이 울퉁불퉁한 언덕이 많다면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이다. 사진/ Kenya Getaways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총면적 3백50 평방킬로미터의 너른 평원이다. 킬리만자로의 눈 녹은 물이 땅 속으로 흐르다가 암보셀리 평원에 습지를 만들었다. 이 혜택으로 암보셀리는 야생동물들의 낙원이 됐다.

마사이마라 동물보호구역이 울퉁불퉁한 언덕이 많다면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이다. 간이역 같은 암보셀리 공항에 내리자 기드온이라는 이름의 가이드가 사파리 복장을 하고 맞이했다. 암보셀리에서는 반바지 반팔 모자 등의 사파리 복장이 편하다. 햇빛이 강한 지역이라 모자와 선크림은 필수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므로 점퍼 등을 준비했다가 일교차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암보셀리는 건기 때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지만 건기가 아니더라도 동물들이 머문다. 하이에나에서부터 얼룩말, 사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아프리카 동물들을 만나는 사파리 여행에 제격이다.

초원 습지에 모인 코끼리들의 모습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생쥐처럼 작게 보인다. 사진/ SafariBookings

거대한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나이 많은 암코끼리를 리더로 모계사회를 구성한 코끼리 가족단위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꼬끼리 가족들은 아침에 물을 찾아 암보셀리 평원으로 나섰다가 저녁 시간이 되면 킬리만자로 기슭의 숲을 찾아 이동한다. 그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수 십대의 차량들이 대기한다.

사파리 차량들을 피해갈지 통과할지 리더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코끼리 무리는 행진을 멈추고 서성였다. 마침내 리더로부터 ‘정면 돌파’ 통과 사인이 나자 코끼리 가족들이 사파리 차량 사이를 통과해 지나갔다.

마사이마라에서 비행기를 타면 암보셀리까지 국립공원까지는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사진/트래블바이크뉴스 DB

애기코끼리에서부터 거구들까지 다양한 크기의 코끼리의 걸음은 느린듯하면서도 성큼 지나간다. 집채만한 거구들과 눈이 마주치자 옆에 케냐 관광청 여직원은 ‘악’소리를 겨우 삼켰다.

코끼리나 사자가 사파리 차량으로 접근해 온다 하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했던 그 직원의 얼굴은 흑빛이었으나 코끼리는 아무 일없다는 듯 유유히 차량을 스쳐 지나갔다.

가이드 기드온은 “암보셀리 평원은 킬리만자로의 눈이 녹으면서 습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며 “언젠가는 이 야생의 낙원은 거대한 호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암보셀리에서는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탄이 널려 있고 제주도 오름처럼 생긴 작은 언덕들도 눈에 들어온다.

이중 누모티오 언덕에 오르자 바람이 불어왔다. 암보셀리 대평원이 발 아래로 펼쳐지는 이곳에서 롯지(숙소)에서 준비한 와인을 기울이면 바람소리마저 음악처럼 들린다.

동물들을 찾아 이동하는 사파리 차량들이 내는 뽀얀 먼지와 그 바람 소리는 아프리카의 암보셀리 평원의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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