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 영국 왕실의 근위병 교대의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절제되면서도 품위 있는 교대의식을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버킹엄 궁전을 찾는다. 영국에는 왕실 근위병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이 있다. 우리 교대의식은 영국보다 더 화려하고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선 한양은 오후 10시경이 되면 도성 문들이 닫힌다. 28번의 종각 타종소리로 통행금지를 알리고, 수라군들은 궁궐 밖 이곳 저곳을 살핀다. 이튿날 오전 4시경 33번의 종이 울리면 도성 백성들은 새로운 하루를, 순찰을 돈 수라군들은 하루 일과를 마친다.
조선시대에는 궁궐 문을 책임지는 관청인 수문장청이 설치되어 있었다. 수문장청은 종6품의 수문장을 비롯해 도성 문의 개폐와 통행인을 검사하고 단속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수문장청은 왕과 도성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봉장이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궁성문 개폐의식, 궁성 수위의식 등 당시 자료들을 바탕으로 명칭을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이라 칭하고 1996년부터 재현하고 있다.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은 영국 등 해외 근위병 교대식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짜여있다. 교대의식 절차는 ‘개식 타고>근호응대>교대의식>초엄>중엄>삼엄>순라’ 순이며, 관람객들은 순서에 따라 모든 교대의식 절차를 관람할 수 있다.
일반 관람객들도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의 부대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누구나 한국 전통 복식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정통 복식 체험’부터 수문장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 교대의식에 참여하는 수문군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수문군 속으로’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개식 타고 :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절차. 엄고수가 엄고를 3회 타고 한다.
▶군호응대 : 매일 바뀌는 암호를 승정원 주서가 수문장에게 하달한다.
▶교대의식 : 궁궐의 문을 수위하고 있는 수문군과 순라를 마치고 돌아오는 교대군과 교대 절차를 시작한다.
▶초엄 : 승정원 주서와 궁성문 열쇠관리 책임자인 액정서 사약이 지켜보는 가운데 궁성 문의 열쇠를 인계한다.
▶중엄 : 양 대 수문장간의 패를 꺼내 확인하고 교대군 수문장에게 인계한다.
▶삼엄 : 양 대 수문군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교대한다.
▶순라 : 교대를 마친 수문군은 다시 궁궐의 외각 경비를 위해 순라를 시작한다.
▶수문장 : 종6품의 무관으로 수문군을 통괄하는 수문장청의 책임자
▶참하 : 종9품의 무관이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을 지휘한다
▶수문군 : 궁궐문의 수비하는 일반 병사
▶승정원 주서 : 교대의식을 감독, 종7품의 문관.
▶액정서 사약 : 종6품의 내관, 약시함을 인계하교 교대의식을 감독
▶취라척 : 교대의식과 수문군의 행진 때 군악을 연주
▶엄고수 : 교대의식의 진행 절차를 엄고(북)으로 알리는 역할
▶기수 : 왕권을 상징하는 오방기를 든 수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