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먹는 고산족 고구려 후예일까...라오스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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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먹는 고산족 고구려 후예일까...라오스 자유여행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3.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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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족 라후 아카 리수족의 풍습에 ‘고구려가 숨쉰다’
루앙남타는 라오스 고산지대의 소수민족을 찾아가는 출발지다. 사진/ 라오스관광청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태국의 치앙마이는 자유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세계 각국의 배낭여행자들로부터 골퍼들에 이르기까지 이 고산 여행지를 찾아온다.

치앙마이에서 더 북쪽 산악지대를 찾아 들어가면 매아이 매홍손 등의 오지의 사람들의 전통의상이 여행자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태국 북쪽 고산에 몽족이 많다면 리수, 라후, 아카족을 보려면 문싱 문롱 등 라오스 고산지역의 오지로 들어가야 한다.

미얀마 태국 라오스가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의 메콩강을 건너면 ‘회이사이’라는 국경도시가 반긴다. 라오스의 국경도시에서는 미니밴을 이용해 라오스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 고산지대 소수민족을 찾아가는 여행은 루앙남타라는 마을에서 시작하면 좋다.

'동이족은 구슬 장식을 즐긴다'는 중국 후한서 기록은 아카족 여인 장식과 일치한다. 사진/ ToursForU

루앙남타에서 지프를 빌려 타고 무앙롱 무앙싱 라카마이 등의 마을로 출발하게 된다. 고산을 찾아가기 위해서 현지에서 사륜 구동 지프와 운전자 고용은 필수다. 운전자와 말이 안 통하므로 손짓발짓 또는 그림까지 그려야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차량이 많지 않아 사륜구동의 대여 비용이 이웃나라 태국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라오스는 태국처럼 자동차가 좌측통행하기 때문에 일본차가 대부분이다. 오지 험로에 들어선 지프는 뽀얀 먼지를 끌고 실뱀처럼 이어진 외길을 달리게 된다.

험한 고산도로에는 삼삼오오 고산 소수민족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면 소수민족 마을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프가 진흙탕에 빠지면 내려서 밀어야 하는 일쯤은 각오해야 한다. 이 길들이 포장길로 바뀐다면 고산족들도 현대 문명세계로 나올지도 모른다.

리수, 라후, 아카족을 보려면 문싱 문롱 등 라오스 고산지역의 오지로 들어가야 한다. 사진은 태국 고산지대 리수족 / 사진 /Chiang Mai Tour

그러나 이들은 라오 민족과 융합하지 않고 그들만의 문화 원형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며 살아간다. 아카족과 라후 리수 등의 고산족들이 유독 한국인 여행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 풍습이 역사책에 나타난 고구려 풍습과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자가 처가살이를 하는 데릴사위제를 유지하고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취하는 ‘형사취수’까지 고구려 옛 풍습을 닮았다. 닭을 옆에 두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우리 옛 풍습과 비슷하다.

아카족이 김치를 담가 먹는 것도 경이롭다. 아카족은 김치를 ‘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김치를 ‘묵은 지’라고 하는 것을 보면 지가 김치의 어원임을 알 수 있다. 단지에 담은 아카족의 ‘지’는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 거의 백김치에 가까운 형태다.

고산족들이 유독 한국인 여행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 생활이 역사책에 나타난 고구려 풍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사진/ ToursForU

우리가 고춧가루를 넣은 김치를 먹기 시작한 것이 임진왜란 이후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 고산족의 ‘지’야말로 김치의 원형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카족 여자 아이들이 즐기는 고무줄놀이나 라후족 아이들의 비석치기 놀이를 보면 ‘뭐지’할 정도로 어리둥절해진다.

여인들이 색동저고리 옷을 입고 강강술래와 비슷하게 원을 그리며 도는 민속춤은 고구려 벽화가 시공을 넘어서 현실 세계로 나온 느낌이다. 글자가 없는 이들은 노래로 역사를 전한다. 자신들의 조상의 이름을 노래하며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스스로 북방 흰 눈이 내리는 곳에서 왔다고 하는 것을 보면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내용을 떠올리게 한다. 당 고종이 고구려인 3만 8천 3백호를 중국 남쪽 광야에 이주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바로 이들이 아닐까? 나라를 잃고 버려진 고구려 유민의 자손이 이들이라면 흥미로운 일이다.

태국과 미안마 국경지대에 분포하는 리수족 여인들. 머리장식이 화려하다. 사진/ look east

중국은 우리 민족을 동이족이라 불렀다. '동이족은 구슬 장식을 즐긴다'는 중국 후한서 기록은 아카족 여인들 머리에 구슬 장식이 입증하는 듯하다. 더욱 놀랄만한 것은 이들이 쓰는 말이다. 어순이 우리와 같다.

중국어나 태국 라오스어처럼 주어 동사 목적어 순이 아니라. 주어 목적어 동사 순이다. 또 나를 '나'라고 하고 너를 '너'라고 하는 것도 놀랍다. 라후족 말로 ‘가다’는 ‘카이메이’다. ‘나는 매홍손에 간다’를 라후족의 말로 바꾸면 “나 매홍손 카이웨이"가 되는 것이다.

"내래 매홍손 가메" 라는 북한 사투리와 거의 똑같다. 나라 잃고 산악에 흩어진 고대 버전 보트피플이 바로 라후 아카 리수족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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