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부른다, 목포 앞에 ‘압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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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부른다, 목포 앞에 ‘압해도’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5.31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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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880개 섬 중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
섬이 부른다. 압해도가 있는 신안군은 총 88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출처/ 신안군청

[트래블바이크뉴스] 섬으로의 여행은 설레임과 기대를 준다. 섬이 가진 고립감이 여행의 본질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 외로워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닌가.

우리나라 최서단의 전남 신안군은 섬들로만 구성되어 ‘섬들의 고향’이라 불린다. 신안군에 속한 섬만 88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홍도, 가거도, 흑산도 등 국내 유명 섬들이 전부 신안군 소속이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도 신안군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신안의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이 여행자들에게 더 없이 매력적인데다 섬마다 지니고 있는 특색 있는 이야기거리가 여행자들의 흥미를 끌 요소가 많다.

압해도 가는 길. 시인 노향림은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라고 노래했다. 사진 출처/ 압해도 페이스북

압해도(押海島)는 신안군 많은 섬 중에서도 유난히 끌리는 곳이다. 이름부터가 재밌다. 누를 압(壓) 자에 바다 해(海) 자를 쓰는데 섬 모양이 바다를 누르는 낙지다리 같아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시인 노향림은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라고 노래했다. 목포가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 바다 건너에 있는 압해도를 바라보며 시심을 키웠다. 압해도는 육지 사람에게 아련함을 불러 일으키는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본 섬 외에 77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압해도는 무인도만 71개 거느리고 있다.

압해도가 거느린 71개 무인도 중 하나인 효지도. 사진 출처/ 압해도 용마을 홈페이지

압해도는 신라시대에는 군사요새였지만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활용되었다. 당나라의 대승상인 정덕성이 이곳으로 귀양 와서 우리나라 정(丁) 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섬임에도 압해도는 문화 유적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는 편이다. 동서리 도창마을에 있는 높이 4m의 대형 선돌은 압해도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일명 ‘송장수 지팡이’라 불린다. 연대를 알 수 없는 이 돌은 송장수가 지팡이로 사용했던 돌이라고 한다.

송장수 지팡이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 내려온다.

동서리 도창마을에 있는 높이 4m의 대형 선돌은 압해도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일명 ‘송장수 지팡이’라 불린다. 사진 출처/ 전라남도 관광과

압해면 바다에는 역도라는 섬이 있는데 과거에는 송공리와 육지로 연결된 곳이었다. 하루는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우레 같은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이어 바다에서 물결이 일어 역도를 압해도에서 떼어놨다는 것이다.

잠시 후 말울음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송장군이 나타났는데 그의 손에는 커다란 돌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송공산으로 올라가면서 그가 땅에 꽂은 게 바로 이 선돌이라는 것이다.

송공산 서쪽 끝으로 1㎞에 달하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부근에 커다란 굴이 하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굴에서 송장군이 나왔다고 전한다. 또한 이 굴 부근에 있는 역도는 송장군의 역마가 나왔다 하여 역도라 불리게 되었다.

압해도는 지금 청보리 물결로 온통 초록 세상이다. 사진 출처/ 압해도 용마을

이 전설의 중심인 송공산(230.9m)은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송장군의 ‘송’자와 송장군이 나온 ‘구멍’을 따서 ‘송공산(宋孔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곳 송공산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겨울에는 애기동백꽃 30만 주가 꽃을 피우는 곳이다.

송공산 중턱으로 약 2시간 거리인 둘레길이 나있다. 송공산 둘레길은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신안 다도해를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또한 송공산 정상에도 고려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성곽이 있어 ‘송공산성지’라 불린다. 이곳 성곽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만큼 훼손되어 있다.

압해도 분재섬 천사공원. 이곳에서 송공산 산행이 시작되거나 마무리된다. 사진 출처/ 신안군청 페이스북

송공산은 산세가 완만하고 부드러워 가벼운 등산에 최고다. 대촌마을에서 수락마을로 넘어가는 재에서 출발해도 좋고 천사섬 분재공원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좋다.

재에서 출발해 정상을 찍은 후 다시 천사섬 분재공원까지 내려오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둘레길과 연계할 경우, 3시간을 잡아야 한다. 천사섬 분재공원은 입장료를 받는다. 참고할 것.

압해도는 육지와 가까운 탓에 개펄이 넓어 꼬막 등을 캐기 좋다. 또한 개펄에 난 물골로 고기가 많이 모여 낚시에도 적격이다. 특히 복룡리 앞 바다는 농어, 숭어 등이 지나가는 길목으로 낚시꾼들 사이에 이름이 높다. 이곳 해산물로는 낙지, 굴, 꼬막과 감태, 농게가 유명하다.

압해도는 육지와 가까운 탓에 개펄이 넓어 꼬막 등을 캐기 좋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사진 출처/ 신안군청

시간이 남는다면 가룡리에 있는 전통사찰 금산사(1904년 중건)를 둘러보자. 아담한 절에서 약수 한 컵으로 여행 마무리!

과거 압해도는 뱃길이었으나 2000년 압해대교가 완공된 후 목포에서 육로로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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