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 영화 '곡성'이 뜨면서 덩달아 전남 '곡성'까지 뜨고 있다. 섬진강 유역의 곡성은 원래 기차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 곡성의 대세는 장미다. 장미가 내뿜는 진한 향기로 곡성 전역이 황홀한 어지럼증에 빠졌다.

이번 주 29일(일)까지 진행되는 곡성 세계장미축제. 축제 사흘째인 지난 22일까지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 성공적인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장미의 나라가 불가리아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미 도시는 단연 곡성이다. 장미는 광을 좋아하고 물빠짐이 좋은 사양토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섬진강을 끼고 있는 곡성이야말로 장미 생육에 최적지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내에 자리 잡은 '1004장미공원'에는 1004종, 37,000주의 장미가 식재되어 관람객을 맞고 있다. 화려하기가 따라올 꽃이 없어 꽃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미는 중세 끝 무렵 영국과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재배되었다.

장미의 기원은 BC. 2,000년경 바빌론 왕국으로, 장미는 서양화가들이 가장 즐겨 그린 꽃이자 과거, 현대 할 것 없이 결혼식, 성년식, 대관식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15,000품종의 장미가 재배되고 있으며 정원수 외에 주로 꽃꽂이용으로 사용된다. 장미 열매에서 얻은 장미유는 화장품의 원료이며 꽃잎은 향수의 재료다.

곡성은 전국 최대 장미 품종 보유지로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명품 장미가 자랑이다. 이중 10개 품종은 세계장미협회에서 명예 입상한 이력을 갖고 있다고.

그밖에 곡성군은 장미와 어울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군악대가 주도하는 마칭 페스티벌, 동화주인공 캐릭터 코스프레 순서는 곡성을 아름다운 동화 속 나라로 변신시켜준다.

장미축제가 열리는 곡성기차마을은 기차역의 과거와 현재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1960년대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10km 구간을 운행 중이다.

원래 곡성역은 전라선 복선화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던 곳이다. 곡성군은 증기기관차를 관광화시키는 아이디어를 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곡성역은 전국에서 하루 1,500명의 승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또한 1933년 일제에 의해 건축된 곡성역은 근대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칙칙폭폭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증기기관차. 창밖 경치도 감상하고 과거의 낭만도 즐기는 증기기관차는 하루 5회, 연중 무휴로 운행한다. 편도, 왕복 모두 이용 가능하며 왕복 요금은 7,000원이다.

곡성군청 관광문화과 관계자는 “이번 세계장미축제는 여느 해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아주셨다”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연인, 가족 단위로 다양하게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장내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곡성 외곽으로 나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곡성에는 증기기관차 외에 레일바이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침곡역까지 이동한 뒤 여기서 5km를 가는 레일바이크를 즐겨보십시오.”

라며 즐길 거리를 안내했다. 두 다리의 힘을 이용하는 레일바이크는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강추인 프로그램이다. 기차마을에서는 4인승 한 대당 30,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장미의 아름다움도 배가 고프면 눈에 안 들어온다. 곡성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곡성 압록유원지의 은어구이와 참게매운탕을 들 수 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은어 살 한 점에 구수한 참게매운탕을 곁들이면, 밥 한 그릇 금세 뚝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