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 관람과 겨울 숲 산책을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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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 관람과 겨울 숲 산책을 한 번에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2.01.18 0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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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4 복합문화공간 '빅풋을 찾아서' 전시, 탱크 산책로 '탱크 오로라' 운영
한겨울 매서운 추위가 어깨를 움츠리게 하지만, 남은 겨울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도시재생의 대표 공간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겨울 산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사진/ 서울시
한겨울 매서운 추위가 어깨를 움츠리게 하지만, 남은 겨울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도시재생의 대표 공간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겨울 산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사진/ 서울시

[트래블바이크뉴스=김태형 기자] 1월, 영하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남은 겨울방학 동안 도시재생의 대표 공간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겨울 산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발표 이전에 추천한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다시 태어난 여행지,업사이클링 여행지’이다. 사진은 마포 문화비축기지. 사진/ 한국관광공사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에 에워싸인 ‘문화비축기지’는 산업화시대 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된 문화공원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에 에워싸인 ‘문화비축기지’는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산업화시대 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된 문화공원이다.

1973년 석유파동 이후 76~78년에 5개 탱크를 건설해 당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인 6,907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는데,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 2013년 시민 아이디어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로의 변신했다.

당시 석유를 보관하던 탱크들은 석유 대신 매일 색다른 문화를 창출하는 문화 탱크로 역할이 바뀌었다. 기존 5개의 탱크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해체된 탱크의 철판을 활용해 만들어진 T6는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됐다. 비어있던 야외 공간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문화 마당으로 만들었다. 부지에 남아있던 수림은 최대한 보존하고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심어 공원으로 조성했다.

석유와 건설 중심의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던 공간이 친환경과 재생, 문화가 중심이 되는 생태문화공원으로 거듭났다. 시장을 비롯해 전시, 공연, 워크숍 등 색다른 문화 행사가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협치 시민, 협력 시민, 활동 시민으로서 생태 친화적이며 창의적인 삶의 방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 생산의 공간이자 전환 도시의 거점으로서 이곳을 채워나가고 있다.

T4 '빅풋을 찾아서' 전시는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발생한 두 사건과 그로부터 파생된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존재들의 실종에 관한 현대사 전시이다. 사진/ 서울시
T4 '빅풋을 찾아서' 전시는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발생한 두 사건과 그로부터 파생된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존재들의 실종에 관한 현대사 전시이다. 사진/ 서울시

한겨울 추위를 떨치고 찾아간 문화비축기지 T4 복합문화공간에서는 나현 작가 개인전 <문화비축기지 아트랩 : 빅풋을 찾아서>을 진행하고 있었다.

<문화비축기지 아트랩 ART LAB> 장소지원 프로젝트는 ‘전시’와 ‘원데이예술’, ‘공연예술’의 3가지 분야로 창작자들에게 문화비축기지 공간과 보유 장비를 제공하여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1년 공모로 23개의 작품이 문화비축기지에서 선보이고 있다.

T4 <빅풋을 찾아서> 전시는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발생한 두 사건과 그로부터 파생된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존재들의 실종에 관한 현대사 전시이다. 웅장한 T4 탱크 안에 바위산 같은 엎드린 형태의 거대한 인물상과 역사자료들은 보는 이들에게 마음의 울림을 준다.

1980년 5월 18일, 한국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고, 그 이후 광주지역의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거지들이 사라졌다. 이후 지금까지 여러 정부가 바뀌어 왔지만 아무도 그들을 찾지는 않았다. 1980년 5월 같은 날, 미국 워싱턴주 세인트 헬렌스(st Helens) 화산이 폭발하였고 그 지역에 출몰하던 빅풋(Big Foot), 일명 사스콰치(Sasquatch)라고도 불렸던 털북숭이 거인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작가는 같은 시기에 사라진 광주의 거지들과 세인트 헬렌산의 빅풋을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2016년부터 진행하였으며 그간 진행해온 과정들을 보여주는 전시로 이번 아트랩 전시프로젝트에 응모하였다.

전시에는 바위산 같은 엎드린 형태의 거대한 인물상과 세인트 헬렌산 폭발에 관한 신문자료들과 다큐멘터리가 소개되고, 광주 그 시절 사라진 수많은 사람의 유해가 발견되거나 연관된 장소들(전남대학교, 광주교도소, 주남마을, 부엉바위, 조선대학교, 상무대, 505보안대, 국군통합병원, 망월동, 파주 용미리, 황룡강)이 탱크 벽면에 상영된다. 작가가 찾아 나선 그 풍경들은 보기에 아름답지만 이내 역사를 머금은 풍경으로 우리에게 먹먹한 파동을 남긴다.

오는 2월 6일까지 진행하는 T4 전시는 관람객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별 50명 이내로 현장 인원 제한을 통해 운영한다. 다만 월요일은 공원 휴무일로 실내 전시는 관람할 수 없다.

실내 전시 관람 후에는 어두워진 겨울의 산책길을 밝혀줄 '탱크 오로라' 경관조명을 관람할 수 있다. T6 탱크 앞은 숲의 요정이 튀어나올 듯 신비로운 숲으로 변신하고 문화마당 입구의 나무들은 색색의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다. 사진/ 서울시
실내 전시 관람 후에는 어두워진 겨울의 산책길을 밝혀줄 '탱크 오로라' 경관조명을 관람할 수 있다. T6 탱크 앞은 숲의 요정이 튀어나올 듯 신비로운 숲으로 변신하고 문화마당 입구의 나무들은 색색의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다. 사진/ 서울시

실내 전시 관람 후에는 어두워진 겨울의 산책길을 밝혀줄 <탱크 오로라> 경관조명을 관람할 수 있다. T6 탱크 앞은 숲의 요정이 튀어나올 듯 신비로운 숲으로 변신하고 문화마당 입구의 나무들은 색색의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다.

어둠이 지면 신비로운 겨울 숲으로 변신하는 <탱크 오로라>는 T6 커뮤니티 센터 및 주변 수목에 경관조명을 설치하여 다양한 색깔과 패턴으로 연출한다. 문화마당 나무에는 LED 네온 트리를 설치해 아름다운 빛으로 어두운 밤을 밝히고 꿈과 희망을 전한다.

2월 말까지 매일 일몰(오후 5시 30분~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며, T6 탱크와 산책로, 문화마당 입구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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