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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세토나이카이’ 자전거로 달린다!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 체험기에히메 현 이마바리에서 히로시마 오노미치까지 연결된 6개의 다리를 자전거로 건너다
임요희 기자 | 승인 2018.12.14 00:05
에히메에서 히로시마까지 연결된 6개의 다리를 자전거로 달리면서 세토 내해 섬들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는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 사진/ 임요희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에히메/임요희 기자] 일본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는 기자 신분으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이었다. 일본에서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세토 내해를 배경으로 페달을 밟는 일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었기에 더욱 의의 있었다.

나는 지난 10월 28일(일) 개최된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디어로 초청받았다. 선수로 참가해 사이클 대회 전 과정을 취재하는 게 임무였다.

시마나미 자전거대회는 속도 경쟁이 목적이 아니다. 사진/ 임요희

시마나미 자전거대회는 속도 경쟁이 목적이 아니다. 에히메 현 이마바리에서 히로시마 오노미치까지 연결된 6개의 다리를 자전거로 달리면서 세토 내해 섬들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는 게 대회의 주목적이다.

2년에 한 번씩 고속도로를 통제하면서 펼쳐지는 이 대회는 자기 역량에 따라 30km에서 140km 코스를 선택해 달리게 된다. 사이클링 시마나미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대회인 만큼 매회 정원을 넘어서는 인원이 신청을 한다. 이에 참가자들은 보통 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올해는 26개국에서 7000명의 라이더가 참가했다.

상금이 걸린 대회도 아닌데 자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앞 다투어 참가를 결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토 내해는 일본에서도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경관으로 꼽힌다. 이처럼 세토 내해의 섬들을 자전거로 달린다는 것은 라이더가 품을 수 있는 최고의 꿈이라고 할 것이다.

자기 역량에 따라 30km에서 140km 코스를 선택해 달리는 사이클링 시마나미. 사진/ 임요희 기자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 대회를 이틀 앞두고 세계 7개국 미디어 관계자가 속속 입국했다. 나 역시 하네다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땅에 발을 디뎠고 에히메현 마츠야마 공항에서 시내의 호텔로 이동했다.

대회 전날인 27일 오후, 이마바리 국제호텔에서 사이클링 시마나미 써밋 행사가 열렸다. 이날 나카무라 토키히로(에히메 현) 지사와 유자키 히데히코(히로시마 현) 지사의 축사에 이어, 바이크 뉴욕 회장 겸 최고책임자 케네스 포치바 회장의, 세계 각국 사이클대회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사이클대회인 ‘한강센추리런’이 소개돼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했다.

써밋 행사 후 대회접수를 위해 7개국 7명의 기자단은 시마나미 어스랜드로 이동했다. 사진/ 임요희 기자

써밋 행사 후 대회접수를 위해 7개국 7명의 기자단은 시마나미 어스랜드(Earthland)로 이동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7000명의 참가자들이 기념 티셔츠와 번호표를 배부 받았다. 이날 접수장에는 시나마미의 특산물과 세계 유명 자전거 용품을 전시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A코스부터 G코스까지 이어지는 대회 코스 중 해외 미디어에게 배정된 코스는 이마바리~오노미치까지의 70km를 달리는 가장 인기 있는 D코스였다. 내 번호는 D44430.

접수장에는 시나마미의 특산물과 세계 유명 자전거 용품을 전시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임요희 기자

드디어 행사 당일인 10월 28일 날이 밝았다. 대회 시작 시각은 오전 8시였지만 취재진은 새벽 4시 30분에 숙소를 나섰다. 우리는 1시간 30분가량 차를 달린 끝에 대회 스타트 지점인 이마바리IC에 집결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자기 자전거를 끌고 참가했지만 나를 비롯한 세 명은 현장에서 자전거를 대여했다. 이 자전거는 주최 측에서 나의 신장을 고려해 미리 준비해 둔 것으로 하늘색의 크로스바이크였다.

행사 당일인 10월 28일, 출발선으로 이동 중인 7000명의 참가자들. 사진/ 임요희 기자

대회 시작종이 울리고 나는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한참 달리다보니 첫 번째 다리인 쿠루시마해협대교가 나타났다. 에히메 현 소속인 쿠루시마해협대교는 총길이 4105m를 자랑하는 긴 다리로 세토 내해의 유장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현수교(suspended bridge)이다.

처음 2km는 약간 오르막길이어서 다리에 적잖이 힘이 들어갔지만 나머지 2km는 내리막이어서 별달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했다. 이것은 아마추어인 나의 느낌이고 숙련된 선수라면 거의 경사를 느끼지 못할 만큼 순조로운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이 구간 외 대회 코스 거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어져 있음은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것, 사이클 로드의 세세한 경사도까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주최 측의 철저한 배려에 다시 한 번 탄복하는 시간이었다.

‘사이클링 시마나미 2018’는 속도경쟁이 아닌 만큼 가족 참가자가 많다. 사진/ 임요희 기자

두 번째 다리는 하카타-오시마 브리지(1165m)로 두 개의 ㄷ자형 주탑을 가진 현수교이다. 세 번째 다리는 비교적 짧은 다리인 오미시마 브리지(328m). 아치형의 이 다리는 짧지만 유려한 곡선미로 인해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네 번째 다리는 사장교인 타타라 브리지(1480m)이다. 지중해풍의 해변과 어우러지며 그림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이 다리는 내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70km는 관두고 나의 원래 목적은 30km라도 달리는 것이었다. 나는 대회 100일 전부터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는데 이 정도라면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30km만이라도 달리고자 하는 내 소박한 꿈은 컨디션 저조로 12.5km 지점인 오시마미나미IC에서 멈추고 말았다.

지중해풍의 해변과 어우러지며 그림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타타라 브리지. 사진/ 임요희 기자

미디어 사이클 가이드인 유지 상이 줄곧 내 뒤에 따라 붙으며 기아 변속과 브레이크 타임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의 철저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감기에, 체력 고갈이 이어지다 보니 더 이상 달리는 것은 무리였다.

사이클링 시마나미는 어느 대회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악물로 억지로 타다가 쓰러지는 것보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래도 덜 폐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 자리를 빌어 유지 상의 세심한 보살핌에 감사를 표한다.

기사님은 포토 포인트가 나타날 때마다 버스를 정차시키고 내게 사진 찍을 시간을 주었다. 사진은 타타라 인근. 사진/ 임요희 기자

더욱 고마운 것은 나를 골 지점까지 태워다 준 셔틀버스 운전기사의 배려이다. 기사님은 포토 포인트가 나타날 때마다 버스를 정차시키고 내게 사진 찍을 시간을 주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이 타타라 브리지이다. 지중해 어느 해변으로 날아온 것 같은 아름다운 모습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장 한국에 있는 누구에게라도 사진을 전송해 나의 감격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말로 표현하려니 적당한 말이 없어 관두었다.

의기소침해 있는 이 외로운 탈락자 앞에 나타나준 새하얀 타타라 브리지와 에메랄드빛 바다의 비현실적인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교통이 통제된 다리를 사이클로 건너는 선수들. 사진/ 임요희 기자
홍콩 미디어를 대표해 대회에 참가한 켄 쳉. 그는 70km를 완주했다. 사진/ Ken Cheng

시마나미 사이클 로드를 잇는 다섯 번째 다리는 이쿠치 브릿지(790m)로 역시나 사장교이다. 마지막으로 사이클링 시마나미의 긴 여정은 여섯 번째 다리인 인노시마 브리지(1270m)를 건너 오노미치에 도착하며 마무리된다.

셔틀버스에 동승했던 현지인 한 분은 이 여섯 개의 다리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었다. 그는 이 다리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있는지 내게 자랑했다. 비록 사이클 완주는 미완의 꿈으로 날아갔지만 세토 내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일본인의 고마운 배려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대회가 끝나고 통제가 풀리자 다시 오가기 시작하는 차량들. 사진/ 임요희 기자

아울러 대회 전후로 둘러본 에히메 현의 마츠야마·이마바리와, 히로시마 현의 오노미치 등 일본 소도시의 아름다움은 추후 지면을 통해 전달할 것을 기약해본다.

마지막으로 전 일정을 함께했던 사이클링 시마나미 전 스텝과 한국인 가이드 송원 군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임요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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