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외국인 친구와 함께 가고 싶은 곳 ⑬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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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외국인 친구와 함께 가고 싶은 곳 ⑬길상사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7.11.0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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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절에는 낭만이 가득하고
삼청터널을 빠져나와 대사관이 밀집한 성북동 고급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길상사와 만나게 된다. 사진/ 임요희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삼청터널을 빠져나와 대사관이 밀집한 성북동 고급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고답적인 절 한 채가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길상사다. 길상사는 1980년대까지 최고급 요정 대원각이었던 곳으로 요정이 불교 사찰로 변신한 특이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 절의 옛 주인 김영한(1916~1999)은 시인 백석의 연인, 기생 ‘진향’이었다. 백석의 시에서는 ‘자야’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신분차이로 맺어지지 못한 두 사람은 그나마 삼팔선이 그어지면서 영영 이별하게 되고 진향은 성북동 기슭에 요정 대원각을 차려 크게 성공한다.

세상을 뜰 날이 멀지 않은 진향은 1987년 법정스님에게 요정 터 7000여 평과 40여 채의 건물을 시주한다. 사진/ 임요희 기자

요정의 시대도 가고 세상을 뜰 날이 멀지 않은 진향은 1987년 법정스님에게 요정 터 7000여 평과 40여 채의 건물을 시주하면서 절을 세워달라고 간청하였다. 당시 대원각의 가치는 1000억 원이 넘었다.

법정은 처음에는 사양했으나 10년 세월이 흐른 끝에 그녀의 청을 받아들였고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등록해 1997년 길상사를 세우게 된다.

그리고 1999년, 김영한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절터에 골고루 뿌려진다. 또한 얼마 뒤인 2010년 법정도 같은 곳에서 입적한다. 극락전에는 김영한의 영정이, 진영각에는 법정의 영정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1999년, 김영한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절터에 골고루 뿌려진다. 또한 얼마 뒤인 2010년 법정도 같은 곳에서 입적한다. 사진/ 임요희 기자
길상사는 1980년대까지 최고급 요정 대원각이었던 곳으로 요정이 불교 사찰로 변신한 특이한 전력을 갖고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법정의 영정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는 진영각. 사진/ 임요희 기자

길상사의 독특한 점은 그뿐이 아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일반적인 절과 다른 건축물,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데 이 절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관세음보살상의 경우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이는 법정이 종교 간 화합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에게 작품을 의뢰한 사연이 있다. 이로써 성모마리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관세음보살상이 완성되었다. 최종태 씨는 길상사와 가까운 혜화동성당의 성모상도 조각했는데 둘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이 절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관세음보살상의 경우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사진/ 임요희 기자

한편 사찰 설립식 때는 김수환 추기경이 절을 방문해 축사를 했으며 이에 대한 답례로 법정도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을 방문해 답사를 했다. 이후 절 행사 때면 천주교 성직자들이 자주 참석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길상사 내 ‘침묵의 집’에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자유롭게 명상을 할 수 있다. 길상사는 도심 속에서 평안함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이 눈에 띤다.

길상사 인근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서울 성북동 ‘금왕 돈가스’를 방문해보자. 사진/ 임요희 기자
금왕돈가스는 택시기사 사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는데 2015년 수요미식회를 통해 소개되면서 전국구 맛집이 됐다. 사진/ 수요미식회

길상사에 가려면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 6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면 된다. 길상사 인근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서울 성북동 ‘금왕돈가스’를 방문해보자.

30년 전통의 금왕돈가스는 택시기사 사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는데 2015년 수요미식회를 통해 소개되면서 전국구 맛집이 됐다.

가정집을 개조한 널찍한 식당은 11시부터 손님으로 북적이며 돈가스, 마카로니, 완두콩, 양배추 샐러드, 고추로 이루어진 조합이 꽤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얇고 넓은 돈가스 위로 새콤달콤한 소스가 뿌려져 입맛을 돋운다. 등심 돈가스가 8000원, 안심 돈가스는 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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