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원초적 본능 깨우는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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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원초적 본능 깨우는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7.2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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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진 뒷골목의 불경스런 춤, 영국왕실에서 재발견
영국에서 발동작을 줄이고 상체의 동작을 중시하는 춤동작으로 개량했고 이것이 아르헨티나에 역수입이 되어 오늘날의 탱고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사진/ Bitcoins and a sustainable economy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기자] 리듬과 박자, 음이 끊기는 정적의 순간이 그리고 무희의 숨소리와 심장의 뛰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다. 아르헨티나의 민속춤 탱고는 관능적인 아름다움이 살아 있다.

남녀가 몸을 밀착하고 떨어지며 라틴음악의 섹시한 음색에 현란한 동작을 실어낸다. 탱고는 무용수들이 관능적이고 세련된 동작을 우수에 찬 음색과 강한 비트의 리듬에 표현해내며 세계인들의 극찬을 받아왔다.

본래는 19세기 말 아르헨티나의 황금기 때 유럽에서 건너간 이주자들이 추던 춤이었다. 이국땅에서 고된 삶을 영위하던 이주자들이 고향이나 이성에 대한 그리움을 춤으로 달랬던 데서 시작되었다.

이곳에 까미니토, 타코네안도, 라벤타나, 카라블랑카 등의 극장이 유명하다. 사진/ SanTelmo

윤락 등 퇴폐적인 문화도 이 민속춤에서 나왔으니 탱고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무용이라 하겠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다민족 이민자들이 모이는 항구에서 땅고라는 춤이 나왔는데 이것이 탱고의 원형이다.

땅고는 ‘접촉’의 의미도 있고 타악기의 이름이기도 하다. 뒷골목의 빈민가 이주자들 밀집해 사는 지역에서 몸 파는 여자들이 남자를 유혹하는 장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관능을 자극하는 춤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귀족들은 탱고를 천박한 춤이라고 멸시했다. 남녀가 상체부터 하체까지 밀착한 채 추는 이 탱고가 유럽으로 건너가자 바티칸 가톨릭은 불경스럽다는 이유로 금지했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기에는 이 춤은 다시 박해를 받아 공연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진/ Arzucan Askin

그러나 영국의 여왕은 흥미로운 춤이라며 권장했는데 몸을 밀착하는 춤이 변형되어 접촉을 최소화하는 스타일로 변형되어 나왔다.

영국 귀족들은 발동작을 줄이고 상체의 동작을 중시하는 화려한 춤동작으로 개량했고 이것이 아르헨티나에 역수입이 되어 오늘날의 탱고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기에는 이 춤은 다시 박해를 받아 공연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자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가 등장했다. 춤을 추는 탱고가 아니라 듣는 탱고음악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군사정권기는 탱고는 공연할 수 없었던 대신 음악성을 갖추는 기회가 된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는 군사정권시 듣는 음악으로 명맥을 이어나가다 군사정권 후 살아나기 시작했다. 사진/ PATAGONIA

탱고 음악의 가사 내용은 향수, 사랑 등의 주제가 대부분이다.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음악이라 음색에는 애절함을 담겨 있다. 가사는 대부분 옛날 언어로 이루어져 현재의 언어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부분도 많다.

마치 아리랑을 우리가 부르고 있지만 ‘아리랑’의 실제 뜻을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 탱고는 중간 음이나 리듬, 박자도 없는 공백의 부분도 있다. 동양화에 여백이 있는 것처럼 소리에 여백을 강조한 음악이 있다면 탱고가 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는 군사정권시 듣는 음악으로 명맥을 이어나가다 군사정권 후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젊은 층에서는 늙은 사람들의 문화로 인식되어 외면당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탱고를 되살리기 위해 쇼형식으로 공연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탱고 음악의 가사 내용은 향수, 사랑 등의 주제가 대부분이다.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음악이라 음색에는 애절함을 담겨 있다. 사진/ doppiozero

그 결과 탱고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국제 유네스코 무형문화제로 지정되며 인류가 보존해야 할 예술문화 중 하나가 되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리레스에서 최상의 탱고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은 주로 발카르세 거리다.

이곳에 까미니토, 타코네안도, 라벤타나, 카라블랑카 등의 극장이 유명하다. 이중 카사블랑카는 탱고와 민속쇼, 가우초 댄스를 즐길 수 있는 소극장이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세계 일류급 탱고댄서들이 매일 밤 공연한다. 공연때마다 좌석이 가득 차므로 예약은 필수다. 최고의 탱고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탱고 무용단 '탱고 파이어'가 오는 10월 28~2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탱고 파이어'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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