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민원 99% 이상 무단적치…보도·횡단보도 점거로 보행 안전 위협
-이광희 서울시의원, 견인료 4만원·보관료 30분당 700원 기준 신설 추진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서울에서 민간 공유자전거가 빠르게 늘면서 편리한 이동수단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보도와 횡단보도 등에 방치된 자전거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공유자전거 무단방치를 사업자의 책임 아래 관리할 수 있도록 견인료와 보관료 부과 기준을 마련하는 조례 개정에 나섰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천3)은 9월 10일 민간 공유자전거의 무단방치 문제를 개선하고 시민의 보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서울특별시 정차·주차위반차량 견인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그동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공유자전거의 불법 정차·주차에 대한 견인료와 보관료 산정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다.
공유자전거 5만2천여 대…4년 만에 약 10배 증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서울에서 운영되는 민간 공유자전거는 6개 업체, 총 5만2,605대에 이른다.
2022년 5,23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배 증가한 규모다. 스마트폰으로 자전거를 빌려 목적지에서 반납할 수 있는 공유자전거가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용 규모와 운영 대수 역시 빠르게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공유자전거의 증가 속도만큼 관리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집계한 공유자전거 관련 민원의 99% 이상이 무단적치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도와 횡단보도 주변, 보행 동선 등에 공유자전거가 아무렇게나 세워질 경우 휠체어 이용자나 유아차 이용자,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을 가로막을 수 있어 단순한 도시 미관 문제를 넘어 보행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PM은 견인료 있는데 공유자전거는 기준 없어
현행 서울시 조례에는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견인료 기준은 마련돼 있다.
반면 민간 공유자전거에 대해서는 별도의 견인료 산정기준이 없어 불법 주차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대여업체에 자체 수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이 때문에 사업자가 신속하게 수거하지 않거나 동일한 장소에서 무단방치가 반복되는 경우에도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유자전거가 시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공공적 성격의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 운영은 민간사업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 편의와 함께 사업자의 관리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견인료 4만원·보관료 30분당 700원
이번 개정조례안은 영리를 목적으로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받고 대여하는 자전거를 ‘공유자전거’로 규정하고, 불법 정차·주차된 공유자전거를 견인할 경우 적용할 비용 산정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안에 따르면 공유자전거 견인료는 4만원, 보관료는 30분당 700원으로 산정한다. 보관료는 1회 50만원을 한도로 한다.
그동안 민간 공유자전거의 무단방치가 사실상 업체의 자율적인 수거에 의존했다면, 이번 조례안은 행정기관의 견인과 비용 부과를 통해 사업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견인료 부과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지정된 주차·반납구역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용자 편의와 관리 효율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 84.6% “무단방치 시 견인 찬성”
시민들의 인식도 공유자전거 관리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시가 2026년 4~5월 실시한 시민인식조사에서는 공유자전거 무단방치 시 견인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4.6%로 나타났다.
또 공유자전거의 무질서한 반납을 줄이기 위한 지정구역 반납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84.3%에 달했다.
이는 공유자전거 이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편리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시민 보행권을 침해하지 않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견인보다 중요한 건 무단방치 예방”
이광희 의원은 공유자전거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교통수단으로 인정하면서, 그에 걸맞은 관리 책임을 사업자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공유 전기자전거는 시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지만, 보도와 횡단보도 등에 무단방치돼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용 편의만큼 보행자 안전도 중요하며, 사업자가 책임 있게 관리하도록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견인제도와 함께 지정 주차구역 확대와 업체의 자발적인 수거 등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유자전거 시장이 커질수록 행정기관의 단속만으로 모든 무단방치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용자가 쉽게 반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업체가 방치된 자전거를 신속하게 수거하며, 반복적인 무단방치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구조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 의원은 “공유자전거의 편리함이 보행자의 불편과 위험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무단방치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유자전거는 이제 서울의 거리에서 낯선 이동수단이 아니다. 5만2천여 대 규모로 성장한 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단순히 자전거를 더 많이 공급하는 데 있지 않다. 어디에 세우고, 누가 관리하며, 방치됐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까지 포함한 도시교통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서울시가 풀어야 할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