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닮았네” (1)테네리페 섬의 ‘엘 칼레톤’과 제주도 ‘황우지해변’
상태바
“이상하게 닮았네” (1)테네리페 섬의 ‘엘 칼레톤’과 제주도 ‘황우지해변’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8.07.01 2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똑같은 화산섬, 비슷하게 생긴 외돌개, 천연수영장에 아픈 역사까지
똑같은 화산섬, 비슷하게 생긴 외돌개, 천연수영장에 아픈 역사까지 똑 닮은 두 섬 테네리페와 제주. 사진/ 임요희

[트래블바이크뉴스=제주/임요희 기자] 올해 초 윤식당이 방문한 스페인 가라치코 마을을 기억하는가. 이 가라치코 마을이 있는 스페인 테네리페 섬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제주를 닮았다.

테네리페 섬은 위치적으로는 스페인 본토보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훨씬 가깝다. 그만큼 기후적으로 따뜻하다. 우리나라 제주 역시 커피 재배가 성행할 정도로 아열대 기후화되어 가고 있다. 두 섬 다 자국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워 보이는 테네리페 섬이지만 홍수, 화재, 폭풍, 역병 등 끊임없는 재앙에 시달렸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제주 섬이지만 4.3사건이라는 큰 아픔을 겪었다. 사진/ 임요희 기자

두 번째 두 섬의 공통점이라면 두 섬 다 천연 화산암 지반 위에 세워졌다는 점이다. 테네리페 해안가에는 거친 바위가 많다. 화산섬 제주 역시 해안가에 검은 현무암 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워 보이는 테네리페 섬이지만 홍수, 화재, 폭풍, 역병 등 끊임없는 재앙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18세기 초엽 발생한 대규모 화산 폭발은 주민 대다수를 몰살시키는 등 아픈 상처를 남겼다.

제주도 역시 겉으로는 평온해보이지만 1948년 4.3사건이라는 크나큰 아픔을 겪었다. 경찰과 민간인의 무력충돌에서 제주 양민 1만4000명이 학살당했다. 제주4.3사건은 우리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많았던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테네리페 섬에는 신기한 장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화산폭발로 생겨난 천연 수영장 엘 칼레톤이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테네리페 섬에는 신기한 장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화산폭발로 생겨난 천연 수영장 엘 칼레톤이다. 한겨울이래도 테네리페 기온은 섭씨 영상 17도로 꽤 높은 편이다. 심장 튼튼한 유럽인들은 차가운 물에 풍덩 뛰어들어 겨울철 수영을 즐긴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분화였지만 이 해안가 천연 수영장으로 인해 테네리페 섬 후손들이 관광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는 인간의 예측 범위를 넘어선다.

현무암 바위가 요새처럼 둘러쳐져 아늑한 천연 수영장을 형성한 황우지해변 선녀탕. 사진/ 임요희 기자

제주도에도 엘 칼레톤을 닮은 자연수영장이 있다. 바로 황우지 해안 선녀탕이다. 서귀포시 외돌개에서 도보로 5분 정도면 닿는 이곳은 현무암 바위가 요새처럼 둘러쳐져 아늑한 천연 수영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황우지 해안은 올레 7코스 시작점 표식이 나타나자마자 아래쪽으로 따라 내려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황우지 12동굴에 이어 황우지해안 전적비가 보이면 바로 선녀탕 절벽이다. 이 전적비는 과거 무장공비가 침투해 국군과 전투를 벌였던 흔적이다.

테네리페 화산섬에는 제주 외돌개와 비슷한 촛대바위가 바다 위에 우뚝 솟아 있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DB
황우지해안에는 제주의 명물 외돌개 바위가 바다에서 우뚝 솟아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테네리페 섬 화산암 수영장 바로 옆에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기념물이 있다. 카스티요 산미구엘은 16세기, 해적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요새인데 이곳에는 스페인 조각가 마르틴 드 안두하르가 제작한 십자가가 봉헌되어 있다.

Tag
#N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