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는 BC753년 건설되어 중세기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문화유산을 축적하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로마는 유럽 전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독교 역시 로마의 국교로 지정되면서 세계인의 종교가 되었다.
현대 서구 유럽이 기독교문화, 그리스문화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만큼 그 본고장을 찾아보는 것도 교육적으로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듯하다. 로마의 경우 인천에서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어 가족 구성원이 환승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일도 적다.
1980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마의 유적은 아우렐리아누스 황제 성벽을 중심으로 주로 안쪽에 조성되어 있다. 서기 270년 경 착공에 들어간 이 성벽의 용도는 적의 침략에 방어하기 위해 것이다.
총 길이 19km에 이르는 아우렐리우스 성벽에는 모두 14개의 출입문이 있다. 성벽 안에는 콜로세움, 판테온,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탕, 카라칼라 목욕장, 콘스탄티누스 황제 개선문, 포리 임페리알리 거리, 마르첼로 극장 등 내놓으라 하는 유적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성소와 살육장이 일치하는 아이러니의 현장, 콜로세움
48m, 4층 높이인 콜로세움(Colosseum)이 완공된 것은 서기 80년으로, 주로 검투사들의 결투 장소로 이용되었다. 5만 명을 수용할 만큼 거대한 건축물인 콜로세움에는 건축양식 또한 다양하게 동원됐는데 1층은 도리아식, 2층은 이오니아식, 3·4층은 코린트식으로 지어졌다.
전쟁 포로로 구성된 로마 검투사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용맹성과 싸움 실력을 검증받아야 했다. 결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둔 검투사들은 지금의 아이돌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반면 대결에서 지게 되면 관중의 반응 여부에 따라 생사가 갈렸는데 최종적으로 황제가 엄지손가락을 들거나 내림으로 그의 처리를 결정했다.
그랬던 콜로세움도 중세기에는 기독교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 사용되었다. 예배라는 성스러움과, 결투라는 피의 살육이 모두 벌어진 아이러니의 현장, 콜로세움에 선 아이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예술과 수학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판테온
기원전 120년경에 건립된 판테온(Pantheon)은 제우스, 아폴론, 헤르메스 등 로마의 모든 신에게 바치는 신전이었다.
그리스 어로 판(Pan)은 모두를 뜻하고, 테온(Theon)은 신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판테온은 직사각형 구조물과 원형건물이 합쳐진 건축물로 예술적으로, 수학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16개의 코린트식 기둥으로 이루어진 주랑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정확하게 건물 높이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돔은 우주를 가리키며, 그 가운데 뚫린 오클루스는 태양의 상징으로, 실제로 태양광이 실내로 쏟아져 들어오는 장소다.
20세기 이후 현대 공학을 반영한 건축물들이 들어설 때까지 판테온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콘크리트 돔이었다. 판테온이 놀라운 것은 내부 기둥 하나 없이 벽체와 돔만으로 이 거대한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09년 이후 판테온은 교회로 사용되었으며, 르네상스 시대에는 묘지로 사용되었다. 판테온 아래에는 이탈리아 화단의 거장, 라파엘로가 묻혀 있어 사람들이 비명을 확인하고 간다.
목욕탕을 리모델링해 성당으로 꾸민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장
3세기 말엽에 건축된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장은 부지 면적만 14만㎡, 3천 명이 한꺼번에 목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크기만 놓고 보면 칼라칼라 목욕장의 두 배다.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장에는 목욕탕 외에도 집회장소, 체육관 등이 갖추어져 있어 지금으로 치면 복합스포츠센터 같은 곳이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공공목욕탕을 만든 것은 로마제국의 운이 다해가던 무렵으로 이 장대한 건축물로서 로마의 전통을 되살려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당시 목욕탕 공사에는 죄 없는 기독교도가 대거 동원됐는데 힘든 노역에 못 이겨 사망하는 일이 속출했다.
이 거대한 건축물도 300년이 안 되어 그 소용이 다 하고 1561년, 교황 피우스 4세는 당시 순교한 기독교도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성당으로 개축하였다.
미켈란젤로가 총감독으로 참여한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장 재개발 공사는 3년 만에 성공적으로 성당 현판을 걸었으니 이름 하여 ‘천사들과 순교자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gli Angeli e dei Martiri)’이다.
오늘날 이곳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탄절 종교음악회를 열고 있다.
그밖에 역사 유적지는 아니지만 로마에는 트래비 분수, 진실의 입, 스페인광장 계단 등 영화에 등장했던 명소들이 즐비하다.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도 반드시 다녀와야 할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