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시절 단소에 빠져... 인간문화재 이철호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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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시절 단소에 빠져... 인간문화재 이철호 명인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5.08.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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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 중요무형문화재 이철호 명인 인터뷰
전라남도 구례 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인 중요무형문화재 이철호 명인은 중학교 시절부터 단소에 빠졌다고 말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  구례 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인 중요무형문화재 이철호(78) 명인. 그는 평생을 바친 줄풍류를 세상에 전하고 싶어 오늘도 한옥마을 '운조루' 대청마루를 찾아온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단소를 연주하고 있다.

지난 22일 전남 구례의 300년 된 한옥 고택 '운조루'에서는 줄풍류 명인 이철호 선생과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여행작가 송세진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크 콘서트는 '명사와 함께하는 지역이야기' 세 번째 스토리다.

청춘... 단소에 빠지다

이철호 명인이 단소에 빠지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이다. 당시 중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하던 백경 김무규 선생이 연극 '원술랑'에서 단소로 효과음을 연주하는 데 "기가 막히게 반해버렸다. 미칠 정도로 단소 소리가 좋아가지고 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 '스토리텔러'를 통한 지역 여행 콘텐츠 개발의 하나인 '명사와 함께하는 지역 이야기'가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당시는 군사부일체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감히 교장 선생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단소는 인연이었다.

"풍류객들이 모이는 아버지 사랑방에서 백발에 흰색 한복을 입은 노인이 단소를 부르는 데 마치 '신선'같았다"며, 스승인 추산 전용선 선생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권투를 좋아했던 그는 추산 전용선 선생에게 당돌하게 한마디를 한다.

"제가 단소를 배우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이에 추산 전용선 선생은 "너의 아버지는 네가 공부는 하지 않고, 운동하는 것을 안 좋아하더라. 그런데 단소를 배우겠다니, 아마도 너의 아버지는 너에게 단소를 못 부르게 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후 이철호 씨는 추산 전용선을 스승으로 모시며 단소를 배우게 된다.

추산 전용선, 엄격한 가르침에 종아리에 피멍이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엄격한 가르침'이라는 지침서가 늘 적용된다. 이철호 명인의 경우도 다르질 않다. 그가 한번은 '양산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스승인 추산은 "목침을 가지고 와라.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 종아리를 걷어라"고 호령을 했다고 한다.

300년 된 한옥고택인 '온조루'에서 펼쳐진 '명사와 함께하는 지역이야기'에는 구례 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인 중요무형문화재 이철호 명인이 함께 했다.

종아리를 세계 내려치는 것은 다름 아닌 단소대. 종아리에 피가 날 정도로 맞았지만, 권투를 했던 끈기와 오기로 그 아픔을 참았다. 그런 후에 추산은 "야, 이놈아! 풍류하는 사람은 민요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조를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줄풍류'란 책만 읽지 않고 풍류를 즐기며, 마음을 가다듬는 선비들의 음악이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단소 등 현악기를 중심으로 연주한다. 전남 구례, 전북 이리가 향제 줄풍류의 성지로 손꼽힌다. 그중에 구례의 향제줄풍류는 추산 전용선 선생의 가락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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