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그동안 다낭의 그늘에 가려 ‘경유지’로만 소비돼 왔던 베트남 중부의 역사 도시 후에(Hue)가 한국 관광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천~후에 직항 전세기 취항을 계기로, 후에와 꽝찌(Quang Tri)성이 중부 베트남 관광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트남 후에특별시와 꽝찌성은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2026 베트남 후에특별시·꽝찌성 문화관광 및 직항 취항 추진 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항공·관광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응우옌 타인 빈 후에특별시 부시장, 부 호 주한 베트남 대사, 이진석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을 비롯해 항공사, 여행사, 언론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후에가 없으면 베트남도 없다”… 유네스코 유산의 도시, 후에의 재발견

응우옌 타인 빈 후에특별시 부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후에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수도로,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라며 “시끄럽고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섬세하고 깊이감 있는 매력으로 기억되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에는 한 번 다녀가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고요한 힘을 가진 도시”라며 “한국 관광객들이 후에의 진정한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 호 주한 베트남 대사 역시 축사를 통해 후에의 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의 고향이 후에여서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도시”라며 “베트남에는 ‘후에가 없으면 베트남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후에는 베트남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고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한국은 베트남 핵심 시장”… KATA, 후에·꽝찌와 협력 기반 강화

이진석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 관광 교류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24년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470만 명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찾는 나라가 됐다”며 “베트남은 한국 관광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5월 후에시와 KATA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의 기반을 다졌다”며 “이번 설명회가 후에와 꽝찌성을 한국 여행객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행사가 후에와 꽝찌성이 한국 여행객이 가장 선호하는 핵심 관광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에와 꽝찌의 구체적인 관광 콘텐츠와 상품화 전략이 대거 소개되며 여행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야간 개장·미식·전통 의상…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강화

후에시는 한국 관광객의 체류형 관광 수요를 겨냥해 콘텐츠 고도화에도 나선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에 왕궁은 2026년부터 야간 개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명 연출과 공연, 야간 식사 프로그램을 결합한 ‘후에 왕궁 나이트 투어’는 한국 관광객의 야간 관광 니즈를 충족시키는 핵심 콘텐츠로 기대를 모은다.
베트남 궁중 요리의 본고장이라는 점도 후에의 강점이다. 섬세한 맛과 형식을 갖춘 후에 음식은 미식 관광 트렌드와 맞물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전통 의상 아오자이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도시 분위기 역시 후에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DMZ의 역사와 생태 관광… 꽝찌성의 또 다른 얼굴

후에 북쪽에 위치한 꽝찌성은 전쟁 역사와 생태 관광이라는 독특한 관광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DMZ(비무장지대)는 역사 관광지로서 의미가 깊다.
여기에 인근 꽝빈성과 연계한 세계 최대 동굴 보유 지역인 ‘퐁냐케방 국립공원’ 투어까지 더해지며, 체험형·자연 친화형 관광 콘텐츠로 확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동하 국제공항은 연간 500만 명 수용이 가능해 향후 항공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후에는 다낭의 경유지가 아니다”… 직항이 바꾸는 관광 지도

현재 후에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연간 약 1만2천 명 수준으로, 인근 다낭의 하루 방문객 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직항 노선 부재와 ‘다낭 경유지’ 인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는 3월 말 인천~후에 직항 전세기 운항이 확정됐다. 상반기에는 월 1회 시범 운항과 팸투어가 진행되며, 하반기부터는 편수 확대도 검토된다.
후에시는 직항 취항을 계기로 ‘3박 5일 후에 단독 상품’, 후에 메인 목적지 상품, 후에·다낭·호이안 연계 문화유산 루트 등 한국 맞춤형 관광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낭 중심의 베트남 중부 관광 흐름 속에서, 왕조의 도시 후에가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인천~후에 직항 노선의 성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