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김태형 기자] 코로나19의 대 유행 속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크리스마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더없이 화려하고 즐거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어 올 크리스마스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세계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초대한다.
하얀 겨울을 자랑하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
체코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다. 특히 체코 전역에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을 통틀어서도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풍경으로 꼽힌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4주간(대림절 기간)은 크리스마스를 맞는 준비와 분위기로 전국이 들썩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눈이 오지 않는 서부 및 남부 유럽보다 하얀 겨울을 자랑하는 중부와 동부 유럽에서 더 화려하게 펼쳐진다. 체코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인기 높은 이유도 그 규모가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프라하.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체코에서 가장 인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맑은 종소리와 함께 캐럴이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전통 크리스마스 장식, 수공예품 가판대, 체코 전통 음식, 크리스마스 음식 등을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영롱한 불빛은 체코 전역을 밝히고 미소로 가득한 현지인과 함께 관광객을 진정한 '겨울왕국'으로 안내하기 충분하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가장 대표 음식은 잉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체코인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집을 장식하며, 또 어떤 노래를 부르며, 어디를 갈까?
체코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먹는 가장 대표 음식은 잉어다. 채소와 향신료를 넣고 데친 고소한 잉어에 버터 향 가득한 으깬 감자를 곁들여 먹는다. 잉어가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라온 건 19세기부터이며 지금껏 체코 크리스마스의 중요한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 체코 거의 모든 도시에서 잉어를 사고파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잉어들은 대부분 전통 양식업 지역이자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로도 유명한 남부 트르제본에서 온 것이다. 체코 사람들은 잉어 비늘 한두 개를 떼어 지갑에 넣고 다니면 일 년 내내 지갑에 돈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 믿기도 한다.
잉어요리 이전에는 “쿠바”라고 하는, 버섯과 보리로 만든 전통 요리를 먹곤 했다.
아기 예수의 탄생 장면을 담은 작품, 베들레헴
아기 예수의 탄생 장면을 담은 작품 베들레헴은 체코 크리스마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손수 만드는 장인이 가업을 잇고 있으며 트르제슈트엔 베들레헴 박물관도 있다.
트르제베호비체 포트 오레벰의 베들레헴 또한 특별하다.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유일한 베들레헴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정밀기계 장치 조각품이다.
이외에도 프라하 승리의 성모 성당에 있는 아기예수상 방문과 성탄 자정미사, 사과를 자르거나 신발을 뒤로 던져서 점치기 등이 빼놓을 수 없는 체코의 크리스마스와 대림절의 전통 행사로 꼽힌다.
프라하성을 포함한 곳곳에서 펼쳐질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
올해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열린다. 2021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구시가지 광장과 바츨라프 광장 등으로 프라하성을 포함한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화려한 장식과 매력적인 배경 덕분에 더욱더 매력적이다. 구시가지 광장에 약 21.5m에 달하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우뚝 서고 주변을 둘러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스바르작(체코식 뮬드 와인)의 계피와 정향 향이 코를 찌르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한껏 젖어 들 수 있다. 달콤한 뜨르들로(일명 굴뚝 빵), 뜨거운 꿀 와인과 및 육즙을 품은 햄은 크리스마스 전 기간에 프라하 전역에서 만날 수 있다.
38일 동안 열리는 체스키크룸로프 크리스마스 마켓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중세 마을 체스키크룸로프에선 이달 11월 26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펼쳐진다.
조용하고 가족 친화적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38일 동안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고르고, 스바르작이나 핫 펀치를 즐기고, 크리스마스 쿠키를 맛보고, 전통적인 체코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환상적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역사적인 시내 중심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음악과 춤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 ‘살아있는 베들레헴’(아기 예수의 탄생 장면)을 보거나 다양한 언어로 합창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정상급 체코 음악가나 지역 어린이 합창단 크리스마스 테마 콘서트를 즐기며 중세의 진주와 같은 도시에서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아로새길 수 있다.
브르노, 올로모우츠, 플젠 크리스마스 마켓
브르노 크리스마스 마켓은 26일부터 12월 23일까지 열린다. 자유 광장과 양배추 시장, 모라비아 광장, 라드니카 거리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수십 명의 판매자가 만든 수공예품, 다양한 체코 전통 요리, 돼지 특선 요리, 핫 펀치, 꿀 와인 및 기타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9일부터 12월23일까지 열리는 올로모우츠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림절 첫 주일을 앞둔 21일 일요일 호르니 광장에서 불을 밝히며 본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크리스마스 마켓 기간 공연, 콘서트, 수공예품 판매, 전통 음식 판매가 진행된다. 행사는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로 마무리한다.
라거 맥주의 원산지로 유명한 플젠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달 23일부터 12월 23일까지 한 달간 펼친다.
도시 전체가 마법이라도 펼친 듯 화려하게 변신한다. 겨울을 맞은 플젠의 광장에선 크리스마스 전통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가운데 스바르작, 뜨르들로, 진저브레드의 향기로 넘쳐난다. 수공예품을 구경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 등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이중 나무로 만든 성탄 장면과 아기 예수 탄생 장면이 인기 품목이다.
올해는 특히 대대적인 재건축을 거쳐 내부를 환하게 밝힌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을 방문하고 주변에 펼쳐진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