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기자] 칠레령 남태평양 이스터 섬에 라파누이(Rapa Nui)국립공원은거대한 석상들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1995년 등재되면서 유명해졌다. 라파누이는 원주민의 언어로 ‘큰 섬’이다. AD 400년 무렵부터 섬에 정착한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이 석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터 섬은 칠레 본토와 3천 2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섬에서도 2천 2백50킬로미터나 이격되어 있어 지구상 가장 먼 오지중 하나다. 이 외딴 섬의 석상들은 무슨 사연을 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을 향해 고개 들고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이 일찍부터 사람들의 주목의 대상이었다. 이스터 섬의 해안가나 산비탈에 세운 모아이 석상들은 모두 합쳐 1천 개에 달한다. 석상의 모양은 다리가 없고 머리와 몸통만 있는 형태다.
큰 얼굴과 큰 귀를 가졌고 턱을 앞으로 내밀고 팔을 몸통에 붙이고 있다. 키는 3.5에서 4.5m까지이며 무게는 평균 20톤이다. 가장 큰 것은 높이 10m에 무게 90톤에 달한다.
누가 왜 이 거대한 돌 조각상을 제작해 세워 두었을까. 그것도 하늘을 향해 무엇을 기다리는 사람의 형태로 말이다. 외계인 설까지 포함하여 많은 가설이 있지만 석연치는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원주민들 왕이나 부족장 등이 모아이의 모델이라는 설명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귀가 짧은 부족과 귀가 긴 부족 간 전쟁이 있었다. 단이족 족장이 장이족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이 섬으로 이주하여 왕국을 세웠다.
그들은 섬에서 고구마를 재배하고 닭이나 쥐 등을 키워 식량으로 삼았다. 그러나 장이족이 이곳을 다시 처들어와 점령하고 단이족을 노예로 삼아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데 동원했다.
식인 풍습이 있던 장이족이 종종 단이족의 아이를 잡아먹었다. 단이족이 이에 반발하며 전쟁을 일으켰고 이번에는 승리했다.
권력을 되찾자 장이족이 건설하게 한 모아이를 쓰러뜨리고 부수기도 했다. 실제로 모아이 석상은 넘어진 것들도 많다. 싸움터로 알려진 지역을 탄소연대 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로 전쟁이 1680년경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했다.
지금의 주민들은 모아이 석상을 신성시 여긴다. 건물도 모아이 석상의 높이보다 낮게 짓는다. 실제로 이스터 섬에서 가장 높게 건축한 건물의 높이는 3미터에 넘지 않는다. 가장 작은 모아이 석상의 높이가 3.5m이기 때문이다.
이 석상에 대해 학자들이 의문을 갖게 된 것이 또 있다. 석상을 어떻게 운반해 왔을까 하는 것이다. 석상을 세운 지점에는 석상 재질의 돌이 없으므로 옮겨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학자가 실험으로 'Y자'형의 나무 썰매를 이용해 석상을 옮길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들은 6.5km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소수의 인원으로도 모아이 석상을 한 달 안에 옮기는 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