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봉원사 ‘영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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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봉원사 ‘영산재’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6.07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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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에서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가르치던 모습 재현한 전통 불교의식
영산재를 대표하는 나비춤 공연. 한 마리 나비와 같은 춤사위에 관람객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진/ 임요희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영산재’가 지난 6일(월) 서대문구 봉원사를 무대로 펼쳐졌다. 우리나라 불교의식을 대표하는 영산재는 영취산에서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가르치던 모습을 재현한 전통 불교의식이다.

삶과 죽음으로 갈라진 인생이 불법 아래 하나 되어 다시 만날 것을 기원하는 영산재. 이 행사는 호국영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6월 6일 현충일을 기해 봉원사 영산재보존도량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영산재 행사에는 외국인을 비롯하여 국내 불교도 및 일반인이 대거 참여하여 장엄하고도 화려한 의식을 펼쳐나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영산재는 호국영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6월 6일 현충일을 기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종두스님의 타종을 신호로 축제의 포문이 열리자 법수스님의 엄숙한 홍고(弘鼓) 시범이 펼쳐졌다. 심장을 두드리는 듯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로 인해 장내는 숙연해지고 관람객의 말소리도 잦아들었다.

타종은 사찰 내의 대종을 치는 의식으로 불교의식을 봉행함에 있어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하며, 법고(法鼓)라고도 하는 홍고는 불교의식을 주도하는 중요한 악기이다.

종두스님의 타종을 신호로 축제의 포문이 열리자 법수스님의 엄숙한 홍고 시범이 펼쳐졌다. 사진/ 임요희 기자

이어진 시련(侍輦) 순서에서는 연을 모신 스님을 따라 나서는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일본 마쓰리의 ‘미코시’ 행진을 연상시키는 시련 행사에는 남녀노소, 내외국인이 모두 참석하여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연이란 임금이 타는 가마를 일컫는 말로, 연을 모심다 함은 임금에 해당하는 분을 맞이해 모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시련의 주인공은 시방의 제현성과 법왕, 제석, 사천왕 외 가람을 옹호하는 8부의 신중으로, 안팎의 법도량을 옹호하여 법회가 원만히 성취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 마쓰리의 ‘미코시’ 행진을 연상시키는 영산제 시련 행사. 사진/ 임요희기자

엄숙한 의식 외에 삼현육각, 호적, 취타 등의 악기 연주와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 영산재를 대표하는 춤사위 판이 벌어져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천수바라는 대중스님들이 천수경을 독경하는 가운데 바라춤을 추는 의식으로 스님들은 심벌즈처럼 생긴 악기를 통해 경건하고도 기쁜 마음을 표현한다.

이날 영산재가 개최된 봉원사 일대는 국내외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사진/ 임요희 기자
7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대웅전 앞 영산재보존도량에서 영산재 축하공연의 일환인 인류무형문화유산축제가 펼쳐진다. 사진/ 임요희 기자

이날 영산재 의식을 관람하기 위해 봉원사를 방문한 강길례(69) 씨는 “월계동에서 예까지 영산재를 보러왔는데 이렇게 큰 행사인 줄 몰랐다”며 “현충일을 맞아 이처럼 경건한 불교 행사가 열리니 한층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춤, 음악, 연극적 요소가 두루 포함된 영산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영산재를 관람하기 위해 봉원사를 방문한 불교 신도 강길례(69, 좌), 천복남(70) 씨. 사진/ 임요희 기자
봉원사 측은 영산재를 관람하러 온 전 방문객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사진/ 임요희 기자

한편 오늘(7일, 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대웅전 앞 영산재보존도량에서 영산재 축하공연의 일환인 인류무형문화유산축제가 펼쳐진다. 경건함이 주를 이루는 본 의식에 비해 오늘 행사는 흥겨움 가득한 잔치 한마당으로 꾸려지게 된다.

오늘 행사에는 한국의 대표 성악인 판소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국악 공연이 열린다.

우리나라 불교의식을 대표하는 영산재. 외국인이 많이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 임요희 기자

출연진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 인간문화재 구해스님,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인 승무예능 보유자 이애주 외 남상일 명창, 경기민요 이수자 안소리 명창, 가곡 이수자 강권순 정가, 퓨전국악 팀 아나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어느덧 세계문화유산이 된 우리 국악. 한민족의 한과 정이 담긴 국악을 통해 무더운 초여름 밤 심신을 정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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